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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치는 저도 모르게 목을 매만졌다. 교수대의 밧줄이 목에 휘감긴 느낌이 들었다. 샌슨은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 가는 숨소리만 냈다. 반면 리타는 태연자약했고 칼은 완전히 여유만만했다.
닐시언은 매서운 눈으로 칼을 노려보았다.
“국왕 모독은 사형이라는 걸 아십니까?”
그러자 칼이 놀란 듯 눈을 크게 뜨며 되물었다.
“모독을 느낄 줄은 아십니까? 전하의 머릿속에는 전쟁에 대한 생각뿐이실 텐데.”
후치는 당장이라도 칼을 붙들어 말리고 싶었다. 칼은 이젠 숨기지도 않고 닐시언에게 비아냥거렸다.
칼 역시 헬턴트 사나이였다. 그는 헬턴트식 배짱을 부리고 있는 것이다. 자신을 죽이는 것 말고 네가 뭘 더 할 수 있느냐? 하지만 내 목숨은 내 것이고, 내 마음대로 종말 처리 하는 것이니, 네가 날 죽이는 것이 아니라 내가 원해서 죽는 거다. 결국 넌 나를 죽일 수조차도 없다. 멋대로 해볼 테면 해봐라. 요컨대 이런 것이었다.
닐시언은 소파의 팔 받침 부분을 꽉 쥐었다. 굳이 그의 얼굴색이 달아오르는 걸 보지 않더라도 그가 얼마나 화를 참고 있는지 누구나 알 수 있었다.
“당신은……”
닐시언은 입술을 한번 적셨다.
“어전 회의에 가봤자 지금 들은 것보다 더 명료한 의견을 들을 것 같지 않습니다.”
한껏 억누른 음성이 그에게서 나왔다.
“고견이 있다면 들려주십시오. 겸허히 수용하겠습니다.”
완벽한 항복 선언이다. 후치는 겨우 제대로 숨을 내쉴 수 있었다. 목에 감겼던 교수대 밧줄을 누군가 풀어주는 기분이다. 샌슨도 그와 비슷했는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칼은 여전히 닐시언을 향해 삐딱한 자세를 유지했다. 그는 리타를 가리켰다.
“고견이라…… 글쎄요. 저 보다는 스마인타그 양께 여쭤 보시는 게 더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러자 닐시언의 시선이 리타에게로 옮겨갔다. 리타는 방금 전 칼과 같이 어려운 말들을 막 해댔었다. 칼이 그녀에게 떠넘긴다는 것은 그만큼 아는 게 있단 소리 같았다.
리타는 능청스럽게 닐시언의 시선을 받아 넘겼다. 먼저 물어보지 않는다면 결코 말해주지 않겠다는 듯이 말이다. 그녀가 원래 그런 태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닐시언이 알 리가 없었다. 닐시언은 다시 한번 자신을 진정시키며 키가 멀대 같이 커다란 여자에게 말했다.
“고견을 들려주십시오.”
리타는 무릎위에 올려두고 있던 손을 풀었다. 그녀는 다소 귀찮지만 어쩔 수 없이 상대해 준다는 식으로 입을 열었다.
“일반 적이 경제 상황 하에서는 가격 상한선을 설정하는 등의 방식으로 물가를 억제할 수 있습니다. 강제성을 띄기 때문에 효율적으로 이뤄지진 않지만 단기간동안은 효용을 볼 수 있고, 그 동안 여러 가지 연계된 정책을 시행하면 큰 혼란 없이 정책의 효용을 거둘 수 있죠. 하지만 지금은 전시입니다. 강제로 물가를 제한해서 발생하는 부정적인 효과들을 감시하는 비용이 더 많이 발생하지요. 시장 자체의 안정화 기능에 기대기 힘듭니다.”
리타는 말하다 닐시언의 얼굴을 한번 바라보았다. 닐시언은 경청하고 있긴 했지만 눈이 연신 깜박이고 있었다.
“전하는 경제학을 아십니까?”
