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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재] 게임을 하면 이겨야지!! 이건 병이다. (30) 2016/06/07 AM 07:59

PvP류 게임에 임하는 나의 각오는 디바의 대사와 전혀 다를 바 없다.

나는 게임을 하면 이겨야 직성이 풀리고, 패배는 제발 꺼져줬으면 하는 불청객이다.

예전엔 유저 대 유저 특유의 긴장감이 부담스러워서 제대로 대전게임도 못했는데,

철권에 입문하고 FPS를 만지고, 결정적으로 롤과 만나면서 내 어딘가가 뒤틀린 느낌이다.


롤을 처음 했을 때, 아무것도 모르고 원딜을 잡은 내게 서폿을 해주던 친구는 점잖은 평소의 인성을 내던지고

내게 포풍같은 욕을 퍼부었다. 그걸 한 세시간 내내 들으니 처음으로 게임을 하면서 독기를 품었더랬다.

실버였던 그 친구를 제끼는 데에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고, 이내 다이아의 문을 두드리던 나는 한계를 만난다.

나는 평범한 것 보다는 나은 수준이지만, 그렇다고 최상위에서 놀기에는 부족한 그런 실력이었고, 그것은

장르를 불문하고 적용되는 법칙이었다. 롤이든 도타든, 배틀필드든 레인보우든, 철권이든 피파든 간에

나는 10분위로 치자면 3에 가까운 위치였다. 어떻게 해도 2나 1은 될 수 없다.

내가 즐기던 게임들은 하나같이 최상위에 가기 위해서는 피지컬을 요구했다. 타고나는 것을 어찌할 수는 없다.

비유하자면 나는 인섹이 아닌 클템에 가까운 플레이어였다. 어떻게든 머리를 굴려서 딸리는 피지컬을

극복해야 하는 쪽이다. 그리고 여기에는 명백한 한계가 존재했다.

그렇기에 나는 게임을 말 그대로 매번 이길 순 없다.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지만, 역시 언제나 이기길 희망한다.

그게 매번 지는 것보다 훨씬 즐겁고, 때로 지는 것보다 즐겁기 때문이다.

나는 내가 팀원 중 가장 잘 하는 플레이어이기보다는 가장 못하는 플레이어이기를 원한다.

내가 가장 강한 팀은 기껏해야 3의 위치가 최고다. 하지만 내가 버스를 탄다면 이야기가 다르겠지.



이건 일종의 정신병이다. 모든 유저에게 공평해야 하기에 게임의 밸런스는 항상 50 대 50으로 수렴하게끔 된다.

설사 최상위 플레이어일지라도 이 법칙에 거역하는 것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내가 금손을 가졌더라도 나는

더 잘하는 누군가와 매칭되어 패배를 맛봤을 것이고, 기분나빠 했을 것이다. 결국 변하는 건 없다.

때론 이기고 때론 지는 게 PvP 게임의 순리다.

문제는 나처럼 정신병 걸린 놈들이 가끔 분노를 애먼 방향으로 표출한다는 거다. 나보다 정신병이 더 진행된

놈들은 모든 책임을 팀원에게 전가한다. 이해한다. 계속 자기 못한 게 뇌리에 아른거리는 데

이걸 지우려면 팀탓을 하는 게 젤 편할거다.

다만, 이 스트레스는 내가 해결해야 할 것이지 팀원들 몫이 아니다. 베풀면 안되고 내가 끌어안고 가야하는 거다.

특히나 팀원과 한 마디 의사소통도 없다가 버럭 결과창에서 욕하는 놈들은 정신병 말기를 의심해봐야 한다.

그런 놈들의 말로가 어떤지 잘 봐온 과거가 있어 다행히도 나는 아직 병의 진행이 더딘 듯 하다.


말하기 좀 부끄러운 일이지만, 루리와치 팟에서 게임을 뛰면서도 때로는 주화입마에 걸릴 뻔한 순간들을 맞았다.

