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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락한담] 오버워치 스트레스 테스트 소감 1: 긍정편 (6) 2015/11/24 AM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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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두근


주말 동안 오버워치를 플레이할 수 있었습니다. 시간도 적었고 체력도 저질이어서 고작 9~10 시간 정도밖에 못했네요. 이제 막 익숙해져서 재미 좀 붙일려니까 테스트가 끝나버려서 아쉬웠습니다.

그러니까 결론부터 말하면, 아직, 재밌습니다. 그렇다고 완벽하진 않습니다. 클로즈 베타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여전히 다듬고 덧붙여야 될 요소들도 많아 보입니다. 망설임도 있습니다. '과연 이걸 사도 괜찮을까?' 게이머에겐 이게 가장 중요한 질문일 수도 있겠죠. 지갑을 열어도 될 지 결론을 내리기 전에, 일단 잘못 알려진 사실들을 지적하고, 거기서 비롯된 의견들을 반박하려고 합니다.

오역과 오해, 어쩌면 사소할 수 있는 것들

어제 루리웹에 오버워치에 관한 글이 올라왔습니다. 레딧의 글을 번역한 것이었죠. 저는 그 글의 전체적인 주장들에 절반은 찬성하고 절반은 반대합니다. 찬반을 밝히기 위해서, 먼저 사소한 오역을 지적하겠습니다.

오늘 23연킬을 했더라도, 오직 게임이 끝날 즈음에 MVP장면으로만 알게되고, 10명이 넘는 플레이어들이 뭘 했는지는 보지 못합니다.

이 문장만 보면, 오버워치의 인게임 스코어보드가 너무 간단하거나 불친절하다, 그래서 자기 자신이 23연킬을 했는지를 겨우 게임이 끝난 다음에야 확인할 수 있다, 다른 플레이어들의 활약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라고 이해됩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고치면 다음과 같습니다. (설령 이 문장이 정확하다 하더라도 여전히 미심쩍은 느낌이 듭니다. 여섯 명의 적플레이어들이 뭘 했는지 "보기" 위해서 반드시 KDA 수치가 필요한가요?)

오늘 내가 23연킬을 했더라도, 다른 플레이어들은 오직 게임 마지막에 나오는 MVP 화면에서 그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지금껏 10명 이상의 플레어들이 투표에 참여하는 걸 본 적 없는 "MVP 화면"에서 말이죠. (I had a 23 kill streak in a game today and it was acknowledged only at the end of the game on the “mvp screen” that I’ve never seen 10+ players participate in so far.)

Kill Streak
어떻게 하면 23연킬이나 할 수 있을까?


이런 말입니다. 나는 23연킬을 했고, 스스로 잘 알고 있다, (스크린샷처럼 인스턴트 메시지로도 뜨고 인게임 스코어보드에서도 확인할 수 있으니까 말이죠.) 하지만 다른 플레이어들은 내 뛰어난 KDA를 게임이 끝나야지만 알 수 있다, 그것도 모두 아는 건 아니어서 아쉽다. (끝나자마자 게임에서 나가버리는 사람들도 있으니까요.) 다시 말하면, 나는 나의 '잘함'을 '실시간'으로 같이 게임하는 사람들에게 '자랑'하고 싶다. 끝나고 나서는 너무 늦다, 라는 이야기입니다. (일단 작성자에게 스트리밍을 권하고 싶습니다. 혹시 모르잖아요? 그의 플레이에 실시간으로 수백에서 수천명이 열광하게 될지.)

MVP
MVP 화면. 양 팀에서 좋은 성적을 기록한 플레이어 네 명이 선정되고 각자 투표를 한다. 10표 이상 받으면 '레전더리!'라고 해주는데 기분이 참 좋다. (그러니까 이건 자랑이다.)


아마도 "MVP 화면"을 "플레이 오브 더 게임"과 혼동해서 오역이 발생한 것 같습니다.

오버워치의 인게임, 엔드게임 스코어보드는 간략합니다. 의도적인 간략함이죠. 레딧 작성자의 주장처럼, 어느 정도 줄세우기를 통한 만족감과 경쟁심을 줄이는 효과가 있습니다. 하지만 번역과 거기 달린 여러 댓글들이 상상한 것만큼 형편없는 수준은 아닙니다. 킬+어시스트와 역할 수치에 1~3위까지 등수가 매겨져서 내가 이 팀에서 얼마나 잘 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으니까요. 물론 우리편의 정확한 수치와 나아가 상대편의 수치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MVP 화면에서도 활약한 4명 밖에 공개되지 않습니다.) 여기가 정확한 쟁점입니다. 즉, 나의 대략적인 수준을 나 혼자 아는 것만으로 충분한가? 그렇지 않은가?

ingame scoreboard
인게임 스코어보드. 좌측 하단에 킬, 어시스트가 나오고 옆에 팀 내에서 몇 위인지 메달로 표시된다.
상대팀 메이가 부활 중이고, 우리팀 트레이서, 파라, 위도우메이커의 궁극기가 준비됐음을 알 수 있다


저는 이런 생각이 먼저 드네요. 스코어보드가 자세해지면 원문의 제목(Overwatch feels underwhelming, here is why)처럼 "저평가(underwhelming)"였던 느낌도 고평가로 올라가려나요? 많은 사람들이 그렇다면, 바꾸는 것도 좋습니다. 저한테는 숫자들을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건 없건, 게임의 재미에 큰 영향이 없으니까 말이죠. 그러니까 결국 사소한 오역이겠네요.

