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태까지 이쪽 소녀에서 발행한 백합 즉, GL소설은 아련하고 담백한 소프트한 요소의 백합이 많았었다.
사실 백합이라는 단어가 가진 이미지또한 부드럽고 조금 일상적인 느낌이 가득하다.
[나를 사랑하지 않는 너에게]는 백합이라는 단어보다 GL이라는 단어가 더 잘 어울리는 글이다.
사랑이란 참으로 여러가지의 형태를 가지고 있다.
이 소설의 사랑은집착이다.
나는 유명하지 않은 것들을 좋아한다.
보통 이런것을 마이너라고 하기도 하는데. 마이너 장르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특징은
'나만 알고 있는' 이라는 것에 혹한다는 것이다.
저사람의 매력을 나만 알고 있지. 혹은 저 밴드의 좋은 노래는 나만 알고 싶어! 라는 그 욕구.
간혹 사람을 좋아할때도 그렇다.
학교에서 유명하고 잘생긴 선배보다 나만 알고 있는 매력이 다분한 동기에게 끌릴 때가 있다.
이 소설에서 나오는 세주라는 인물은 서연이에게 그런 인물이다.
나만 알고싶은. 나혼자만 사랑하고 싶은 사람
그러나 세주는 누가봐도 예쁘고 아름답다.
밝게 빛나는 머리칼도 그러하고 호박색의 눈동자도 그러하다.
나만 알기에는 너무 빛나는 사람이다.
처음에 서연은 세주의 행복을 빌어준다.
세주가 처음 여자를 좋아하게 되었을 때도.
내가 먼저 사랑한 세주를 뺏긴다는 거에 분했지만.
사랑하면 행복을 빌어줘야 한다는 글을 보곤 서연은 세주를 놓아준다.
그러나 세주는 연인 황아연과 횡단보도를 걷다, 사고를 당한다.
연인 황아연은 그 자리에서 즉사를 하고 세주는 다리 한쪽 신경을 잃은 채 살아간다.
갈곳을 잃은 세주는 서연의 집에 거의 감금당하다 시피 살게 된다.
반짝반짝 빛나는 서연은 어디에 풀어놓지 않아도 되고
(어차피 다리를 다쳐 혼자 움직이지도 못한다.)
이제 나만을 좋아하게 만들수도 있다.
세주가 가진 어린시절 트라우마를 이용해. 자신을 좋아하게 만들 수 있다.
다른사람들이 이건, 사랑이 아니야! 라고 해도
서연이 느끼기에 그것이 사랑이라면 된것이다.
자극적이면서도 끌리는 소설이다.
단순히 씬이 많아서가 아닌. 캐릭터 자체가 입체적으로 드러난다.
소설은 캐릭터로 반 이상은 먹고 들어간다.
얼마나 그 캐릭터가 매력적인지. 얼마나 미쳤는지.
[나를 사랑하지 않는 너에게]에 나오는 서연는 세주에게 미친 존재다.
사랑앞에서 불물 가리지 않는다. 엄마에게 협박도 할 수 있고, 자신의 손목을 그어버릴 수도 있다.
강단이 있고 앞뒤가리지 않는 사이다 같은 성격이다.
단면, 세주는 과거의 트라우마가 많은 성격이다.
어릴적 자신이 믿고 의지했던 엄마가 돌아가셨고 몇십년 떨어져 살았던 아빠는 다시 찾아와
엄마의 사망보험금을 노린다. 어린 세주는 아빠와 같이 살 수밖에 없었고
그 과정에서 재혼한 새엄마와, 새엄마의 딸 서연이를 만나게 된다.
자신이 사랑한 사람이 다 떠나버린 트라우마 때문에
혼자 남는 것을 죽도록 무서워한다.
이런 겁많은 성격이 서연이와 만나 더 시너지가 폭발한다.
집착스러움과 얀데레 스러운 소설을 좋아한다면.
한번쯤 읽어보기를 권한다.
더불어, 수위가 쎈! 소설을 좋아한다면
더!!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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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장을 떠난 작은 새는 안타깝게도... 새 주인과 다리를 잃어버렸다. 연약한 당신이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나를 사랑하지 않는 당신에게... 마음은 아프더라도 조금은 벌을 줘야하지 않을까?
그래 좋아해요, 나를 사랑하지 않는 언니를, 당신을, 너를. 그래서 네게 지금 벌을 주는 거잖아. 아무것도 못 한다는 자괴감과 무력감을, 내가 없을 때는 혼자 있어야 된다는 외로움과 쓸쓸함을. 나를 벗어나고 싶지만 벗어날 수 없는 절망감을. 너에게 잘해주는 나를 미워해야만 하는 지독한 애증을. 사랑하는 주인의 손을 피가 나도록 쪼아대는 어린 새라니…얼마나 비극적이고 가여운 새겠어요?
하얀 손을 다독이며 언니에게 말했다.
“네, 저는 언니를 좋아해요, 언니를 사랑해요.”
본문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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