“…… 어느 정도는 알고 있습니다.”
“거의 모른다는 말이군요. 알겠습니다. 그에 맞춰서 설명해 드리지요.”
닐시언이 얼굴이 빨갛게 물들었다. 후치와 샌슨은 다시 목이 조여드는 느낌을 받았지만 칼은 무표정하게 바라보고만 있었다. 하지만 그의 입꼬리가 희미하게 올라가 있는 것을 후치는 보았다.
리타는 다리를 꼬며 그 위에 손을 올려두었다. 정확히 말해서 깍지를 껴 무릎을 감쌌다는 표현이 알맞을 것이다. 그녀는 편안한 자세로 이야기를 계속했다.
“현재 바이서스에서 소금을 해외에서 유통하는 상단은 얼마 없습니다. 독점일 경우는 앞서 칼과 제가 우려했던 것처럼 가격상승의 악순환이 발생합니다. 수입 소금의 가격이 떨어지면 우리나라 소금의 경쟁력이 하락하고, 그것은 국내 소금시장의 사양화 및 대규모 상단의 북부대로 진출 확장을 초래합니다. 대규모 상단은 당연히 규모가 커지게 되고 가격을 마음대로 설정 가능하게 되지요. 초반엔 저렴하게 공급해서 일시적으로 경기가 제대로 돌아가게 보이도록 만듭니다. 하지만 실제는 국내 소금 시장을 황폐화 시키는 목적이지요. 국내 영세 소금 채취 업자의 도산은 이런 과정에서 이루어집니다. 그렇게 국내 소금의 공급량이 줄어들면 본격적으로 가격을 올립니다. 소비자는 사기 싫어도 그 소금밖에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비싼 돈을 지불하고 사게 됩니다. 그것은 급격한 물가상승을 가져오지요. 거기다 헤게모니아에서는 바이서스의 소금시장 정황을 알고 공급가를 높게 책정해버릴 수 있습니다. 공급가가 높아졌다면 당연히 소금 판매가도 높아질 테고, 이 늘어난 분만큼 상인이 아닌 소비자가 부담해야 하는 겁니다.”
그녀는 학생을 가르치는 교사처럼 차근차근 말했다. 그래도 후치나 샌슨은 전혀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닐시언은 그런대로 이해하는 모양이었다.
리타는 호흡을 가다듬고 다시 말했다.
“하지만 독점이 아니라 과점의 경우는 몇 개의 대규모 상단이 경쟁을 벌이게 됩니다. 이 경우 가격을 효율적으로 설정하게 되겠지요. 같은 품질이라면 가격이 싼 물건을 살 테니까요. 하지만 여기서 발생하는 문제가 담합입니다. 과점 상인들끼리 가격을 짜 맞춰서 설정하는 것이지요. 담합은 규제하기 힘듭니다. 피해가는 방법이 여럿 있거든요. 가령 한 상인이 자신보다 저렴한 가격에 소금을 파는 것을 본다면, 자신이 판 가격과의 차액의 배를 돌려주겠다고 공지합니다. 그러면 사람들은 그 상인 것만을 사려고 하겠지요. 따라서 다른 상인들은 그 상인과 가격을 똑같이 설정해버립니다. 이게 일종의 암묵적 담합의 한 형태죠.”
“저, 그러면 바이서스는 현재 과점 상태란 말씀이십니까?”
“네. 아직까지 상단간의 균형은 잘 이루어지고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문제가 되는 것은 헤게모니아의 과세지요. 과세 때문에 높아진 금액만큼 판매가가 높아지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하는 겁니다. 거기까진 잘 보셨어요. 그 앞을 예측하지 못한 게 문제지만요.”
“…… 해결 방도는 없습니까?”
리타는 일행에게 이야기할 때와 달리 옅은 미소조차 띄지 않았다. 그녀는 당황하는 닐시언에게 계속 고저 없는 어투로 말했다.
