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불면증이었다. 소식을 듣기 전날 불면증에 시달렸다.
아침이 되어 친구 J로 부터 소식을 들었다.
고등학교 동창이었던 S의 사망 소식
사고는 뺑소니였다.
그저 일면식이 있었던 사이로 구릿빛 피부에 밝고 누구와도 어울리던 S.
문득 그와 마주칠때면 어서 오라며 환하게 마주하던 얼굴이 떠오른다.
로드바이크 경주 연습을 하던 그에게 트럭은 인정사정없이, 순식간에 밀고 지나가버렸다. 어두운 밤이었다.
사고는 그야말로 순식간이였다.
그리고 반나절동안 병원에 수술을 받다 그는 고통스럽게 죽었다.
J로부터 부고를 듣고 고민을 했다.
그러나 결국에 가기로 마음을 먹었다.
장례식은 언제나 그렇듯 음울한 풍경이다. 그속에 S의 영정사진은 로드바이크를 타고 웃고 있다.
'어서와, 지금 J는 내 옆에 있어. 놀다가'
라고 마치 말하는 듯하다.
서서히 숨을 조이는 압박감. 우울함.
늦은 밤, 악몽을 꾸었다.
한밤중 로드바이크로 언덕을 올라가는 S. 그런 그를 1톤 화물트럭이 경적을 울리며 밀고 간다. 순간 트럭이 잠시 멈추고 중년의 운전수가 떨리는 얼굴로 뒤를 살피지만 이내 다시 트럭에 시동을 건다. 없어지는 화물트럭, 홍건한 피...S는.....
순간 나는 헛소리를 내며 악몽에서 깬다. 자리에는 식은 땀이 홍건하다.
"안녕, J를 찾으러 왔어?"
환청...나는 손으로 머리를 감싼다. 내가 너보다 먼저 그곳에 있었을지 몰라. 하지만 나는 이곳에 있고, 너는 그곳에 있다.
사고는 나를 죽음으로부터 살짝 비켜갔을 뿐이다.
역시나 불면증이다. 그래, 예견했던 일이지... 1년하고도 6개월이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