아니, 사실 열이면 아홉은 그런 순간들이었다. 솔큐를 돌려도, 다른 지인들과 돌려도 잘만 적립되던 승리가

왜 루리와치 팟에만 오면 거짓말같이 패배로 변환되는 것인가? 어쩌면 저것도 하나의 변명이다. 그저 내가 못했고

상대가 우리보다 잘했을 뿐인데.


나랑 같은 병을 앓는 사람이 혹시 이 글을 보고 있다면, 나중에 게임을 할 때 지더라도 어휴 울팀 노답, 이런 채팅은

싸지르지 말자. 졌으면 그게 너무도 싫은 본인만 불쾌하면 되고, 즐겁게 겜하는 다른 사람 방해를 하면 안된다.

게다가 이딴 트롤링은 피해자들이 채팅 차단을 미리 해두고 겜을 시작하게 만들어서 멀쩡한 의사소통마저 차단할

우려가 있다. 더 많은 게임을 이기고 싶다면 먼저 자기부터 존나 잘하려고 노력하고, 팀원들이랑 소통도 해가면서

해보자. 그게 안되더라도 나 혼자 씨발씨발거리자 제발. 우리같은 병자들이 활발하게 분탕질 쳐서 빚어진 게

우리나라 온라인 게임 채팅의 현 주소다. 빡겜을 하고싶으면 빡겜전문팟을 꾸려서 달려라. 괜히 정상인들에게

똥을 던지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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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스아포칼립틱    친구신청

글을 참 잘 쓰시네요 ㅎ
제가 이래서 이런류 게임에는 손도 안 대요 ㅋㅋㅋㅋ
10분위로 치면 3정도라고 하셨는데, 8 이하인 저는 한번 해보고싶은 것도 꾹꾹 참아야 함 ㅋㅋㅋ

인꾸르    친구신청

이악물고 하시면 분명 실력은 늡니다...그동안의 즐거움을 댓가로요 ㅋ

파란나비º    친구신청

그렇죠. 이기면 게임이 더 재밌어지는건 사실이지만 병적인 집착은 오히려 자신이 게임을 하게되는 근본을 잊게되는거 같아요. 그래서 요새는 콘솔게임이 좋더라구요.

인꾸르    친구신청

그러게요 저도 느긋하게 겜을 하고픈데...싱글 겜 붙잡으면 어딘가 휑한 느낌이 드는게..이것도 병인가봐요 게임을 더이상 순수하게 못즐기는듯함 두려움이 드네요 ㅜ

로맨시아    친구신청

그래도 충분한 게임센스가 있어 보이시네요.
전 손고자라 그렇게 못하거든요. ㅠㅠ
글도 흡입력 있는게 잘 쓰십니다.
좋은 글 잘 봤습니다. ㅎ

인꾸르    친구신청

감사함니다. 분명 발전하실수 있슴니다. 제가 바로 손고자였거든요...ㅎ

명탐정 김얼음    친구신청

친구중에 굉장히 승리에 집착하는 녀석이있어서 같이 게임하기싫어요... 공감합니다

인꾸르    친구신청

저도 병자지만 주변에 무수한 말기환자들 덕에 제가 병이 진행이 덜된 것 같슴니다. 반면교사의 예이니 그들에게 고마워해야할듯 ㅎ

퓨어푸어기둥    친구신청

저도 고딩때는 딱 그런 성격이었는데..

일단 주변인들에게 굉장한 민폐라는걸 깨달은 뒤론 자제합니다

매번 가볍게 즐기자고 머리속으로 되내여도

결국 게임하다보면 승부욕 붙어서 지면 대개 허탈해하고

그렇긴했지만 ㅋ

그래도 나이먹으니까.. 그냥 혼자 씨발씨발(...)하는 수준으로 떨어졌네요

팀원을 욕하는건 속으로만 합시다 ㅎㅎ

인꾸르    친구신청

밖으로 꺼내는 순간 어떤방식으로든 굉장히 불편한 상황이되죠

에드몽 당테스    친구신청

칼럼쓰듯이 잘쓰시는군요
저도 승리에 몹시 집착하는데 그래서 지금은 컴퓨터하고만 놉니다
그러면 적어도 제 한계에만 화를 낼 수 있거든요 PVP는 최대한 지양하고있어요.
어느순간 깨닫고나서는 이것도 병을 극복하는 하나의 방법이겠구나 생각이 들어서
실행에 옮겼죠.