“그것을 이해시키기 위한 설명이었습니다. 어떤 것을 하면 안 된다는 측면입니다. 해결책으로 넘어와서 보자면 가장 기본적으로는 경쟁을 유치하는 방법이 있겠군요.”
“경쟁이요?”
리타는 고개를 끄덕였다.
“간단히 이야기하자면, 영세 상인들을 보호하는 정책을 마련하고 일정 규모 이상의 거래에 세금을 높게 책정하면 됩니다. 영세 상인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국가가 지원해 주는 것이지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효과가 적습니다. 대상인과 영세 상인과의 격차가 상당히 크기 때문이지요. 그러면 편법으로 대상인 끼리의 경쟁을 심화시키는 방도가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세력이 약한 쪽을 국가가 암묵적으로 밀어주는 것이죠.”
“그건 불법……”
“불법입니다. 하지만 어떻게든 하고자 하려면 할 수는 있겠지요.”
“흠……”
닐시언은 입을 다물며 생각하는 듯 했다. 하지만 리타는 그가 가만히 생각할 틈을 허용치 않았다.
“두 번째 방법은 자금 순환의 활성화를 촉진하는 것입니다. 국가적 차원에서 커다란 사업을 벌이는 것이지요.”
후치는 옆으로 넘어가는 머리를 간신히 제어했다. 어느 순간 눈꺼풀이 가라앉고 있었다. 그리고 그는 반대쪽으로 머리를 넘기고 있는 샌슨의 다리를 툭툭 쳤다. 샌슨이 번쩍 눈을 뜨면서 주변을 살피더니 천천히 자세를 바로했다.
리타는 여전히 닐시언에게 경제를 강의하고 있었다. 그녀는 의아해하는 닐시언에게 손을 펼쳐 보였다.
“되도록 클수록 좋습니다. 많은 사람이 동원되고 많은 자금이 융통될 수 있는 것으로 말이에요. 음, 지금 소금 이야기가 나왔으니 북부대로 정비 사업 같은 것도 괜찮겠죠. 험악한 북부대로를 정비한다면 앞으로 교역이 한층 더 활발해 질 테니까요. 단순히 대상인 뿐만 아니라 영세 상인들도 말이에요.”
닐시언이 탐탁치 않은 듯 머리를 휘저었다.
“그런 방법은 알고 있습니다만, 어디서 그런 자금을 융통할 수 있겠습니까? 지금 나라의 국고는 자이펀과의 전쟁 때문에 여유가 없어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 형편입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사치세를 증가시키고 누진세를 부여하는 것이지요. 가난한 사람 백 명에게 돈을 더 걷는 것 보다는 부자 한 명에게 걷는 게 훨씬 쉬운 법이에요.”
“하지만 대부분의 귀족들은 반대하지 않겠습니까?”
“그렇군요. 이 바이서스는 왕정이 강하지 않으니까요.”
냉철한 말에 닐시언의 표정이 다시 굳었다. 그 자신도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타인에게 직접적으로 들이니 기분이 가히 좋진 않았다. 하지만 그는 일단 참기로 한 것, 끝까지 들어보잔 심정으로 기다렸다.
리타가 말했다.
“바이서스의 귀족들은 자신들끼리 뭉치기를 좋아하지요. 왕권에 대항하기 위해서요. 그 말은 뭉치는 구심점에 따라 방향이 결정된단 말입니다. 만약 본보기가 나온다면 그들에게 제대로 된 충성심을 요구할 수 있겠지요. 더불어 사업에 필요한 돈도 말이에요.”
“본보기…… 라 하셨습니까?”
“구심점이 되는 사람일수록 좋겠지요. ‘자, 봐라. 이 사람은 이렇게 했다. 그런데 너희가 이렇게 안 할 거냐?’라고 추궁할 수 있어요.”
“하지만 지금 바이서스로는 힘든 일이군요.”
닐시언의 표정은 암울했다. 그러나 리타는 여상스럽게 다리를 반대로 꼬았다. 길고 잘빠진 다리가 순간 닐시언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제가 말한 건 어디까지나 차선책입니다.”
