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과를 나와 개발일을 하고 있지만, 사실 개발에 대해 잘 알지는 못합니다.
컴퓨터에 많은 관심이 있어 입학했지만, C언어 포인터 이후로 성적은 처참해졌고
원래 시쓰고 소설쓰던 문과체질이었던지라 컴과에서도 고등 수학을 해야한다는 것은 학과 성적을 포기하게 만들었었죠.
그래도 어찌저찌 하다보니 결국 5인 이하의 소규모 개발회사에서 6년을 구르며 주먹구구 식으로 익히게 되었고, 거기서 익힌 닷넷과 DB 기술로 이직하여 지금의 일을 하던 중, 하루는 이사가 JAVA를 할 줄 아냐고 묻기에 닷넷이나 자바나 뭐 하면 되겠지 하고 할 줄 안다고 하여 또 웹개발 관리를 하며 고통을 받고 있었습니다.
그래도 남이 해놓은 걸 보고 복붙하고 개조하며 어찌저찌 개발하고 운영하는데 하루는 고객님이 새로운 요구를 해옵니다.
세션 로그인을 통하지 않은 외부에서의 페이지링크로 보고서 하나를 오픈해달라는 내용이었죠.
보안을 거치지 않고 우회하는 방법은 또 생소한지라 구글링을 하며 고생을 하다가, 체계적이지 않은 경험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하여 대학 동창 단톡방에 헬프를 요청하니, 한 친구가 이것 저것 알려주었지만 역시 개발 환경이 다르다보니 해결은 되지 않았습니다만, 이를 토대로 힌트를 얻어 해결하게 되긴 했습니다.
그런데 본론은, 단톡방에서 교사일을 하는 여자 동기가 자바 교재를 보고 하면 어떠냐며 이젠 안보는 책을 주겠다고 하는 겁니다.
이제와서 기초교재가.. 하는 생각도 들긴하지만 어쨌든 공짜인데다가 막힐때 책을 보면 원론적인 부분은 해결될 수 있겠다 하는 마음이 들어 오케이를 외치고 퇴근 후 책을 받으러 갔습니다.
자취방 근처 파리바게트 앞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문득 생각해보니 책을 받는데 빈손으로 냉큼 받을 순 없는거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자취방도 얼마전에 이사했다고 하니 집들이겸 선물도 있어야겠다 하는 생각이 들어 지금 준비하기에 가장 적합한 물건을 3초간 생각하고 결정합니다.
나
-요 벨기에초코 어쩌고 하는 케잌 주세요.
알바
-초는 몇개 드릴까요?
나
-필요 없어 ㅋ
그렇게 하여 케잌을 들고 가게를 나가니 동창이 저를 보고 웃으며 어깨를 때립니다.
자취방에 냉장고가 아직 없답니다.
보관을 할 수 없다는 겁니다. ㄷㄷ
결국 케잌은 환불 ㅠ.ㅠ
대신 근처 가게에서 저녁을 먹으며 밀린 얘기를 하고, 저녁을 사주고 책을 가져가기 위해 자취방에 들어갔습니다.
아직 짐정리가 안된 집이라 남자가 온 김에 책상을 옮겨달라고 하기에 책상을 옮겨주고, 책도 받고 짐 정리도 대충 도와주고서 가려고하니 더우니 에어컨이나 쐬고 가라고 해서 또 떠주는 물을 마시고 한 30분간 이야기를 하고 나왔습니다.
그리고 그로부터 며칠 뒤 연락이 오더니 동료 교사를 만나보지 않겠냐는 이야기를 합니다.
않긴 왜 않아 당연히 감사하지
그리하여 또 저울을 고치는 작업에 들어갑니다.
내일부터 해야지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