인꾸르    친구신청

컴까기가 정말 이상적인데...하다보면 질려버리니까요 ㅜ 개인에 따라 레벨디자인이 변화하는 건 pvp만의 매력이라 쉽게 놓질 못하네요 큰일임니다 ㄷㄷ

에드몽 당테스    친구신청

저는 1:1대전보다는 팀꾸려서 맞서싸우는 난전겜을 좋아해서 그런류만 즐겨왔거든요
지금도 그런게임할때 심장 두근거리는 그 감정 잊지못하죠ㅎㅎ 근데 일단은 스스로
제어하는게 먼저라고 생각해서 일부러 거리를 두고 있습니다. 말 그대로 자가치료중인거죠...

reonhart    친구신청

3의 실력을 가지신게 부럽네요. 저는 홀스와 같이 만년 실버라...OTL
랭겜만 해도 천판 이상을 했는데 도저히 골드를 못 가는 저주받은 손이지요.
어릴때 부터 친구들이 저에게 너는 게임하면 안된다고 했으니 -_-;;

인꾸르    친구신청

자신보다 잘하는 사람을 옆에두고 약간의 욕을 곁들인 애정어린 조언을 받으신다면 분명...개선될검니다 제 대리기사 친구가 그런식으로 브론즈 한명을 골드로 끌어올리더라구요 ㄷㄷ

쵸콜릿무스    친구신청

ㅋㅋㅋ 저랑 비슷하네요 딱 플레급 백분위로 치면 상위 2~30%... 10%는 절대못감

딱 한번상위 10% 급에 가본게임이 있는데 월탱이였드랬죠 이게 FPS를 가장하긴했는데 피지컬은

거의 요구하지 않는 게임이라..

Farplane    친구신청

저도 어렸을 때는 지는걸 굉장히 싫어해서 오락실에서 기계 발로차다가 쫓겨난 기억이 있네요. 나이먹으면서 화도 낼 줄 모르게 되고, 져도 분하지도 않게 됬지만, 유독 지인들끼리 혹은 지인들과 같이 팀을 이뤄서 하면 지는게 참 분합니다... 그렇다고 그걸 표현하지는 않지만 모르는 사람들이랑 하는 게임이 더 맘이 편할 때가 있어요. 지인과의 게임은 기쁨 두배 패배감도 두배 같아요.

연금술사알케    친구신청

한국사람들이랑 게임하기가 겁이 날 때가 많죠.

자기도 뭐 하나 잘한거 없으면서 남들 보고 너희 탓이라며 이를 바득바득 갈고...

게임도 잘 보면 대학 조별과제의 연장선 같습니다.

외과의사용팔이    친구신청

전 한 7쯤되는듯 그래도 강박적인 골드보단 맘편한 브론즈가 좋아서ㅋㅋ

돌아온 아이스    친구신청

정신병은 아닌듯;
지면 화나고 이기면 좋은게 당연 사람 심리라
이걸 직접 말또는 채팅으로 표출하는건 예의의 문제지 정신병이라고
까지 비약할 필욘 없어보입니다
팀게임에서 패배의 원인은 분명히 한두사람의 문제로 그렇게 될수있다고 봅니다.
무조건 진게 자기탓은 아니고 나보다 못한 다른 팀원때문에 질수도 있죠
이경우도 그냥 내탓이오 하고 넘겨버리면 이역시 자기스스로의 정신승리가 아닐지..
그래서 전 지인과의 게임에선 서로 못한건 못했다 패배의 원인은 너다 혹은 나다하고 반드시 이야기하고 받아들여요
공방도 그냥 남이 욕을하던것도 많이 열받았구나 생각하고 딱히 대꾸안하고 넘기게 되고..
그렇다고 제가 막욕을 하거나 그러진 않지만..

