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퇴근 시간만 재면서 월급을 훔치고 있는데, 옆자리 과장님이 말을 겁니다.
육아휴직에서 돌아오신 여 과장님이십니다.(줄여서 육아과장)
육아과장
-과장님 이거 보세요 이거.
-커피 사면 머그컵을 준데요.
나
-(시큰둥)
-그래요..?
육아과장
-네. 이거 보세요.
-마블이에요. 아이언맨이랑 별그려진거.. 음.. 이게 뭐지?
나
-봐바요!! 캡틴이네!!
캡틴의 극렬빠인 나는 상품을 봅니다.
그리고 10초 후.
나
-별로 안이쁘네... 거기다 랜덤 배송이라..
-아이언맨 대 참사가 펼쳐질 수도 있겠네요.
육아과장
-우리 애는 아이언맨을 좋아해서 두개 사려구요 ㅎㅎ
-아. 과장님 사고나서 아이언맨 오면 저랑 바꿔도 되잖아요?
나
-(솔깃하지만 3 아이언맨 대 참사가 벌어지면 울고 싶어질거란 말이지..)
-글쎄요...
하지만 이야기가 나온 김에 더 검색을 시작합니다.
그리고...
발견하게 됩니다.
텀블러를
나
-(진정해라.. 머릿속 놈들아. 이미지가 구려보이잖냐)
-(일단 검색이다.)
뇌통령(머리속의 통치자. 글쓴이의 대부분의 행동을 민주적으로 결정 안한다.)
-아름다워... 너무나 아름다워...
-지름 특별법을 대통령령으로 시행하는 바이다.
야당은 또다시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며
커피는 집에 많아 웅앵웅
엄마한테 혼날거야 웅앵웅
텀블러도 이미 있잖아 웅앵웅
등의 반대안을 내놓았으나
커피는 집에 많아 -> 커피는 더 많아도 좋다.
엄마한테 혼날거야 -> 혼나는건 한번이지만, 사지 못한 후회는 영원하다.
텀블러도 이미 있잖아 -> 그걸 버리면 이제 없는거다.
등의 매우 논리적인 뇌통령의 발언에 반박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유일한 불안요소는 랜덤이라는 것.
아이언맨 대참사가 벌어지면 탄핵감이니, 저는 신중을 기해 검색을 합니다.
그리고... 캡틴만 따로 주는걸 찾았습니다만..............
대박 상사라는걸 봐선 홈플에서 사서 되팔이를 하는 집단으로 보입니다.
랜덤의 공포를 피하는 대신 1만원을 더붙이네요.
텀블러 값이라 이건지.....
아무리 제가 캡틴에 환장해도 이걸 살 생각은 없습니다.
그래서...
홈플러스에 직접 쳐들어가렵니다.
저런 식으로 옆에 붙어있는 것을 보면
현장에선 직접 고를 수 있는 것일테니
캡틴! 오 마이 캡틴!
기다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