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친구가 불러내어 술을 마시러 갑니다.
괜찮은 수제 맥주집에 들어가 분위기를 즐기며 맥주를 마시고
이야기꽃을 피우는데 어느 순간 친구의 이야기가 귀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친구 너머 앉아있는 여성분에게 시선을 빼앗겨 버린 것이었습니다.
친구 어깨 너머로 여성분을 흘끔 흘끔 쳐다보며 고민을 합니다.
가서 말을 걸까 말까 이상하게 생각하는건 아닐까
실례가 되는건 아닐까 이래도 되는걸까
저의 고민을 알아챈 친구가 뒤를 한 번 돌아보더니 피식 웃습니다.
그리고는 '하고 싶은대로 해' 라고 웃습니다.
마침 다른 테이블의 아가씨가 그 아가씨에게 말을 거는 것을 보고 용기를 내기로 마음먹고
다가가서 말을 겁니다.
나
-저기요
여성분
-(깜짝)
-네?
나
-한 번 만져봐도 되나요 ㅎㅎ
-저 아가씨도 만지길래 ㅎㅎ
여성분
-ㅎㅎㅎㅎ 제 강아지 아니에요
옆테이블 아가씨
-사실 제 강아지랍니다.
-만지세요 ㅎㅎ
나
-감사합니다!! ㅠ.ㅠ
옆테이블 아가씨
-혹시 강아지 키워보셨어요?
나
-아 어렸을때요 ㅎㅎ(모두 여름을 넘기지 못한 똘똘이, 선거, 아롱이 미안해 ㅠ.ㅠ)
옆테이블 아가씨
-어쩐지 안는 자세가 제대로세요 ㅎㅎ
나
-아 ㅎㅎ(조카 셋을 갓난쟁이 때부터 돌보다보니 애 안는 자세는 이미 각이 잡혔지요)
그렇게 개도 안아보고 배도 만져보고 머리도 만져보고 쓰다듬쓰다듬하고 나서 강아지를 돌려드리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자리로 돌아왔습니다.
고민을 해결하고 나서 먹는 맥주맛은 역시 꿀맛이야!!
멍멍이! 멍멍이 너무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