나도너몰라    친구신청

정신병까지는 아닌거 같지만 단순히 예의라고 하기에도 뭔가 무리가 있는 사람들은 존재하는거 같네요.
인성의 문제가 아닐런지.
남탓하는건 사람이 가진 방어기제중에서도 덜 성숙한 방식중 손에 꼽히는데다
님처럼 잘못된것을 논하고 인정하려기보다는
뭔가 잘못된걸 말하려고하면 겜 끝났는데 왜 들쳐내고 지랄이냐라고 반감을 드러낸다든지
누군가의 잘못을 지적하면 피장파장으로 너는 이거 잘못했는데 지만 잘났냐
이런 인성의 미성숙함이 곳곳에서 나타나는게 경쟁류 겜의 특징이 아닐런지..
곱게 말한다손 쳐도 지적or문제제기 = 날욕함 이라고 받고 흥분하는 사람이 많음.

액션골룸    친구신청

전 결과에 집착하는 사람들이랑은 같이 게임이나 운동 안함
그냥 즐기자고 하는건데 죽지살자 달려들고
좀만 안풀리면 개정색하고

매운떡볶이    친구신청

언제나 예외는 있는게 트롤러들이 항상 하는말이 즐겜합시다임

비추버튼    친구신청

우리편 못하네 = 나 방금 죽음
나혼자 겜하냐? = 나 방금 혼자가서 죽음
점령 안하냐? = 나 방금 한명잡고 죽음
니들 머함? = 여기 어디임?
왜 탱 없냐? = 난 탱 안함
왜 힐 없냐? = 난 힐 안함
내가 캐리했네 = 킬많이 먹음
적 스나 왜 안잡냐? = 방금 스나한테 죽음
우리 스나 머함? = 방금 스나한테 죽음
니들 수비 안하냐? = 시작하자마자 공격가서 죽음
이걸 지네 = 왜 지는지 모름

아리나공주    친구신청

스타1 시절에 이미 해탈을 해서...
게임은 이기던 지던 그냥 즐기는편...

IAMGAME    친구신청

안녕하세요. 디아블로입니다.
루리와치도 실력편차가 커요. 저도 초반에 팀플을 맞추려고 열심히 오더도 내리고했는데 다들 잘 따라오는건 아니더라구요.
다만 파플을 하면 구성원들이 이기고 지고르 떠나 그 파티의 문제를 파악하고 계속해서 발전해 나갔으면 하는 희망이 있네요.
그러기 위해선 같이 하시는 분들이 끊임없이 의견교환을 나눠야겠죠.
그리고 빠대는 빠대로 즐기면 되고 곧 랭겜이 나올테니 그 때는 좀 더 손발 맞는 분과
높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면 되지 않을까 합니다. ㅎㅎ

할아버    친구신청

목표가 승패인게임에서 승에 목적을 두는건 이상한게 아니져.
다만 내 위치가 어디쯤인지 분수를 알고 인정하면 마음이 편해지는데 "난 여기있을 사람이 아닌데" 라고 자기 분수를 파악못하는 순간부터 ㅚ로워짐.

kuku032    친구신청

게임이라는것의 정의와 목적을 생각하시면 됩니다.
즐기기 위한게 게임이지 이기기 위한게 게임은 아니니까요
즐기려고 하는것이 아니라 이기려고 하는것이라고 생각이 든다면 게임을 그만두는게 좋다고 봅니다.
이기려고 한다면 그때부턴 스트레스 받을수 있기 때문에용

ILUVMINZY♡    친구신청

FPS를 십 몇년 하다 보니 어느순간 자연스레 깨닫게 되더군요.

승패보다 내가 방아쇠를 당기는 한순간 한순간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freedomx10a    친구신청

저는 취미 생활에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그건 더이상 취미가 아니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최대한 승부욕을 자극하지 않는 게임만 찾는 건지도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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