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FC ~ SFC 시절의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를 당시 분위기를 최대한 살린 도트 그래픽으로 새로 찍어 리마스터한다는, 뭔가 알 수 없는 기획이었던 픽셀 리마스터 시리즈가 1주년이 되었습니다.
...만 스퀘어에닉스에서는 아무런 발표도 없군요. 추가 요소 업데이트라거나 스위치 등의 콘솔 이식이라거나 그런 건 전혀 없는 1주년. 라이브 어 라이브나 드래곤 퀘스트 3는 HD-2D리메이크 되는데 왜 파판은 이런 것인가!
어쨌든 1주년 축하(?) 기념으로 픽셀 시리즈 별 감상이나 적어봐야겠습니다. 순위와 감상은 파판 시리즈가 아닌 픽셀 시리즈로써의 순위입니다.
1위 파판 3
3D가 아닌 파판 3 첫 2D 리메이크. FC 기본 베이스에 DS 리메이크 요소가 적절히 들어가 픽셀 리마스터만의 밸런스를 구축했습니다. 다른 파판 3에 비해 난이도가 쉬워졌지만 어빌리티의 추가, 잡 밸런스 조정, 보스 패턴 추가 조정 등 리마스터 이상 리메이크 미만의 적절한 변경점이 더해지면서 픽셀 시리즈 최고의 완성도를 보여줍니다.
이게 잘 나와서 다른 픽셀 시리즈에 헛된 기대를 품게 되었다는 것이 파판 3 픽셀의 문제점
2위 파판 1
FC 이후의 이식작 중 유일하게 클래스 체인지 이후의 3등신 도트 구현, 원작의 마법 횟수 시스템 부활, 그러면서도 에텔 등의 아이템 추가로 마도사 계열의 사용 편의성 증진 등 픽셀 리마스터라는 이름에 가장 걸맞는 결과물을 보여줍니다. 전체적인 밸런스와 텍스트, 이벤트가 GBA 기준이라는 단점이 있습니다만 FC 기준 밸런스면 게임이 좀 불안정하기에 어쩔 수 없었다고 봅니다.
그래도 엘프 마을의 미스릴 소드 정도는 FC 기준으로 해줬으면 싶었는데 말이죠.
3위 파판 6
픽셀 리마스터라는 이름 하에 1~5편은 그래픽이나 사운드를 5 기준으로 통일시켜 다 똑같았습니다만 6는 6 그래픽을 제대로 구현해서 픽셀 시리즈 중 원작과 가장 비슷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럴 거면 그래픽 왜 새롭게 만든 거지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러면서도 릴름 그래픽 변경, 오페라 이벤트 노래 7개국 언어로 수록, 민첩+ 마석 옵션 추가, 카이엔 필살검 변경 등 픽셀 시리즈로써의 차별점도 있기는 합니다.
다만 발매 연기를 했음에도 버그가 어마어마하게 많다는 점, 세세한 디테일이 의외로 엉망이라는 점 등의 감점 요소도 있는 것이 아쉽군요.
4위 파판 5
픽셀 시리즈가 파판 5 그래픽 기준으로 맞춰졌기에 원작 그래픽 재현도는 파판 6와 마찬가지로 상당한 수준입니다만...마법 이펙트는 1~5편 공통이라 전혀 원작의 맛을 살리지 못해 재현도 면에서는 파판 6에 밀립니다.
파판 5의 최대 문제점은 압도적인 버그. 파판 넘버링 타이틀 역사 상 가장 많은 버그를 보유했다고 해도 될 정도로 수많은 버그를 자랑합니다. 이게 버그인지 픽셀 리마스터용 밸런스 조절인지 구분을 못했을 정도로 엉터리.
각 직업 별 밸런스 조정이 의외로 많이 들어가고 더미 데이터였던 카테고리 약점이 드디어 구현되는 등 게임 플레이적으로는 꽤 신경 쓰긴 했는데 ATB 게이지 랜덤 스타트, ATB 다 찼을 시의 일시 정지 삭제 등으로 적들에게 더 많이 두드려 맞게 되는 등 무슨 생각으로 이런 조정을 했는 지 의문인 요소도 많아서 아쉽습니다.
그리고 뜬금없는 죽음의 선고 밸런스 조정으로 저레벨 2, 1, 1, 4 플레이가 불가능해진 점이 감점 요소.
5위 파판 4
저는 파판 4는 구입하지 않았기에 순위를 매기는 것이 이상할 수도 있습니다만 6위의 상태가 너무 메롱이라서 넣어도 문제 없을 것 같습니다.
파판 4는 기존 버전보다 레벨업에 필요한 경험치가 반토막이 나서 밸런스가 박살이 났습니다. 다만 덕분에 고난이도로 유명했던 파판 4 클리어가 매우 쉬워져서 찍먹용으로는 의외로 가장 추천할만한 파판 4가 되었을...지도? 달성감은 없으니 골수 유저 입장에서는 명백한 마이너스군요.
6위 파판 2
대망의 픽셀 시리즈 꼴지는 파판 2가 차지했습니다 박수 짝짝짝
회피 만세 게임이라 평범한 RPG 스타일로 하면 반드시 망하는 게임이 파판2 입니다만 픽셀 버전에서는 이 부분을 의식한 조정을 해서 일반적인 방식으로 플레이해도 다른 파판 2에 비해 큰 문제점이 없습니다. 장비 회피 수치가 2배가 되어 중장비를 장비해도 페널티가 크지 않고 이도류 성능 개선으로 딜찍누가 쉬워져서 회피 전에 해치운다 라는 플레이가 가능해졌습니다...만
진열 시스템이 3 이후의 파판 형식으로 바뀌어서 회피 레벨 올리기가 매우 힘들어졌고 적들의 통상 공격에 의한 상태 이상은 막을 방법이 없어 결국은 회피 게임이 된다는 점에서 밸런스 조정 방향성과 최종 결과물미 완전히 엇나갔습니다. 민첩이 상승해도 선제 공격률에 변화가 없고 조우율은 픽셀 시리즈 최고 수준이라(FC 버전보다 더 높습니다) 시도 때도 없이 적 선제가 터져 상태 이상으로 파티 터지고 자동 세이브 지점으로 돌아가는 것이 일상다반사. 중장비 페널티가 줄어들었지만 마방이 올라가도 상태 이상 공격에 당할 확률이 줄어들지 않아 결국은 의미가 없다는 점 등
과연 파판 2라는 게임을 이해는 하고서 밸런스 조정을 했는지 의심이 가는 수준으로 엉터리입니다. 역대 파판 2 중 플레이 감각이 오히려 가장 최악인 수준(FC보다는 템포가 빠른게 그나마 다행).
파판 2에 대해 어지간한 애정이 없는 한 이 게임은 돈 주고 스트레스를 사는 수준입니다.
음...1년에 걸친 픽셀 리마스터 플레이를 돌아본 결과..
멀쩡한게 오히려 적은 듯
...
GBA 이후의 추가 요소도 다 잘리고 HD-2D도 기약할 수 없는 시리즈니...이제 와서 굳이 플레이할 이유는 없는 것 같습니다 흑흑
저는 특히 6에 대한 분노가 굉장히 컷습니다. 버그 정렬도 실패. 음악도 퀄리티가 더 구려진 것 같고... 6에 한해서는 진짜 원작보다 나은게 안나오네요 징하게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