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롤은 스포일러라고 할 것도 없는 뻔하디 뻔한 영화입니다.
허리케인이 닥쳐오고 아빠는 행불이고
아빠를 찾아갔더니 허리케인이 제대로 몰아치고
악어도 나타나 고립되었더라
이제 어뜩하지?
라는 뻔하디 뻔한 기승전결 모두 안봐도 비디오로 예상되는 뻔한 영화입니다.
그러나 모든 창작물에는 공통되는 공식이 있죠.
뻔한 이야기 뻔한 클리셰로 뻔하지 않게 재밌게 만들 수 있어야 진짜 재미있는 작품이다.
이 영화는 관객이 원하는 것이 뭔지를 아주 정확하게 충족시키는 완벽한 작품입니다.
놀래킬 장면에서 정확히 놀래키고
무서운 장면은 확실히 무서우며
긴장할 부분은 확실히 긴장을 팍 주게 만듭니다.
고립된 환경에서 제한적이지만 저항할 수 없는 압도적 위험을 두고 배경은 배틀그라운드 게임마냥 시간제한을 두고 좁혀져 옵니다.
여기 나오는 악어는 유전자 변이도 아니요.
과학의 산물로 거대화된 괴물도 아닌 그냥 날것의 순수 악어이지만 그 존재만으로도 압도적인 존재감을 내며 관객을 괴롭힙니다.
공포 영화 좀 봤다 싶은 관객은 분명 예상 가능하고 그 예상을 벗어나지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렬한 분위기 조성과 연출이 그런 부분을 덮어두고 긴장하게 하는 모처럼 정말 배부르게 맛보았다 싶은 그런 영화였습니다.
겨울왕국2가 검증된 미슐랭 맛집이라 믿고 갔더니 조금 기대만 못한 맛이었다 친다면
이건 기대 없이 간 분식집에서 기대이상의 존맛탱 집이었다 라는 생각입니다.
단점
여름에 개봉 했어야 합니다 ㅜㅜ
단점2
감독이 관객을 괴롭히는걸 정말 좋아합니다.
(이하스포)
지옥같은 지하실을 탈출하고 버티면 되겠다 싶더니 아빠입을 빌려 "제방이 무너질거야 배 가져와" 이건 너무하잖아요 ㅋㅋㅋㅋㅋ
관객들아 안심했냐? 아직 30분남았어 하는 감독의 목소리가 들리는 기분이었습니다.
단점3.
그래도 감독이 관객을 괴롭힙니다.
배를 가져와서 안심했나?
미안 제방은 이미 터졌단다. 악어지옥 한판더!!!!!
후담.
나
-솔까 구조원들이 그네 흔들리는거 좀 안가면 안되냐? 왜 굳이 가는거야
친구
-뭐라니? 그네가 흔들리면 당연히 가야지!!
-수상한게 있으면 넘어가면 안된다.
-이게 공포영화 엑스트라의 숙명이야!!
나
-반박불가 인정
용산시지비에 포드 대 페라리 체험 자동차 게임이 있어서 영화 보기 5분전에 꼭 해보겠다고
3분이면 된다고 떼쓰다 친구한테 영화 끝나고 하라고 끌려갔습니다.
영화보고나서 안했습니다.
긴장감과 만족감으로 손발 말단이 찌릿찌릿해져서 자동차 게임 따위했다간 감동이 퇴색될 것 같았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