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인기 어빌리티인 자폭을 사용하면 파이널 판타지 8의 보스전이 얼마나 싱거워지는지 체험하는 플레이 일기
플레이 조건
1. 보스는 자폭으로만 클리어
2. 자폭 두 방으로 죽지 않는 보스는 자폭 두 방 이후 스콜 혼자서 클리어
3. 최종보스 알티미시아는 자폭 다섯 방 후 스콜 혼자서 클리어
※ 게임은 PSN 아카이브의 FF8 이고 플레이 기종은 PSP입니다. 사진은 PSP를 폰카로 찍은 거라서 화질이 떨어집니다.
드디어 라스트 보스 알티미시아입니다. 알티미시아는 역대 최종 보스들 중 가장 사악한 짓을 하는데 그건 바로 알티미시아와 싸울 파티를 자기 멋대로 편성해서 배틀을 시작한다는 점이죠. 그리고 전투 불능 상태가 일정 시간 이상 지속되면 해당 멤버는 전투 이탈이 되고 뒤에서 대기하고 있던 멤버가 들어옵니다. 자폭은 자동 전투 이탈이기 때문에 자폭하는 순간 다음 멤버가 전투에 들어옵니다.
문제는 이번 플레이에서 스콜을 제외한 모든 멤버는 자폭을 장비하고 터질 예정이기 때문에 파티를 아무렇게나 뒤섞어도 아무런 페널티가 안됩니다. 오히려 레벨이 낮은 뒤쪽 대기 멤버들이 먼저 전투에 참가해서
알티미시아의 레벨이 이렇게나 낮아졌습니다.
멍청한 마녀의 최후
그리버입니다. 파판 8 처음할 때 아무것도 모르고 덤비다가 쇼크 웨이브 펄서로 처음으로 게임 오버 화면을 보게 만들었던 아주 나쁜 놈이죠
자폭 2 방입니다만 셀피 터질 때 딴 생각하다가 스샷 못찍었네요. 쇼크 웨이브 펄서는 그냥 HP 9,999라서 버틸 수 있습니다. 일반 플레이할 때는 셸을 사용한다거나 정신에 정션하면 충분히 버틸 수 있는 공격이지요.
알티미시아가 그리버에 정션한 형태...지금까지 알티미시아가 그리버를 정션한 형태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보니 반대네요? 라그나에 스콜 일행이 정션된 것과 비슷한 상황인 듯. 개인적으로 이 때 나오는 전투 음악을 파판 8에서 가장 좋아합니다.
자폭 2 방 터트리고 스콜이 몇 대 쳐주면 끝납니다.
알티미시아와의 4차전. 처음에 할 때는 그리버에 정션된 알티미시아 해치우고 그게 끝인 줄 알았습니다. 끈질기군요.
스콜과 1:1 대치 상황. 위험해 보입니다만 오메가 웨폰도 혼자서 때려잡은 스콜이 알티미시아 따위에게 고전할 리가...
깔끔하게 격파. 자폭 5방으로 3형태까지 정말 순식간에 해치울 수 있어서 그런지 굉장히 빠르게 잡았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대망의 엔딩
시간 압축 세계에서 원래 세계로 돌아가기 위해 헤매다가 우연히 과거의 이데아 고아원에 도착한 스콜과 여기까지 쫓아온 알티미시아
그리고 알티미시아의 힘을 이어 받아 알티미시아를 죽게 만드는 이데아. 이데아의 마녀 각성으로 파판 8의 이야기가 시작되는 것이니 거의 터미네이터급의 타임 패러독스입니다.
당신은 누구냐고 묻는 이데아의 질문에 바람 가든의 SeeD라고 대답하는 스콜
SeeD? 가든?
가든은 SeeD를 키운다. SeeD는 마녀를 쓰러트린다.
마녀라서 그런지 미래의 스콜이라는 것을 금방 눈치챕니다. 알티미시아를 받아 들여서 시간 압축의 개념을 이해한 것일까요.