“차선…… 이라니요?”
“최선은 바로 정전을 하는 것이겠죠.”
그녀의 말을 이해하지 못한 닐시언은 어이가 없다는 투로 말했다.
“정전을 할 수 있다면 바로 했습니다. 할 수 있는데 안 하고 있는 게 아니란 말입니다.”
하지만 닐시언의 말은 리타에게 제대로 닿지 못했다. 그녀는 칼을 보고 있었다.
“여기선 칼이 나설 차례겠죠? 펠레일에게 부탁받은 사람은 칼이니까요.”
칼은 아주 실낱같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숙이고 리타의 말을 받았다.
“맞습니다. 전쟁이 끝난다면 물가에 대해서는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닐시언은 이들이 지금 자신과 농담이나 하자고 구는 것인지 의심스러웠다. 칼은 그의 시선을 즐기듯이 가볍게 말했다.
“전쟁을 끝내는 것에 대해서, 저는 칼라일 영지에서 만난 펠레일이라는 젊은 마법사가 들려준 이야기가 생각나는 군요. 조금 전 저희들이 여행에 대해 말씀드릴 때에도 언급한 바가 있습니다만, 그 마법사는 지형, 풍토, 기후 등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리타는 선선히 웃으며 펠레일을 기억했다.
“그는 말했습니다. ‘12월까지 루펠만 해안을 차지하면 전쟁이 끝날 것이다.’”
“루펠만 해안?”
대게 저런 반응은 모른다는 의미다. 칼이 점잖게 대답했다.
“일스 공국에 소재한 해안입니다.”
“아, 그, 그렇습니까?”
“예. 일스 공국에 있는 이 루펠만 해안은 볼품없는 장소입니다. 일사량이 모자라고 백사장도 없어 염전을 할 만한 곳도 아니고, 어패류 채취도 역시 기대되지 않습니다. 항구로 쓸 수 있는 장소도 아닙니다. 아마 군사 지도에는 ‘전략적 성과가 기대되지 않음.’ 이라고 적혀 있을 겁니다. 하지만 펠레일은 대륙을 주유하던 중 루펠만 해안에 잠시 머물렀고, 거기서 놀라운 발견을 했나 봅니다.”
“예?”
“루펠만 해안은 오세니우스 걸프스트림이 대륙에 가장 가깝게 접근하는 장소지요.”
“거, 걸프스트림?”
후치는 언젠가 들은 적이 있는 단어에 고개를 갸웃했다. 칼라일에서 펠레일과 칼이 속닥거릴 때 리타가 언급했었다. 그런데 그게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오세니우스 걸프스트림에 대해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될 경우 생기는 이점에 대해서는 전하께서도 짐작하실 수 있을 겁니다. 펠레일은 그래서 더 이상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닐시언의 얼굴이 점차 익어가기 시작했다. 그와 비슷한 속도로 후치와 샌슨의 얼굴은 창백해져갔다. 닐시언은 굴욕적인 표정으로 말했다.
“거, 걸프스트림이 무엇입니까?”
칼은 입을 딱 벌렸다. 그의 시선은 어떻게 유피넬과 헬카네스 양쪽의 총애를 받는 인간으로서 이다지도 무지할 수 있느냐고 묻는 것 같았다. 거기다 리타는 한술 더 떠서 옆으로 고개를 돌린 채 큭큭거리며 웃고 있었다.
후치는 아마도 저 둘이 상당히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생각했다. 저들은 결코 남을 곤란하게 하는 걸 즐기지 않는다.
“참으로 죄송스럽습니다. 이런, 저 간악한 자이펀을 패퇴시키기 위한 불세출의 전략을 짜내시느라 공사다망하신 전하께 그런 사소한 것은 관심 밖일 것이라는 것을 미처 짐작하지 못했습니다. 용서하십시오.”
칼은 대역죄를 사죄하는 것 마냥 간곡하게 머리를 조아렸고 리타에게선 한층 더 선명해진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그런 만큼 후치와 샌슨은 저 멀리서 점점 교수대의 밧줄이 다가오는 느낌이 들었다.
