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퀘 8의 숨겨진 추가 보스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3DS 추가 던전인 추억의 회랑, 이곳은이전에 해치웠던 보스들이 추억의 XXX가 되어서 다시 덤벼오는 일종의 보스 러시 던전입니다. 다만 보스 러시라고는 해도 연속 전투는 아니고 한 마리 한 마리 차근차근 싸울 수 있습니다.
문제는 적들이 강합니다.
제일 첫 보스부터 HP 4,000이 넘고 중간쯤 되면 영원의 거룡 HP를 넘어 1만을 돌파하고 마지막에는 2만을 찍습니다. 공격력도 무식하게 높고 완전 3회 행동에 온갖 지저분한 상태 이상을 일으키는 등 굉장히 피곤한 보스들이 모여 있습니다.
예를 들어 중간의 벽인 추억의 레오팔드는 HP 9,300(영원의 거룡이 7,320), 완전 3회 행동, 통한의 일격 700 대미지, 외침으로 아군 1턴 행동 불능 등으로 사람을 괴롭힙니다.
그래도 이 녀석은 독이 통해서 독 걸고 버티면 알아서 죽는다는, 파판스러운 공략이 가능합니다. 전체적으로 보스들이 강하기는 해도 패턴이나 내성 등의 약점을 비비고 들어갈 요소가 있으므로 딱히 레벨 노가다를 하지 않고도 진행은 가능하긴 하더군요.
도르마게스하고 싸우기 전까지는요.
이놈은 시작부터 3마리로 나와 분신은 1회, 본체는 2회해서 총 4회 공격의 압박에 전체 160 ~ 250 대미지 공격, 250 대미지 2회 공격 등 HP가 높지 않으면 싸울 수조차 없어 순수하게 고렙을 요구하는 놈이죠.
다행히 3DS 드퀘 8은 레벨 업이 쉽습니다. 얼마나 쉽냐면 어지간한 파판 시리즈보다도 훨씬 빨리 레벨이 올라갑니다.
일단 원기옥이라는, 경험치 및 골드 두 배 입수라는 사기같은 템이 등장해서(2개 한정)이런 수준의 경험치 입수가 됩니다. 또한 심볼 인카운트라 메탈 킹만 골라 잡을 수 있고 추억의 회랑 보스들은 경험치 55,555에 씨앗 확정 드랍이라 렙도 올리고 스탯도 올리는 짓이 가능하죠. 덕분에 레벨 문제로 진행이 막혀도 금방 필요 수준까지 레벨을 올릴 수 있습니다.
레벨을 꾸역꾸역 올려 공격을 버티면서 텐션 마단테로 빠르게 분신을 처치해서 이겼습니다.
그리고 다음 상대인 도르마게스 2형태, 추억의 회랑의 실질적인 막보스라 해도 좋을 정도로 강한 놈이죠. 역시 공격력이 높아 레벨빨로 버텨야 하며 아군 버프 거는 즉시 얼어붙은 파동을 쓰는 사악한 놈입니다. 이 놈만큼 파동 즉각적으로 쓰는 보스는 지금까지 드퀘 중 본 적이 없을 정도.
게다가 내성 무시 강화 외침으로 아군을 행동불능으로 만드는 운 게임을 걸어옵니다. 여기서 전원 행동불능이 되면 망...
결국은 또 꾸역꾸역 레벨을 올려 잡았습니다. 버프를 걸 수 없으므로 베호마즌 사용하는 주인공이 최대한 빨리 움직이도록 속도를 중점적으로 키웠군요. 레벨 노가다는 정말 싫어하지만 3DS 드퀘 8은 그나마 레벨 빨리 올라 다행입니다.
추억의 회랑 막보스는 드퀘 시리즈 내에서 매우 유명한 녀석인
에스타크입니다. HP 25,600, 공격력 999, 무조건 4자리수 대미지가 뜨는 필살의 일격 등 드래곤볼 급 파워 인플레를 일으키는 놈이지만
잠에서 막 깨어난 놈이린 수면 내성이 없어요...라리호, 라리호마로 게임 셋인 허무한 놈입니다. 도르마게스 2형태가 훨씬 강하군요.
잠재우고 텐션 모아 때리는 식으로 에스타크 클리어!
전투에서 이기면 역대 드퀘 시리즈 숨겨진 보스들이 그랬듯이 격파 턴을 알려줍니다. 다만 빨리 잡는다고 별 건 없고 그저 대사가 달라질 뿐이므로 자기 만족을 위해 싸우는 놈이죠.
전체적으로 마지막 3마리 보스가 일정 수준 이상의 레벨을 요구하는 던전이지만 덕분에 레벨 99까지 키울 가치가 생겼으므로 드퀘 8의 마지막 던전에 어울리는 곳이었습니다. 최소한 파판 10의 헤러틱 소환수, 데어 리히터보다는 재미있었네요.
이렇게 에스타크를 해치우고 지옥의 제왕 칭호도 얻으면서 3DS 드래곤 퀘스트 8을 모두 클리어했습니다.
예전 플투 시절에는 초반만 잠깐 좀 하다가 바쁜 일이 있어서 그냥 그만뒀던지라 이번 3DS 드퀘는 신작 드퀘하는 기분으로 할 수 있었습니다.
재미있게 하기는 했습니다만...드퀘 시리즈 중에서 따져보면 크게 만족하지는 못한 게임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스토리가 좀 불만이었고(복수를 위해 시작부터 거의 끝까지 지팡이 쫓아가는 구성이라 능동적으로 모험한다는 기분이 들지 않았고, 라프손 부활에 7현자 후손 목숨이 걸려 있어 뭘 하건 사람이 죽겠군 이란 생각이 들어 긴장감이 떨어졌다는 점, 주인공에게 감정 이입이 힘들다는 점 등) 맵이 너무 커져서 기존 드퀘에 비해 템포가 떨어져서 시원한 맛도 없었군요. 집 안에 들어갈 때의 카메라 위치나 조작도 좀 답답했고요.
다만 어디까지나 스토리의 방향성, 게임의 쾌적함 등 주관적인 요소에 불만을 느끼는 것일 뿐 8이 재미 없다거나 못 만든 게임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제가 좋아하는 드퀘 스타일은 3나 플스 1 드퀘 7(3DS 버전은 아웃!) 같은 것들인데 8은 여러모로 많은 불만의 소리가 있었던 7의 대척점에 가까운 구성의 게임이라 제 취향에서 좀 떨어진 것 뿐이죠.
드퀘 8 3DS의 추가점은 상당히 충실하기 때문에(음성 및 캐릭, 이벤트, 무기, 던전, 스킬 추가, 전투 고속 모드, 심볼 인카운트, 밸런스 조정 등등) 작은 화면과 좀 낮아진 그래픽 퀄리티를 감수할 수 있다면 기존에 했던 유저들도 충분히 재미있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맛폰이랑 다르게 안한글이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