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와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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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정&망상] 밭 일을 하면서 판타지 설정을 생각해본다. (2) 2019/03/11 PM 12:59

토요일. 부모님께서 감자를 심어야하니 삽질을 해야하고, 허리가 안좋고 기운이 달리시니

 

튼튼한 나보고 와서 도우라고 호출을 하셔서 삽질을 하러 함께 시골에 있는 밭으로 향했다.

 

도착해 내 키 절반 만큼 쌓인 소똥 거름 덩어리를 손수레에 가득 실고 밭에 퍼붓는 일을 십수번.

 

그 다음에는 그걸 골고루 펼친 다음 삽으로 땅을 파헤치는 일을 아침 7시부터 오후 4시까지 죽 진행하는게 나의 할일이었다.

 

그 사이 부모님은 나물을 캐거나, 포도나무 껍질을 벗기는 등 다른 자지잔 일을 하신다.

 

밭을 열심히 파는데 가끔 난관에 봉착할때가 있다.

 

삽을 발로 누르며 체중을 싫어도 삽이 땅안에 안들어가는 경우가 종종.

 

이건 보통 돌이 있거나 아니면, 이전 농사때 펼쳐놓았다가 제대로 치우지 않은 비닐이 안에 남아 있는 경우다.

 

그리고 대부분은 비닐이다.

 

몇년전에 있던 물건인지 모를 비닐을 꺼내 한쪽으로 치우며 생각을 해본다.

 

[정말 안썩긴 안썩네]

 

그리고 삽질을 하며 놀고 있는 머리는 다른 상상을 하게 된다.

 

판타지에서 나오는 고대유물. 혹은 아티펙트. 오버테크놀러지의 산물 같은 것들의 공통점은 무엇인가.

 

최소 수백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고스란히 남아있는 원형.

최소 수백년이 지났어도 압도적인 내구력.

최소 수백년이 지났어도 여전한 기능성.

 

이런 것들이 아닌가

 

소설에서는 고대 유물이라고 나오지만, 내가 생각하고 있는 포스트아포칼립스(현 인류 멸망 후 세계물) 비슷한

경우에는 현인류의 생필품이 썩지 않고 후대에 발견되는 것이니

 

비닐과 플라스틱 같은 일회용 생활 폐기물이 그 적절한 경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예를 들어서 생각해보았다.

 

 

영지 힐로아의 수도이자, 영주도시인 벨로나의 중심가에서 조금 벗어난 구시가지쪽에는 오래된 시장이 형성되어있었다.

이 시장은 일반적인 상품을 팔지 않는다. 일명 '모험가시장'이라고 불리는 땅꾼들의 거래 장소다.

땅꾼. 아윈과 선생이 목표로 하는 일반적인 유적 발굴가와 다른 종류의 이 모험가들은 수호자와 함정이 도사리는 유적을 탐험하는 대신, 각 대륙의 땅을 파내어 고대 유물을 찾는 일을 전문적으로 하는 모험가 들이다.

간혹 이들이 땅을 파내다가 유적을 발견하는 경우도 있지만, 전투와 탐험이 이들의 주 종목은 아니기에, 그런 경우에는 관청에 신고를 하고 얌전히 물러나 근처의 땅을 파는 것이 이들의 일상적인 모습이었다.

 

"아윈. 저길 보시죠. 사람들이 북적거리는걸 보니 꽤 대단한 물건이 풀렸나 봅니다."

 

선생이 가리키기도 전에 이미 아윈은 그쪽을 보며 눈을 빛내고 있었다.

모여든 인파를 헤치고 다가간 곳에는 생전 구경조차 해본 적 없는 진귀한 물건들이 잔뜩 진열되어 있었다

물건을 파는 땅꾼은 모여든 인파에 신이나서 연신 침을 튀겨가며 물건 자랑을 시작 했는데, 그 중에서도 사람들의 이목이 가장 집중된 것이 있었으니

바로....

 

"선생... 저건...."

 

"네. 보고 있습니다. 저렇게 큰 물건은 처음보는군요."

 

선생과 아윈도 그것을 놓치지 않았다.

그것은 바로 비날렌. 희귀하기로 치면 힐로아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유물이라 그렇게까지 귀한 것은 아니었지만, 이 땅꾼이 발견한 것은 흔히 볼 수 있는 것과는 격이 달랐다.

일반적인 것들의 크기가 대략 손바닥 만한 것에서 부터 사람 머리통 만한 것 정도라면, 이것은 사람 몸뚱아리 정도로 큰 물건이었다.

게다가 검정이나 흰색 단색으로 투명한 것들과 달리, 이것은 흰색 단색에 녹색으로 알아볼 수 없는 고대 문자가 빼곡히 기록되어 있어, 문외한이 봐도 미적 가치와 학술적 가치가 매우 높아 보이는 것이었다.

누가 뭐라고 해도 이 좌판의 주인공은 저 대형 비날렌이라는 것이 확실해 보였고, 사람들의 시선이 집중되자 땅꾼은 거대 비날렌을 들고 흔들기 시작했다.

땅꾼이 들고 흔드는 그 물건이 오르락내리락 할 때마다 사람들의 시선도 오르락내리락 거리기 시작.

흥이 난 땅꾼은 장사치마냥 물건의 선전을 시작한다.

 

"이 물건은 이번에 새로 발견된 유적 근방에서 발견한 보물이지! 이렇게 크고 상태가 완벽한 비날렌은 태어나서 처음보는 물건이라고! 비날렌이 어떤 보물인지는 다들 대충 알고 있지? 물이 통하지 않아 비가와도 걱정이 없고, 아무리 다뤄도 헤지지 않지. 거기다가 이놈은 다른 비날렌하고 다르게 압도적으로 튼튼하기까지 하니까 말이야. 보물중의 보물이지!"

 

땅꾼은 그렇게 말하며 주머니에서 손바닥 만한 검정 비날렌 조각을 꺼내보았다.

그것을 양손에 쥐고 살짝 힘을 쥐어 보이자 비날렌이 쭈욱 늘어나다가 버티지 못하고 반으로 갈라져 찢어지고 만다.

군중들 사이에서 '아아' 하는 탄식이 터져나온다. 제 아무리 흔한 물건이라지만 고대유물은 고대유물. 아까운 마음을 감추지 못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그들을 비웃기라도 하듯 땅꾼은 히죽 웃으며 이번엔 거대 비날렌을 양 손으로 잡고 당긴다.

군중들은 긴장한다. 저 큰게 찢어지면 얼마나 아까울까...

하지만 땅꾼이 인상을 쓰며 당겨도 거대 비날렌은 약간 늘어날 뿐 찢어지지 않는다.

믿을 수 없는 내구성! 그야말로 고대유물의 왕!

군중들은 탄성을 내지른다.

 

"저 정도의 유물이라면 내 망토로 삼는게 적합할 것 같지 않은가!!"

 

군중 사이에서 잘 차려입은 남자가 당당히 앞으로 나서며 돈주머니를 내민다.

 

 

대충 이런느낌으로 생각해보고 술자리에서 친구에게 이야기하자

 

친구가 말하길

 

"그럼 버림받은 산맥(전 인류 최대 격전지로 군사시설)에서 사는 죄수왕 크라드는 망토로 군용 판초우의를 입고 있겠군."

 

............갑자기 뽀대가 사라지기 시작한다.

 

판타지풍 검은 갑옷을 입은 죄수왕이 아니라

 

판초우의를 걸치고 안에 깔깔이를 입은 죄수왕..............

 

음.....................이건 역시 아닌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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