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이 다 캔슬되고 할일이 없어서 친구를 불러 얘기를 하다가 그동안 짬내서 쓴 소설을 보여주며 어떤지 봐달라고 하는데....
시키는대로 조심스럽게 집안으로 들어온 아윈이 똥마려운 강아지마냥 쭈뼛거리며 입을 열었다.
겁없이 자라온 아윈이었지만 촌장은 아부와 그의 이모 페일라와 더불어 아윈이 함부로 대하지 못하는 몇 안되는 '어른'이었다.
어린시절 아윈이 사고뭉치로 말썽을 부릴 때, 눈물이 쏙 나도록 혼낸 기억도 있었을 뿐 아니라 부모가 없는 아윈과 젊은 처녀의 몸으로 아이를 맡아야 하는 페일라가 마을에서 따돌림이나 어려움 없이 생활하도록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해준 은인이라는 것을 아윈은 잘 알고 있었다.
"일단 이것부터 마시거라."
그런 아윈에게 호엔은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따스한 차를 내주었다.
씁쓸하지만, 코와 머리가 맑아지는 향이 나는 호엔 특제의 피로회복 차였다.
까지 보고 친구가 하라는 평은 안하고 갑자기 뒤를 이어서 붙이기 시작.
친구
-차를 한모금 들이 마신 아윈은 정신이 아득해지는 것을 느꼈다.
나
-?!?!
친구
-후후 아윈. 이제 어엿한 청년이 되었구나
-이날만을 기다려왔단다.
나
-미.친놈아 그만해 좀 ㅠ.ㅠ
이런걸 친구라고 진짜...
ㅂㄷㅂ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