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어머니가 주신 수박을 어찌처리할까 고민합니다.
냉장고는 이미 장모님과 어머니가 주신 반찬으로 만석이라 수박이 통으로 들어가기 어렵습니다.
조각조각 잘라서 랩으로 싸서 보관하는 것도 생각해봤지만 잘못하면 국물이 흐를거고 오늘 뉴스에서 '랩으로 수박 보관하면 세균번식'이라는 기사가 나온 것도 신경 쓰입니다.
결국 집도의가 되기로 결심.
오늘의 수술은 아래와 같습니다.
수박을 조각조각 잘라서 락앤락에 분리보관한다.
와이프에게 근엄하게 말합니다.
[메스]
와이프가 부억칼을 건냅니다.
[수술가방]
와이프가 고개를 갸웃합니다.
손가락으로 락앤락통을 가리킵니다.
아 하는 표정으로 락앤락통을 가져옵니다.
그렇게 수술을 진행하는데 환자(수박)에게서 적출한 한 조각에 수박씨가 몰려있는걸 보고 와이프가 씨가 많다며 투덜거립니다.
그걸 본 저는 좋은 생각이 번뜩입니다.
"여보가 씨를 보고 씨잉하네 ㅋㅋㅋㅋ"
와이프는 얼굴을 잠시 찌푸리고는 락앤락통에 잔뜩 들은 수박을 제 앞에 들이밀며 말합니다.
"오빠 이 씨 발아(봐라)"
점점 내 개그에 전염되가는군요.
이제 얼마 남지 않았어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