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 야근 중에 모기가 괴롭힙니다.
모기철이 되어서 그런지 책상 아래로 들어가서 바짓단을 공격하고
팔을 물고 난리입니다.
성가신 와중에도 눈에 보이기만 해봐라 하고 복수를 다짐하고 있는 찰나!
드디어 원수놈이 눈 앞으로 날아가기 시작합니다.
벼르고 벼른 끝에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재빨리 손뼉을 쳐서 모기를 캐치! 하려하였으나 설 쳐버린 것인지
모기는 반쯤 접힌 상태로 추락해버렸습니다.
당연히 확인사살을 하려 했으나 공교롭게도 모기는 노트북 경첩 사이로 끼어버리고 말았죠.
저는 그대로 잔혹한 미소를 지으면서 '좁디 좁은 곳에서 비참하게 죽게 생겼구나' 하고 말하며 노트북을 닫았습니다.
닫았다 폈다를 반복하며 모기가 점점 짜부라지면서 노트북 경첩 사이로 말려들어가는 것을 보았고
끝끝내 뒷처리를 하지 못했지만, 손바닥에 두들겨 맞아 반 접히고, 경첩 사이로 비참하게 말려들어가는 것을 본 이상 모기는 100% 확실하게 한 많은 이세상을 떠났을 것이 확실하기에
저는 휘파람을 불며 노트북을 열고 업무를 계속했습니다.
그러길 5분 쯤 지났을까.. 잠시 노트북을 닫아야할 일이 있어서 노트북을 닫고 휴식을 취하려는 저의 눈에 믿을 수 없는 무시무시한 광경이 펼쳐진게 아니겠습니까?
모기가... 처참하게 짓뭉게진 모기가 노트북 경첩 뒤로 빠져나와 힘겹게 비틀거리며 기어가고 있었습니다.
분명히 살아남을 수 없는 상황이었는데....
아.. 그것은 더이상 모기가 아니었습니다.
사라 코너와 카일리스의 일격에 짓뭉개졌음에도 끝끝내 살아남아 증오스러운 눈을 불태우며 기계팔로 소름끼치는 소리를 내며 기어오는 그것..
바로 터미네이터와 같았습니다.
서서히 몸을 펴며 날개를 하나씩 펼치기 시작하는 모기...!!
얼른 처리해야함에도 모기의 경이로운 생명력에 질려버린 저는 그대로 꼼짝 달싹 못하고 있는 찰나,
뒤에서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어 모기다."
그렇게 부활하던 터미네이터 모기는 지나가던 대리의 손바닥에 압살.
한많은 이세상을 떠나고야 말았습니다.
고맙다. 나중에 밥사줄게 X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