할 수만 있다면 당장 칼의 입에 재갈을 물리고 싶단 심정으로 후치는 칼을 노려보았다. 칼도 이제 충분하다고 생각했는지 더 이상 비꼬지는 않았다.
“촌부의 무례를 용서하십시오. 우리나라는 해양업이 그다지 발달하지 않은 나라입니다. 그래서 오세니우스 걸프스트림에 대해서 알고 있는 분은 드물 것입니다.”
“크흠.”
“전하. 자이펀은 현재 우리 나라와 교전 상태이므로 중부 대로를 이용할 수가 없습니다. 그러한 나라에서 어떻게 수출입이 가능하겠습니까?”
“그야, 자이펀에는 강력한 해군이 있지 않습니까? 하지만 우리 나라는 해양업과는 별로 상관이 없는 나라라서 그 강한 해군력으로도 우리에게 해를 입히지는 못한다는 것이 다행스럽니요.”
“예. 그 점은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어쨌든 자이펀에서는 그 해군력 덕분에 우리 나라와 교전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영향 없이 수출입을 계속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그 해군력을 사용하지 못할 경우 어떻게 되겠습니까?”
닐시언이 제자리에서 펄쩍 뛰어올랐다. 과장이 아니라 정말로 1큐빗 정도는 뛰어올랐다. 덩달아 후치와 샌슨이 움찔했을 정도다. 닐시언은 새하얗게 질린 얼굴로 물었다.
“그, 그게 가능합니까?”
칼은 여유로운 태도로 대답했다.
“가능합니다. 적어도 12월까지 바이서스가 루펠만 해안을 이용할 수 있게 될 경우 그것이 가능해집니다.”
“12월? 그게 무슨 뜻입니까?”
“12월에 접어들면 대륙의 동쪽 해안에는 계절풍의 영향으로 배들은 거의 북진 항해를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오세니우스 걸프스트림을 이용하면 얼마든지 항해할 수 있습니다. 바꿔 말하자면, 12월에 접어들면 배들은 어쩔 수 없이 루펠만 해안 바로 근처를 지나야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거, 걸프스트림이 무엇이기에?”
“세계에서 가장 큰 해류입니다. 오세니우스 해 전체를 주유하는 거대한 해류지요. 게다가 속도가 거의 6, 7노트에 가까운 초고속 해류입니다.”
걸프스트림이라는 단어에 궁금증을 가지고 있었던 후치는 닐시언과 같이 칼의 이야기에 집중했다. 칼은 해류라는 개념을 교사가 학생에게 가르치듯 설명했다. 간단히 말하자면 그것은 바다의 흐름이었다.
후치는 그런 것을 칼과 리타가 어떻게 알고 있을지 신기해하며 머리를 긁적였다. 리타는 칼 앞의 세 남자와는 다른 느낌으로 칼을 보고 있었다. 그러다 칼의 설명에 추가해 준다든가, 자신의 경험담을 이야기 했다.
“스승을 따라서 헤게모니아로 갈 때가 1월쯤이었습니다. 완전한 겨울이었어요. 헤게모니아 항구가 얼기 전까지 도착하느라고 서둘렀는데 그때 루펠만 해안을 지척으로 지나갔었지요. 만약 그곳에 장거리 포대나 마법사 부대가 있다면 전투함이 아닌 이상에는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을 겁니다.
그런 이야기를 듣고 있는데 궁내부장 리핏 트왈리전이 점잖게 노크를 하고 들어와서 어전 회의의 각료들이 기다리고 있음을 알렸다. 닐시언은 그에게 엄한 목소리로 명했다.
“어명이오! 각료들은 모두 대가리를 테이블에 박고 있으라고 전하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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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대가리 박아 시키는 왕
저기 적어놓은 내용들은 뭔말인지 몰라도 괜찮습니다.
저도 모르니까요.
그럼, 좋은 밤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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