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금요일부터는 거의 멘붕의 연속이었습니다.
1차 공개를 앞두고 1달간 진행되던 개발 프로젝트가 갑자기 긴급회의라며 금요일에
DB 프리랜서와 UI 담당 협력사인 나와 신입, 그리고 디자인 담당분등 멤버를 모두 모으더니
PL이 리셋을 선언해버렸거든요.
클라이언트 왈. 화면이 이쁘지 않아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그래서 개발 툴까지 바꿔가며 이쁘게 만들어야 하는데, 그러면 신 프로젝트로 따로 할 것이지
뭣하러 기존 운영 프로젝트로 한건지
POC 시연때는 이 화면 그대로 가고 싶다고 했던 양반이 귀신이 씌인건지 알길이 없었지만,
일단 귀신에 씌인 기분은 저였고
신 개발 툴에 익숙한 프리 한명이 몸을 희생하며 2일안에 모든 화면을 만들어줄테니
이제 그걸 연동하는걸 하면 된다고 아주 당당히 선언합니다.
네. 클라이언트 상대로 예스맨만 실컷했으면서 일정 확보도 실패했던 것이죠.
아무튼 월요일은 주는화면 받아 연결 작업을 하고
오늘, 기존 기능들을 신 툴에 이식하는데, 하루안에 끝장을 보려니 지옥같은 환경입니다.
옆자리 뉴대리도 분위기 파악을 하고는 바람쐬러 나가자 등의 말을 일체 꺼내지 않고,
화면과 구글만 왔다갔다 하며 머리 카락을 하나씩 뽑고 있는데, 그때 전무이사님의 전화가 걸려옵니다.
전무님
-지금 하는 개발이 엉망이라는 소문이 있던데
-많이 꼬였나?
나
-(사연설명 및 하소연)
전무님
-그래서 26일부터 개발이사가 지원갈거야.
아니 이게 무슨 소리인가요.
이건 마치 퍼스트 오더에게 쫓기다가 눈앞에서 핀에게 입술박치기하는 로즈를 보고 절망에 빠져
권총을 머리에 당기려는 순간 눈 앞에 루크 스카이워커가 나타난 기분입니다.
반쪽짜리 개발자에 불과한 저하고는 비교도 안되는 역량과 실력을 갖춘분이 도움을 오신다니
직접 개발은 안하신다고 해도 옆에서 훈수만 두셔도 구글링하며 '이것도 아니야, 이건 쓰레기야'
하는것과는 비교도 안될 도움이 틀림 없습니다.
들이닥치는 여포 앞에 배원소등이 무용을 뽑내다 단칼에 썰리고, 꿈도 희망도 없는 상황에 관운장이
청룡도를 꼬나잡고 나타나 수십합이 넘도록 싸워주는 것과 같은 상황입니다.
그리고 그 말에 부담이 어느정도 덜어졌는지, 막힌 부분이 해결되어
딱히 내일도 할 일 없는 크리스마스지만 출근은 안하게 되었습니다.
신난다!!
후...그 클라이언트가 POC 시연 당일날 수정해달라고 전화할때부터 이딴 프로젝트가 될건 확실하게 예감했는데........... 그래서 발을 빼려한건데..................
*그래도 툴에 의존하던 실력이 조금 원론적인걸 하면서 이론을 다잡을시간 + 새 툴을 익히는건 나쁠건 없다... 라는 마음으로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