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더스게이트3는 스팀으로 플레이하면서 "아 이 게임이 23년의 압도적인 GOTY가 되겠구나"라는걸 온몸으로 느꼈습니다.
유저로서, 그리고 업계인으로써 대체 이 많은 선택과 분기들을 어떻게 유기적으로 엮었는지 모를정도고, 장인정신이 모든 곳에 느껴졌었어요.
한편으로 언어의 허들이 왠만큼 영어를 하시는 분들에게도 조금 있는 편이기 때문에, 그 점이 가장 안타까웠습니다. 언어가 너무나 중요한 게임이니까요.
이제 많은 사람들이 이 게임을 접하기 어렵게 헀던 장벽이 제거되었으니 더 많은 사람들이 왜 발더스3가 올해의 GOTY인지 체험할 수 있길 바랍니다.
그런데 한가지 얘기하고 싶은건, 정말 안타깝게도 스타필드 하면서는 그런 점을 못느꼈습니다.🥲 스타필드는 언어로 구제할 수 있는 게임이 아닙니다.
현재 발더스3의 한글화와 스타필드의 비한글화를 놓고 비교 밈이 생성되는것도 너무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두 게임 다 대사량이 엄청나고, 선택지에 따른 대화 분기와 결과를 만들어낸다는 관점에서 비슷하다고도 할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나름 객관적인 스탠스를 취하고 봤을 때, 두 제품의 퀄리티가 전혀 비교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게임이 맛있고 언어장벽이 안타까웠다면 이 또한 다른 사람들이 찍먹할 수 있도록 한글화를 간절히 바랄텐데, 스타필드는 제품 자체에 부족함이 많습니다.
제일 두드러지는건:
- 초반 흡입력과 더불어 전체적으로 소위 말하는 '뽕'이 거의 없는 메인 스토리 라인
- 만들면서 무슨 생각했는지 궁금할 정도로 황당한 UIUX 설계
- 분명히 내부에서도 말이 나왔을텐데 싶은 굵직한 기획적 결정등 (우주선 이동, 전투 설계, 미친듯이 잦은 패스트트래블 등)
이 외에도 여러 자잘한 요소들이 합쳐져 전체적으로 스타필드라는 게임의 질을 상당히 떨어뜨렸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아예 재미없느냐? 그건 또 아닙니다. 웃기게도 거의 모든면에서 덜컥거리면서도 앞으로 진행하게 만드는 재미는 존재합니다.
그럼에도 발더스게이트3의 게임계의 클래식이 되어 두고두고 회자될 퀄리티와 스타필드는 완전히 다른 차원에 있는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기회가 되신다면 비슷하면서도 두 대척점에 있는 게임들을 많은 유저들이 플레이 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
그 많은 선택과 분기를 만드는 컨텐츠 창조 능력이야 그렇다쳐도 그게 문제 없이 돌아가도록 하려면 말그대로 그냥 미친 열정의 노가다의 극한까지 가야 하는데 ... ㄹㅇ 말도 안 됨. 그러니 다른 회사에선 게임따리에 우린 인생 그렇게 못 갈아 넣는다고 그렇게 징징대는 거고
게임을 그냥 돈벌이만이 목적인 일개 상품따리로 보느냐 자기 자식 같은 예술작품으로 보느냐의 차이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