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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k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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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재] 쒸이벌 불편한 군단... (4) 2016/10/13 PM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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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줄리 아씨> 강독 발제를 맡아서 진행했다. 꽤 유명한 희곡이라고 한다.

 

 졸업반이라 그냥 막하고 싶었는데 조별과제라 얼굴거죽이 충분히 두껍지 않아 그냥저냥 열심히 했다.

 

 애초에 작가도 계급적, 젠더적 권력의 불합리함을 토로하는 작품인데다

 

 주인공인 줄리는 미친년처럼 보일 정도로 다채로운 기질을 지닌 애였다.

 

 그런데 얘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서 '여성우월적'이라는 단어가 한 번 나왔다.

 

 난 그게 문제가 될거란 생각을 발제문을 세 번 정독하면서도 해보질 못했다.

 

 나머지 조원 두명도 여자인데도 별 반응이 없었기도 했고

 

 남성혐오, 반(反) 여자 반 남자라는 설명이 더없이 잘맞는 인물상이 바로 줄리였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여성적 역할에 매몰되고 마는 모순적 인간상이 작품의 포인트이기도 하고.

 

 근데 끝나고 질문을 받으니 웬놈이 말 끝나기가 무섭게 손을 번쩍 든다.

 

 덩치도 있고 머리도 짧아서 꽤 무서운 인상이었는데 목소리가 얇았다.

 

 어째서 줄리가 여성우월주의적인거냐. 어머니 따라서 그냥 양성평등 아니냐.

 

 적어도 양성평등주의자였다면 약혼자를 채찍으로 때려가면서 똥개 훈련시키지도 않았을 것이고

 

 자신이 귀족이라는 것까지 이용하면서 남자들을 놀리고 부리지는 않을 것 같은데.

 

 그런 면에서 줄리의 어머니는 '페미니스트'일지 몰라도 줄리는 그렇게 보여서 그렇게 썼다고 하니까

 

 이제 또 자기가 보기에는 굉장히 다양한 면모가 뒤섞인 인물같은데 왜 이렇게 페미니즘적인 인물로 이야기하냐고 묻는다.

 

 줄리는 페미니즘 사상을 주입한 어머니와, 당대의 '일반적 관습'을 주입한 아버지로 인해 존나 분열적인 정체성을 가진 애다.

 

 그걸 발표시간 내내 떠들었더니 하는 소리가 저거라서,

 

 질문 준비하시느라 발표를 못들으셨나봐요. 저희 얘기가 그거였는데

 

 하니까 얼굴이 싹 무표정으로 변한다. 교수도 눈치챘는지 그쯤에서 정리한다. 어차피 둘이 같은 얘기 하고 있다고.

 

 난 질문자가 불편한 군단 소속인지 아닌지는 모른다. 그냥 외관만 보고서 멋대로 단정한 면이 있다.

 

 하지만 강의가 끝나고 그 일을 곱씹어보니 어쨌든 매운 갈비들에게 화가 났다.

 

 페미니즘, 여성ㅇㅇ주의 같은 말이 남자의 입에서 나오기만 하면 거품을 물고 달려드는 씌벌것들 때문에

 

 대화다운 대화가 안된다. 얼마 전에도 문학이론 분과에서 페미니즘 얘기하다가 서로 지랄난 후배 남녀들땜에 줫같았는데

 

 뭔가 건드려선 안되는 성역인 양 언급만 하면 화약고가 된 꼬라지가 어이가 없다.

 

 페미니즘은 성역도 뭣도 아닌 그저 사상이자 이론일 뿐이다. 그런 기조가 현재 젠더구조에 기여한 바야 막대하지만,

 

 여성의 행동에 면죄부를 주기 위해 만들어진 건 아니다. 

 

 메갈련들이 쿵쾅거리지 않았을 때가 그립다. 그땐 그래도 서로 어느 정도 담론에 거리를 뒀는데

 

 적극적으로 나서서 당당히 개소리를 하는 걸 보면 이제 이쪽도 반사적으로 공격적으로 나간다.


 하 암세포같은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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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몽 당테스    친구신청

고생하십니다...쓸데없는 사상주의에 다들 허우적거리는 꼴이 참;

Tokin    친구신청

미국 코미디언이 페미니즘을 꺼려하는 풍조를 이야기한게 새삼 다시 와닿네요..

공허의 고윤하♥    친구신청

어디가던 있구만

환관    친구신청

개소리는 그냥 지나치는게 가장 편한데 그걸 꼭 받아쳐야 할 때 정말 짜증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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