송하나: 이건 사기야!

어쨌건 레딧 글의 주장 중 일부(1)를 원래 순서대로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정확한 스코어보드가 없기 때문에, A: 내가 얼마나 잘 하는지 알 수 없고 B: 상대방이 얼마나 잘 하는지 알 수 없고 C: 내가 얼마나 못 하는지 알 수 없고 D: 실시간으로 자랑할 수도 없고 E: 라이벌 의식도 생기게 하지 않는다. 그래서 기량을 향상시키고 또 전술 전략을 수정해서 치열하게 플레이할 동기를 깎아먹는다." 알 수 없고 알 수 없고 알 수 없어서 알 수 없다. 정말 그런가요?

저는 '정도의 차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10시간 동안 플레이하면서, 죽고 또 죽이면서 우월감을 느꼈고 짜증도 났었고 자책도 했고 감탄했다가 너무 열 받으면 게임을 종료했다가 다시 실행하고 또 입 터는 놈들 코를 납작하게 해주려고 이것저것 시도도 했습니다.

우리는 느낄 수 있고 알 수 있습니다.

1:1 상황, 상대는 트레이서, 게걸음을 하며 트레이서의 점멸 위치를 쫓다가 간발의 차로 죽습니다. 킬캠을 보면 짜증이 나지만 트레이서의 점멸 거리를 기억하려고 애씁니다. 수레를 호송하고 있는 팀원, 그 사이로 돌진해서 망치로 찍어내는 라인하르트를 보고 감탄하며 다음판에서 따라합니다. 어떨 때는 적들 사이에서 춤추듯 갈팡질팡하는 내 킬캠이 쪽팔립니다. 우리의 눈과 귀와 뇌와 손가락이, 나의 실력, 상대방의 실력, 격차, 무력감, 우월함, 쾌감, 만족과 원망을 듬뿍 빨아들입니다. 정확한 스코어보드가 있다면, 수치화된 정보를 토대로, 내가 얼마나 잘 하는지 또 못 하는지 보다 잘 확인할 수도 있겠죠. 정도의 차이입니다. '더' 잘 알 수 있느냐 없느냐. 스코어보드는 보조 역할입니다. 본질이 아닙니다.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과 비교하는 경우도 봤습니다. 비슷해 보이죠. 하지만 조금만 들여다보면 다르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무엇보다 장르가 다릅니다. 히오스는 게임 디자인에 자체에서 경험치를 공유합니다. 내가 죽으면 팀 전체의 레벨링이 더뎌지고, 내가 상대방을 잡으면 반대가 됩니다. 이걸 흔히들 '캐리가 불가능하다'라고 표현하죠. 타 AOS에서처럼 내 레벨을 도드라지게 올린 다음에 1:3 혹은 그 이상까지 찍어누르며 승리를 이끌 수 없기에 그렇습니다. 하지만 오버워치는 FPS입니다. 처음부터 레벨 개념이 없는 게임이고, AOS처럼 나의 역량이 점점 누적되어서 시간이 지날 수록 활개칠 수 없는 시스템입니다. 쉽게 말하면, 줄세우기 스코어보드를 도입한다고 해서, 없던 경험치가 생기고, 없던 아이템과 레벨 차이가 생겨서 이른바 '캐리력'이 솟구치지는 않습니다.

결론은 "그거 바꾼다고 게임성이 달라지지 않는다"입니다. 다시 말하지만, 또한, 거꾸로, 그렇기에 많은 유저가 원할 경우, 정확한 스코어보드가 도입되어도 불만은 없습니다. 스코어보드가 정교한 오버워치도 스코어보드가 단순한 오버워치도 저에게는 똑같은 오버워치일 뿐이니까요.

쓰다보니 글이 너무 길어졌네요. 일단 '오버워치를 위한 변명'에서 끝내야겠습니다. '오버워치, 과연 예약구매해도 괜찮을까?'는 나중에 또 짬이 생기면 쓸게요. 그때는 부정편으로, 아쉬운 점들을 쓸 생각입니다. 아, 짧은 대답은 남길게요. '예약구매는 비추!'

* 스크린샷은 직접 찍었으며 아이디는 마킹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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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귀근육인    친구신청

좋은글엔 춫혀ㄴ...이 안되니 아쉽네여
중요한건 스코어 보드가 아니군여
예구는 비추라니... 해보질 않아서 더 궁금한 게임

IIlIllIIIll    친구신청

리뷰나오고 상황봐서 구매하시길 추천
저도 해봤는데 몇몇캐릭은 확실히 매력있고 재미는 있는데 뭔가 계속 하고싶지도 않고 팀이 못하면 짜증만남...

사울팽    친구신청

나....나도 할거야...

글리젠 마이스터    친구신청

저도 나오기 전이나 국내 베타때 해보고 구매할 생각입니다

EastSea    친구신청

와 정성스러운 리뷰네요 잘읽었습니다~~

쉼터없는새    친구신청

좋은 평가 잘 읽었습니다
어제 읽었던 글은 너무 치우쳐 판단이 애매했는데 덕분에 어느정도 확신이 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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