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하지 말라
우울한 날 지나면 기쁨의 날이 오리니
마음은 미래에 살고, 현재는 슬픈 것
모든 것은 순간으로 다 지나가는 것이며
지난 것은 소중한 것이라네
러시아의 대문호 알렉산드르 푸시킨(Alexander Pushkin, 1799-1837)의 시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일부이다.
왜, 갑자기, 뜬금없이, 푸시킨의 시를, 하시는 분이 있을 듯하다.
아브람 페드로비치 간니발(Абрам Петрович Ганнибал, Abram Petrovich Gannibal)이라는 제법 긴 이름의 러시아 군인은 러시아 제국의 황제 표트르 1세가 아프리카에서 데리고 온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 아프리카가 에티오피아(현재는 독립한 에리트레아)라고 하는데 아쉽게도 증거는 따로 없다. 이분의 외증손자가 바로 푸시킨이다.
포스팅한 사진은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의 국립박물관 한 켠에 있는 푸시킨의 동상이다. 안내표지가 러시아어로만 되어 있어 러시아어를 모르는 사람들은 그냥 지나치기 쉽다. 원래는 아디스아바바의 사르베트(Sarbet)라는 곳에 있었는데 주변 도로확장 공사가 끝난 후 동상이 사라져 궁금했었다. 국립박물관 구석에 있는 이 동상을 발견하고 마치 오래 헤어졌다 못만난 친구를 다시 만난 것처럼 반가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