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웹툰 추천을 받았는데 그 중 들어본 적 있는 최고 유명작인 나 혼자만 레벨업을 보기 시작했다.
완결작이길래 다 봐야지 하고 시작했는데 결국 1부 완결인 100화 정도에서 하차했다.
보는 내내 이게 이렇게 인기가 있다고? 하는 생각이 머리 속을 떠나지 않더라.
내용은 사실 설명할 것도 없는 익숙한 양판소의 구성 그대로 이다.
찌질한 주인공이 기연을 만나 킹왕짱 세져서 자신을 가로 막는 모든 것들 시밤쾅! 하는 그런 내용이다.
왕도적인 주인공인 아닌 중2 감성의 안티 히어로의 우리 주인공이 강해지는 맛으로 보는 것 같은데
이 작품에서 주인공이 강해지는 이유를 잘 모르겠다.
그러니까 우리 주인공은 무엇을 위해 강해지는걸까?
쉽게 떠올릴 수 있는 이유는 복수나 강함에 대한 순수한 동경, 정의심, 등등 여럿 있을 수 있는데
이 작품 주인공의 목적은 딱히 없어 보인다.
억지로 쥐어짜자면 아마 약했던 자신의 과거를 벗어 나기 위해, 혹은 철저한 약육강식의 세상을 경험한 후 그 속에서
살아 남기 위해 강함을 추구하는 듯 한데, 무한히 강해지는 주인공을 보면서 그런 트라우마를 이겨내는
모습도 딱히 안 보이고 강함에 따라 변화하는 주인공 심리 또한 딱히 표현이 없다 보니 그리 와 닿지 않는다.
강함을 추구함에 따라 더욱 고독해지는 주인공을 표현하고 싶어하기도 하는 것 같은데
이건 그냥 내가 뭐라도 의미를 부여하고자 알아서 해석한 것일 수도 있고, 어차피 작품 진행에 아무런 영향도 없다.
그러다 보니 그냥 밑도 끝도 없이 강해지는 주인공만 남은 작품이 되었다. 1부 보는 내내 주인공은
기하급수적으로 강해지기만 하고 그로 인해 주변과의 연계는 아무 것도 없다.
소위 말하는 라이벌도, 혹은 강해지는 목표가 될만한 인물도 없고 심지어 누구랑 대립하면서 강해지는 것도
아니고 그냥 혼자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혼자 싸우다 강해져서 돌아오기만 한다.
이렇게 강해져서 하는 것도 딱히 없다. 마지막 개미와 싸우기 전까지 그냥 더 강해지기 위해 강해지는 수련만
반복한다. 이렇게 강해져서 처음으로 세상에 영향을 끼치는 활약을 하는데 이미 너무 강해진 주인공 앞에
긴장감이란 1도 없는 싸움이 펼쳐지니 맥이 빠질 수 밖에 없다.
작품 내내 굉장히 정성스럽게 주인공의 성장을 수치화 해서 끊임 없이 보여주는데 이것도 왜 보여주는지 모르겠다.
주인공의 힘 100이든 200이든 관심도 없고 이게 무슨 효과인지 사실 알 수도 없다.
드래곤볼 스카우터처럼 주변 다른 인물들의 수치가 같이 나와서 비교할 수 있는 것도 아니라그냥 주인공의 숫자 늘어나는 것 외에는 그냥 자리 차지하는 요소일 뿐이다.
어떻게 보면 그냥 게임에서 내 캐릭터 강해지는 것 보는 맛을 만화로 옮긴 듯 한데, 그럼 그냥 게임을 하는게
낫지 않나...?
작화에 대한 칭찬도 굉장히 많은데, 이것도 그리 강점으로 보이진 않았다.
작화가 좋은건 사실이다.
작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매우 깔끔하며 못 그린 부분은 그다지 안 보인다.
가끔 차량 혹은 건물 내부가 겁나 커 보이는 부분 말고는 다 적당하다.
근데 작화가 깔끔하다 뿐이지 이 작품만의 개성은 보이지 않는다.
거기다 나오는 아이템이나 몬스터들의 디자인이 어디선가 다 본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뭐 엘프와 같은 판타지 괴물들이야 다 비슷비슷 하다만 뭔가 공산품 냄새가 지워지지 않는다.
지옥은 디아블로 생각이 나고 마지막 개미 부분은 헌터헌터 생각이 안 날 수가 없는 부분이다.
전개가 빠르고 복잡함이란 1도 없어서 시원하게 볼 수 있는 점이 아마 최고의 장점이고
뭔가 작품성이 높다고는 절대 말할 수 없는 작품이다.
워낙 인기작이다 보니 기대가 높아서 실망이 클 수 도 있는데, 여튼 그 명성에 비해
굉장히 실망스러운 작품이 되겠다.
그냥 마케팅의 승리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