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판을 내기로 한 날입니다.
저녁부터 파주는 비가 내립니다. 덕분에 바지가 좀 젖었네요. 기분도 좀 상념에 젖어듭니다.
출퇴근 시간이 되었네요.
5분이 지나도 오지 않네요. 점점 초조해집니다.
10분이 지나니 멀리서 그녀가 오네요. 저는 어색한 웃음으로 인사를 하고 그녀에게 검사를 하네요.
그리고 그녀가 갈때쯤 우산을 챙겨서 쫓아갑니다.
그녀에게 가까이 다가가 용기를 내서 그녀를 부릅니다.
"저, 잠시만요."
조명에 비친 그녀의 갈색머리가 보입니다. 어제 염색했던 머리가 갈색이었네요. 그녀가 웃으면서 저에게 묻습니다.
"네?"
그런 그녀에게 우산을 줍니다.
"비오는데 이거 쓰세요"
"아! 헤헤."
어색한 웃음, 서로 웃습니다.
"아, 네 ㅎㅎ 감사합니다. 그런데 저, 우산 있는데요. 헤헤"
아뿔사 망했습니다. 이거 처음부터 불안하게 시작하네요.
저는 경직된 웃음으로 대답...
"아아, 그러세요? 하하"
그녀가 가방을 열면서 우산을 꺼내네요. 그리고 웃으며 말하네요.
"그걸로 쓸까요? 흐흐."
순간 저는 그러세요 그렇게 대답하려다 얼버무리며 대답합니다.
"에? 하하. 괜찮습니다."
그녀가 우산을 펼쳐들고 걷자 제가 뒤따라가면서 말을 겁니다.
"저, 괜찮으시면 나중에 한번 만날수 있을까요?"
"네, 나중에요. 헤헤..."
감자님...애매모호한 대답을 내려줍니다. 전혀 예상치 못한 애매한 대답.....;
"아, 그리고 저기, 핸드폰 번호좀 가르쳐주실수 있나요?"
순간 저는 우산을 쓰는것도 잊고 그녀를 따라갑니다.
"나중에...헤...."
그녀가 웃으며 저를 지나치네요.
"아,,,"
나중에라..나중에...나중에라니!???? -_- 으윽 속 쓰려
이제 더이상 그녀를 따라갈 일이 떠오르지 않네요.
잠시 그녀의 뒷모습을 보다가 한숨을 쉬고 돌아갑니다....망했뜨아...
이제 나중에 봅니다 그녀를...4일뒤에 보겠죠.
삼심에 빠지고 순찰 준비를 하려니 현관에 익숙한 얼굴이 보이네요. 제 친한 친구의 여자친구입니다. 비오는 것을 보며 어쩔줄 몰라 하네요.
"응? 여기서 뭐해요?"
"아, 안녕하세요. 오빠 기다리려고 차에 가려고요."
"차에? 흠, 우산 빌려줄게요. 쓰고 가요."
"아니에요. 그냥 맞고 가면 되요 금방인데요 뭘 히히."
"하아....;"
결국 제가 우산을 씌어주며 차까지 데려다 줍니다. 그래도 친구의 여자친구인데 이정도야.
"감사합니다. 오빠 차가 어디 있었는데..."
"음, 차키로 버튼 누르면 소리 나잖아."
"저희 오빠 차는 그런거 없어요."
"아, 맞다..하하."
마티즈 구형 파란색 중고차라 연식이 꽤 됩니다...;
"그런데 언제 끝날줄 알고 기다려요?"
"새벽 1시에 끝난데요. 3시간정도 기다리면 되요."
"헉, 3시간.? 그냥 집에 가! 버스타고 가지 왜 기다려?"
"괜찮아요. 제가 하고 싶어서 하는건데요. 전에는 6시간 기다리고 간적도 있어요. 차에서 티비보고 있으면 돼요."
"아아...그래도 비도 오는데..."
"괜찮아요. 익숙하니까요. 오빠 차가 어디 있지.."
"전화해봐요."
"안돼요. 일하고 있어서 못받아요."
하아, 못난놈 -_-
말하는새 휀스가 있는 쪽까지 가니 차가 보이네요.
"아, 저기있네"
"네, 찾았다~ 키가 어느거였더라~"
여자애가 키찾고 있는 사이 우산을 계속 씌어주는 저
"열렸다~ 흐흐"
"하하, 잘 있어요~"
"네, 감사합니다."
돌아서며 괜히 씁쓸해지네요. 속이 쓰립니다. 너무나..
결국 결판 난것은 없습니다. 또 나중에 4일뒤에 볼 감자님...그런데 이제 어떻게 행동할지 안 떠오릅니다.
12시 49분, 멍하니 음악 들으며 근무 하고 있으니 퇴근하고 있는 친구녀석 발견
"야, 임마. 너 여자친구 차에서 기다려."
"뭔 여자친구?"
녀석이 저한테 가까이 오네요.
"차에서 기다린다고. 빨리 가라. 가~임마."
"에이, 뭘 기다려."
친구녀석이 툴툴거리며 지나가네요. 이그 못난놈... 근데 나도 못났다 참..=_= |
현탱님 저는 왜 가망이 없어보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