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부터 이름은 좀 들어본 게임이었다. 2D 마인크래프트라고들 하더라. 헌데 마인크를 못해봐서
어떨지 감이 안 왔었다. 그러다가 전에 안드로이드 마켓에서 마인크 포켓을 100원에 팔길래 해봤다.
그냥 존나 집짓기만 있더라......종이접기 레고 등 손 써서 뭐 만드는걸 좋아하긴 하지만 겜에서
사부작대서 뭐 만드는건 전혀 내 취향이 아니다. 그래서 마인크와 테라리아에 대한 기대감은 거의
사라졌다.
헌데 작년 스팀 연말세일에서 2.74인가? 그정도에 팔더라. 호 이정도면 할만하지 않을까? 싶어서
샀다. 캐릭터 커스터마이징 그딴거ㅇ벗고 바로 시작하니 그냥 풀밭에 떡 나왔다. 뭐 어쩌라고.....
도끼로 나무 긁으니까 나무가 박살나면서 목재가 우수수 떨어졌다. 대충 집 지어봤다. 밤이됐다.
좀비랑 눈깔괴물이 마구 왔다. 조 온 나 셌다......걍 털리고 하늘에서 비석이 뚝.
그리고 몇주동안 안했다.
그러다가 나중에 다시 건드려봤다. 땅을 파기 시작했다. 그리고 몇주를 타임워프 해버렸다.
땅파기가 그렇게 재미있는 줄 몰랐다. 구리곡괭이로 땅을 한칸씩 파내려가다보면 자연 동굴도
나오고 물도 나오고 몹도 나오고-_- 그러다가 광석이 나오는 거다. 구리가 나오길래 오오!
하고 캤다. 계속 캐 모으다보니 어느새 꽤 깊이 왔더라. 올라갈 수가 없었다.......그리고 땅속에서
나오는 몹들은 좀비랑 눈깔괴물 저리 꺼져라 할 정도로 셌다. 슬라임에게 오체분시 당해봤는가?
그렇게 모은 구리를 가져다가 구리 괴로 만들고 그걸로 구리 방어구를 만들었다. 룩 존나 후졌다.
근데 재밌었다! 정말로. 바로 다시 땅을 팠다. 철이 나왔다. 은, 금도 나왔다. 뭘 했는지 정확히
기억이 나진 않는다. 그저 미친듯이 땅파고 광석모으고 보물상자 루팅하고 하다보니 그냥 시간이
미친듯이 가더라. 그리고 깨달았다. 이 게임은 '본격 모든 장비 직접 조달하는 용사물' 이다.
구리, 철, 은, 금, 그리고 특수광석 몇가지. 이 각각의 광물마다 방어구세트와 각종 도구 무기가
다 있다. 그렇게 템 티어가 올라가는 재미가 정말 굉장했다. 그러다가 첫번째 보스 '크툴루의 눈깔'
을 만났다. 털렸다......결국 템 더 좋게 맞춰서 잡아냈다. 다른 보스들과의 싸움도 정말 재밌었다.
화려한 이펙트나 스킬같은거 없이 단순한 공격만 하는 전투가 이렇게 긴박하고 스릴 넘칠 줄은
상상도 못했다. 내 게임인생 전투 중 거의 최고였다.
어느새 노말모드 최종보스 '고기벽'을 잡고 하드모드로 진입했다. 이 하드모드는 패치로 그냥
업데이트 되었는데 이거 장난이 아니다. 확장팩으로 팔아도 될 정도인데 그냥 무료 업데이트 했다.
제작자에게 영광을! 하드모드는 또 새로운 세계였다. 정말 몇주간 정신줄 놓고 플레이했다.
방학이라서 가능했던 일...
테라리아에 관해서 쓰려면 글이 너무나도 길어지기에 여기까지만 쓰도록 하겠다.
그래픽 : 추억의 도트그래픽. 미려한 그래픽도 좋지만 이런 레트로삘 나는것도 매우 좋아한다.
레트로지만 너무 후지지 않고 나름 멋있는 그래픽.
사운드 : 이 게임에 들어있는 BGM 종류는 그리 많지 않다. 근데 게임에 몰두해서 신경도 안
쓰인다. BGM 자체도 괜찮은 편.
조작감 : 맨 처음엔 걍 점프 뿐. 허나 계속 템을 맞춰나가면서 그래플링 훅, 로켓부츠, 날개 들을
얻을 때마다 신세계가 펼쳐진다. 게임 세계를 돌아다니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특히 로켓부츠는 정말 아이언맨이 된 것만 같았다. 캐릭터와 하나가 된 것 같은 조작감.
플레이타임 : 최종 티어 템까지 맞추려면 20~30시간? 헌데 난 그 후에도 계속 하다보니
268시간이다.....멀티플레이가 있어서 거기서 놀다보면 시간 슝슝간다. 다만 멀티
가보면 게임 막 시작한 놈이 싱글도 안해보고 와가지고 뭐 어떻게해야하냐고
하나부터 열까지 묻는 병신들이 많아서 좀 짜증난다. 구걸도 장난 아니다.
계속 뭐 달라고 쨍쨍댄다. 그런 놈들만 제외하면 딴사람들과 같이 땅파고 광석캐고
보스레이드하고 집짓고 pvp하고 등등 아주 재미있다.
정말 정말 재밌게 한 게임.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는 것은 정말 신나는 일이다. 테라리아 맵뷰어를
구해서 자기가 플레이한 맵을 불러와보면 그동안 땅판거 보고 깜짝 놀라게 될 것이다. 스팀에서
9.99에 팔고 난 2.74에 샀지만 40달러 주고 샀더라도 전혀 아깝지 않았을 게임.
정말 추천하는 작품이다. 후속작을 제작중이라니 매우 기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