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가졌던 환상중에 가장 현실과 동떨어졌던 건 '어른이 되면 치과가 안무섭겠지' 였습니다.
더불어, 신경치료시 아프면 손들라고 했던 게 환자의 통증을 덜어주기 위한 조치를 취하는게 아닌 '제대로 치료하고 있군' 이란 신호였던 걸 알게된 후 공포는 더하면 더했지 결코 줄어들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치과 방문회수는 잘해야 연1회? 아니면 몇 년에 한번으로 줄인 채 살고 있었는데...
예전에 보철치료한 부분이 문제가 생겼고 그렇게 치과를 가게됩니다.
치과를 무서워하는 이유는 몇가지가 있는데 가장 큰 이유는 두가지 입니다.
1. 아픔. 도저히 익숙해지지 않는 아품
2. 계속 입을 벌리고 있어야하는 불편함
아직도 익숙해지지가 않지만, 어쩌겠습니까. 치아는 하루 늦게 가면 늦은 만큼 비용이 더드는 부위인지라 추천 받은 치과로 갔습니다.
동네에 있는 조그만 치과인데 방문이유설명하고 엑스레이찍고 치료를 들어갔습니다.
오오, 그런데 이게 왠일?
1번은 어쩔 수 없지만, 2번에 대한 해결책을 가지고 있는 치과더군요.
2번 문제에 대한 동네 치과의 해결책은 '개구기'와 '쿠션' 이었습니다.
개구기는 무한도전에서 많이 봐서 그러려니 했는데 입안의 어금니 사이에 넣는 폴리머 재질의 쿠션은 굳이 힘을 들여 입을 벌리고 있지 않아도 자연스레 치료할 만큼의 틈을 제공해줍니다. 체감상 30여분간(실제로는 15분도 안걸렸음) 이런 저런 치료를 하는 동안 힘든 줄을 모르고 있었습니다.
중간 중간 아플때 어금니에 힘이 들어가면 쿠션이 꽉 눌려 작아져 너무 세게 물지 말라는 주의를 받긴 했지만 치과 진료 받아온 이래 불편함이 이렇게 적은 경우는 처음이었네요.
세상이 좋아지고 있는 걸 치과에서도 한 번 느꼈습니다.
덧붙임 : 워터픽 안쓰시는 분들, 강추합니다. 치간칫솔이나 치실과는 한 차원 다른 무언가를 보여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