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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여름의 끝에서 느낀 봄향기 - 1 - (0) 2021/11/18 PM 01:53

유난히 무더운 여름이었다.


퇴근 버스는 만원이었다 더이상 사람이 탈 자리가 없을 정도로 가득가득한 상태였다.


운이 좋았던 것일까? 내앞에 앉아 있던 아주머니께서 사람속을 비집고 내려 주셔서 


땀에 쩔어 지친 몸을 내던져 빠르게 자리를 잡았다.


버스내 에어컨을 강하게 틀어도 몸에서 땀이 등을 타고 주르륵 흐르는 느낌이 들었다.


자리에 앉지 못한 사람들이 부채질을 하고 작은 선풍기를 들어 


여기 저기 애처롭게  더위를 쫒는 모습을 보면서 고속도로에 진입하는 버스 속에서


스르륵 잠이 들었다.


흔들리는 버스속에서 고개를 끄덕이며 살짝 잠이 들었다 깼다를 반복하는 사이


정차 구간이 없는 고속도로에 버스가 진입하였다. 그사이에 내리고 타면서 사람들이


버스 출입구까지 가득찬 상태로 버스가 멈추어 있었다.


날씨도 더운데 고속도로 정체 까지도 이어지는 정말 최악인 하루였다.


그나마 자리에 앉아 가는것이 다행이라 생각하면서 주위를 돌아보았다.


버스 내리는 문 앞쪽에 작은 여자가 가느다란 팔로 힘겹게 봉을 잡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하얀색 티셔츠를 입고 있는데 땀때문에 등이 다젖어서 속옷이 비춰 보였다. 


여름이라 얇은 셔츠를 입는데 진한 색상의 속옷을 입어 비춰 보일게 뻔한데 저런색을 입은걸 보면


나이가 좀 있으신 분인가? 문득 그런 생각을 하면서 끈으로 대강 묶어 이곳저곳 삐쳐 있는 머리의


뒷모습을 바라 보았다.


거북이 걸음을 하며 나아가던 버스가 정체 구간을 빠져 나가면서 간절하게 막힌 부분이 언제 뚫릴지 


버스 앞쪽만 바라보던 그녀가 고개를 버스 옆쪽으로 돌려 바깥 풍경을 보기 시작 했다.


아... 어..


버스가 크게 출렁이는 것도 아닌데  심장이 덜컹 하는 느낌을 받았다. 그녀의 옆모습이 편한 복장으로 나온


나이가 많은 분이라 생각 하고 있었는데. 


겨우 마음속에서 지워버린 첫사랑.. 첫이별의 그녀의 모습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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