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게에 드래곤퀘스트 무비 대혹평 글을 보았습니다.
심지어 데빌맨 실사판을 보는게 낫다는 글도 있더군요.
이게 한국영화로 치자면, 드퀘를 볼래 클레멘타인,리얼,성냥팔이소녀,멘데이트,데자뷰 합본팩을 볼래
라고 하면 후자를 고르는거랑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얼마나 똥이길래 난리인지 스포를 보고 왔지요...........
그랬더니 이해가 가더군요.
드래곤 퀘스트5가 어떤 게임입니까? 요즘 나온 게임도 아니고 고전 게임이죠.
그걸 즐기던 세대는 이제 성인이되어 이룰거 다 이룬 3-40대 가장 들일 것이고,
드래곤 퀘스트가 영화화 된다는 말에 그들이 극장으로 몰려가는 이유는 단 하나일 겁니다.
[그때의 추억을 느끼고 향수에 빠지고 싶다.]
[게임과 함께하던 풋풋한 청춘의 기억을 느끼고 싶다.]
이런 이유로 극장에 찾아갔겠지요.
그리고 영화는 실제로 후반까지 잘 흘러갔다고 하는데..........
문제는 최종 15분입니다.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영화내내 게임의 애니판인것처럼 전개가 펼쳐지다가 게마가 쓰러진 뒤 이 모든것이 한 플레이어(관객)가 VR기기로 플레이하는 VR판 게임이었음이 밝혀지며 게임이 컴퓨터 바이러스에 걸려 파괴된다. 그리고 바이러스가 플레이어에게 하는 말이 "그 나이 먹도록 게임하고 뭐하는 거야? 현실로 돌아가서 네 인생을 살아라" 라는 것이다.
제목이 유어 스토리인 이유는 게임을 그만두고 너 자신의 인생의 스토리를 만들어나가는 의미인 것이다. 그 이전까지의 전개는 결국 이 한 마디를 위한 장대한 낚시에 지나지 않았다. 마지막에 비앙카가 "가족을 소중하게 대해줘" 라는 말을 하는데 이건 비앙카와 아들 딸을 말하는 게 아니라 현실 가족을 소중히 하라는 소리이다.
[게임 그만하고 밖에 나가서 현실 살아라 루저야]
관객층이 히키코모리들도 아니고 현실을 충실히 살아가고 있는 가장들인데 냅따 훈계
첫사랑을 만나러 극장에 갔는데, 얘가 가면 벗고는 가짜래.
그냥 가짜도 아니고 꼰대질 만렙 가짜.
추억부정에 인생부정 당하니 당연히 열통터지지 않겠습니까
헐리우드에서는 레디 플레이어원 만들면서
레트로 게임세대와 문화에 대한 찬사.
적절한 추억보정과 향수를 안겨주면서 '그래도 현실을 소홀히 하지 마라' 라는 애정어린 조언으로 마무리 하는데
추억 파괴 후 꼰대질은 너무 하잖아요.
우디까지 포함해서 "난 이제 어른이니까."하면서 장난감들 버리고
검은화면에 흰글자로 "이건 '토이'스토리지 너의 이야기가 아니다. 나아가라!"
이렇게 끝낸 급이네요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