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고를 드디어 봤는데 역시 타란티노 영화군요.
폭력과 코미디가 적절히 잘 버무려져있는 웨스턴 스파게티 영화입니다. 감독 자신은 남부 스파게티라는군요.
주 무대가 남부이니 맞는 말이죠.
이 영화가 공개됐을 때 부터 불만이 있었는데 장고가 흑인이라는 점과
시놉시스가 자유가 된 흑인의 복수기라는 것이였습니다.
이 영화는 장고라 불릴 필요가 없는 영화인데 굳이 장고라고 만든 이유를 모르겠더군요.
그것도 이름만 따온게 아니고 노래부터 원 배우의 카메오 까지 있으니 장고의 리메이크인건 확실합니다.
근데 원작 장고랑 같은건 이름이랑 총 쏘는 능력이 다 입니다.
관도 기관단 총도 안 나오는 이 영화를 왜 장고라 지어서 욕을 사서 먹는지 모를 일입니다.
무대도 멕시코 경계선 쪽도 아니고 남북전쟁 후도 아니고 진짜 원작과의 연계성 하나 없는 이 영화를 왜 장고로
만들었을까요. 뭐 타란티노 마음이긴한데 마음에 안 드는군요.
불만은 사실 영화 자체랑 상관 없는 것이고 원작 장고랑 신경 안 쓰고 보면 역시 훌룡한 영화입니다.
우선 연기가 진짜 굉장합니다. 유럽 이상한 억양의 영어 쓰는 크리스토퍼 왈츠는 정말 매력이 철철 넘치더군요.
오스카서 상 받을만합니다. 거기다 디카프리오의 연기도 정말 수준급입니다. 지금 것 본 배역 중에 제일 마음에 들더군요.
그리고 사뮤엘 잭슨을 한동안 잊고 있었는데 단순히 액션 영화 찍는 배우가 아니라는 것을 다시금 보여준 역활이였습니다.
타란티노 영화서 제일 좋은건 역시 대사인데 이번에도 재미있는 대사들이 많습니다.
뒤마의 삼총사랑 연결되는 장면들도 나오니 눈여겨 볼만합니다.
조나 힐스가 작은 배역으로 나오는 KKK단 부분은 진짜 웃깁니다.
가끔 좀 길게 끄는 듯한 장면들도 있지만 3시간의 런닝타임이 느껴지질 않을만큼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영화입니다.
제일 큰 총 싸움 부분은 뒤로 뛰어나오면서 쌍권총 쏘는 장면이나 커다란 흰 저택에서 수 많은 사람들을 쏴 죽이면서 피 튀기는걸 보니 영웅본색 2 생각이 나더군요.
타란티노 영화 답게 수 많은 오마쥬와 과거 영화들의 향수가 듬뿍 들어가 있습니다.
취향이 맞다면 이보다 더 즐거운 영화는 요즘 없을겁니다.
아, OST!
OST가 정말 백미입니다. 원작 장고 노래도 당연히 나오고 릭 로스나 제임스 브라운, 투팍, 존 레전드, 르자, 등
수 많은 가수들이 참여했는데 근래 들은 OST 중 최고입니다.
이렇게 재미있는 영화인데 개봉 시기가 너무 아쉽군요. 우리나라서 그렇게 성공할 장르도 아닌데 광고도 별로 안되고
너무 늦게 개봉해서 관심이 더욱 없는거 같습니다. 최소 오스카 때 개봉했으면 상 빨로 좀 광고가 됐을텐데 아쉽군요.
그리고 제목에 굳이 분노의 추적자라 붙여야했는지. 장고 언체인드 아님 그냥 장고로 나오는게 차라리 나았을거 같은데, 분노의 추적자는 뭐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