SeeD의 경례 포즈까지 (무의식중에) 알려주고 떠나는 스콜. 스콜과 시드 학원장은 이데아가 가든과 SeeD를 만들었다고 생각하지만 실은 스콜이 다 떠벌인 겁니다. 스토리 중간에 시드 학원장이 스콜을 리더로 임명하고 이것은 당신의 운명입니다 라고 했을 때 스콜이 '내 인생이 처음부터 정해진 것처럼 말하지 말라!' 라고 성을 내는데 사실은 진짜로 이미 다 정해져 있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원래의 세계로 돌아가려는 스콜입니다만 G.F 정션의 부작용인 기억장해 로 인해 돌아가야할 장소, 동료의 얼굴들을 제대로 떠올리지 못합니다. 스토리 중반(고아원 이벤트)에 G.F의 부작용을 '싸우기 위해 어쩔 수 없다' 라고 쿨하게 씹었던 것에 대한 대가가 여기서 튀어나오네요.
어이씨 깜짝이야. 솔직히 처음에 파판 8 엔딩 볼 때 좀 무서웠습니다.
하지만 리노아가 사랑과 마녀의 힘으로 스콜을 찾아내서 둘은 무사히 현대로 돌아오게 됩니다. 오프닝에서 리노아가 깃털을 날리는 장면 이후 엔딩에서 스콜 앞에 깃털이 떨어지는 장면이 서로 연결된다고 봅니다.
사이퍼 - 풍신 - 뇌신 파티의 파판 8 - 2 나와줬으면 합니다만 그것은 만우절 뻥
파판 8에서는 사실 에르오네가 제일 예쁜 것 같네요. 두 번째는 풍신. 아군 파티의 여캐들은 하나같이 뭐랄까 좀...
스탭롤과 함께 이어지는 캠코더 스타일의 CG 영상. 파판 8 처음 플레이했을 때는 공략집도 형편없었고 시스템도 잘 몰라서 재미 없었는데 이 CG 영상 하나만으로도 깨길 잘했다 라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로 좋아하는 엔딩 영상입니다.
후기
존나 짱쎈 자폭을 빠르게 얻어 사용해서 자폭의 우수성을 알리자 라는 생각으로 시작하게 된 자폭 플레이. 실제로 디스크 2장에서 자폭을 얻는 건 평범한 플레이 방식이 아니기 때문에 자폭을 얻기 까지는 꽤 재미있었습니다만...
자폭이 너무 강합니다.
플레이 일기 쭉 보셨다면 아시겠지만 알티미시아를 제외한 모든 '스토리 보스'들이 자폭 '한 방'에 뻗었습니다. 딱히 저레벨 플레이를 한 것도 아니고(자폭 얻으려면 저레벨로는 불가능) 대부분 레벨 제한에 걸린 최대 HP 상태였는데도 한 방. 그 어떤 전략이나 사전 준비 필요없이 HP 9,999 맞추고 자폭 누르면 원터치 원킬 강제 승리 치트키를 쓰는 듯한 느낌이라서 사실 재미가 없었습니다. 자폭 플레이에서 제일 재미있었던게 스콜과 오메가의 1:1 대결이었다는 점이 뭐랄까 참...
자폭 플레이 일기 쓰면서 느낀 건 여전히 유저들이 파판 8에 대해 오해하는게 많구나 하는 점입니다. 뭐, 사가 시리즈에나 어울릴법한 시스템을 파판에 쑤셔넣고 설명을 잘못한(설명을 안한게 아닙니다) 스퀘어의 잘못이긴 합니다만. 나중에 시간이 된다면 파판 8 시스템에 대한 글을 좀 쓰고 싶어질 정도네요.
어쨌든 이런 재미없는(한 방에 보스가 다 죽는데 재미있을리가...) 일기를 봐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아마 이걸 끝으로 파판 8은 다시 할 일이 없을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