저번 5월 17일에 강우일 전직 제주교구장님의 강연회를 갔다왔습니다.
5월을 맞아 광주 5.18과 제주 4.3을 돌아보며 현시국을 논하는 자리였습니다.
지금까지 살아왔던 여러 삶의 편린들을 들려주시더군요.
김수환 추기경님의 보좌로 지내시며 광주의 참상을 직접 목격하고 시민운동을 왜곡하려는 정부의 움직임을 막기위해
갖은 노력과 고통을 감내하셨던 경험, 제주 교구장으로 부임하셨던 때에는 처음 4.3사건을 알게되고
왜 국가가 잘못한 일을 사람들이 쉬쉬하고 덮으려하는걸까 하는 마음에 교구장 신분으로
바쁜 와중에도 진상규명 운동 초기때 큰 역할을 하셨던 이야기도 듣게 되었구요.
나이가 정정하심에도 불의를 보면 제대로 지나가지 못하는 강골한 성격을 지니신 분 같으셨습니다.
개인적으로 종교인은 아니지만 "하나님은 하늘 높이 있는것이 아니라 고통받는 사람들 곁에 있다"을 강조하며
시민들의 사회참여를 권장하시던 모습에서 아, 보수적인줄만 알았던 천주교에 이런 분도 계셨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번 정권하에서 벌어지고 있는 여러 불의들과 양극화 문제등에 대해서도 쓴 소리를 아끼지 않으셨구요.
대한민국의 근대사를 인간의 신체에 비유하며 신체의 모든 부분이 골고루 발전하지 않고
특정부위만 기형적으로 발전한, 배불리먹은, 그런 세태에 대해서도 말씀하셨구요.
이번 강연을 계기로 강우일 주교님이란 명사도 알게되어서 정말 좋았습니다.
강연때엔 엄첨 강골하시고 적극적이셨는데 끝나고 사담 자리에선 굉장히 인자하셔서 한번 더 놀랬네요.
이런분이 가톨릭에 계셨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