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여름의 일입니다.
모 학교의 육상부에서 합숙훈련을 하기위해 바다에 [놀러] 왔습니다. 사실 합숙훈련이 목적이기보다는 바다에서 노는 것이 목적이었기에 해변가에서 맥주를 마시며 놀고 있었습니다.
저녁부터 정신없이 마시던 그들. 어느새 밤이 깊었고 그들은 숙소로 돌아갈 준비로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돌아오는 길에 살펴보니 한명이 없습니다. 생각해보니 아까 전부터 계속 모습이 안 보였습니다.
하지만 사라진 그[이하 ㅅ군]는 단체행동을 할때도 어느새인가 혼자 돌아와버리곤 했던 적이 몇번이나 있어서, 그들은 별로 걱정하지 않고 늘 있는 일처럼 그대로 와버렸습니다.
그리고 밤 늦게 전화가 왔습니다.
행방불명된 ㅅ군의 시체가 발견되었다는 경찰의 전화였습니다...
그들은 ㅅ군의 시체가 맞는 지 신원확인을 위해 영안실로 향했습니다. 영안실 한 구석에 시트로 가려진 한 구의 시체가 있었는데, 묘하게 이상했습니다. 평소 알고 있던 ㅅ군의 키보다 더 큰 시트에 기묘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상하지 않아요?] 그들의 물음에 경찰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다만 확인해 보라며 시트를 벗겼습니다.
시트를 벗기는 ㅅ군의 창백한 얼굴이 보였습니다. 분명 괴로움에 일그러진 얼굴이었지만 ㅅ군의 얼굴이었습니다.
그런데 ㅅ군의 다리를 보니, 놀랍게도 백발의 할머니가 매달려 있었습니다... 아까 시트를 벗겨내기 전의 ㅅ군의 시체가 평소보다 커보였던 건 이런 이유였던 것입니다.
경찰에 의하면 처음부터 이런 모습의 두 명의 익사체로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사후경직으로 단단해져서 도저히 분리할 수 없었기에 그대로 안치했다는 이야기.
당시 그들은 ㅅ군이 할머니가 바다에 빠진 걸 도우려다가 같이 사고를 당했다고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나중에야 안 사실이지만, 그 할머니는 그들이 오기 3일 전에 바다에 투신자살을 했던 할머니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