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지난해 12월부터 연속 재택을 진행중이다보니 특별한 일이 아닌 이상 사무실로 출근하지 않고 있습니다.
원래는 교대 사무실 출근으로 근무했었지만, 반지하에 200명 가까이 타 협력업체, 프리랜서들이 일하는 거대한 공간이다보니 감염에 너무나도 취약해 한 두명씩 확진자가 발생하기 시작하자 전체 재택으로 전환한 상황이었죠.
이렇게 사무실 출근을 안하고 근무를 하던 어느날, 업무 메일함에 메일이 옵니다.
맞은편 자리에 앉아있던 여 차장님이십니다.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라는 제목으로 시작하는 메일의 내용은 다름아닌 퇴사.
이 회사에 꽤나 오래(거의 창립멤버) 재직하셨던 분이 그만두게 되었는데 직접 인사드리지 못하고 메일로 인사를 드린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메일을 받고 다소 착잡한 마음이 듭니다.
코로나 이전이었다면 이런 퇴사 풍경을 상상이나 할 수 있었을까 하구요.
오랫동안 일한 분이고 임원들하고도 친한 분이며, 회사에서 비중이 꽤 있던 분이라
팀장부터 이사 부사장님이 와서 술자리를 권하고, 저를 포함한 많은 동료들이 점심식사를 권하며
그동안 고생했다고 말해주고, 앞으로 이직을 하거나 다른 일을 하거나 쉬거나 하더라도 좋은 일만 가득하도록 응원을 해주었겠죠.
아마 성대한 송별회를 열었을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친분이 있는 여직원들은 차장님이 아니라 언니라고 불러도 되냐며 자주 연락하겠다고 말하고
아직 팔팔하고 깨방정 넘치는 젊은 사원들은 계속 술을 권하며 까불거렸을 모습이 그려집니다.
그러나 사내메일의 메일 한통.
코로나가 끝나고 돌아갔을때 다른 사람이 앉아있을 자리.
이게 현실이네요.
얼굴을 마주보고 있었다면 할 만한
무슨 일로 그만두게 되는지, 어디로 가는지 안부삼아 물어볼 말 조차 하지 못한채
그저 클릭 몇 번으로 관계가 끊어지는 시대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이것도 시대상의 변화일까요.
그 상태로 시간만 계속 흘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