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일정을 취소하고 집에 처박혀 무슨 게임을 할까 고민하고 있는데 카톡이 옵니다.
같은 동네 사는 친구의 초대입니다.
그리고 사진이 옵니다.
음식을 맛깔지게 깔아놓은 사진입니다.
고민할 필요가 있나요.
바로 츄리닝을 입고 나갑니다.
근처 마트에서 맥주 피처를 몇통 사들고 친구 집에 들어가자 다른 친구 부부도 와있습니다.
친구가 자기 집 좀 수리해달라고 다른 친구를 불러 고쳐주게 부르고 한상 차린 모양입니다.
그리고 저는 같은 동네다보니 생각나서 불렀다고 합니다.
옥상에 천막쳐놓고 술마시며 고기구워먹으니 술이 술술 들어가는 가운데, 지난 이야기를 하며 이야기 꽃을 피우는데, 문제가 시작되었습니다.
문제의 발단은 집주인 친구(앞으로 편의상 문과친구라고 하겠습니다.)가 밤하늘을 보더니 내뱉은 한마디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문과친구
-야 저기 저 밝게 빛나는거 별이냐? 위성이냐?
나
-아 저건 인공위성일듯.
-도심에서 별이 보일리가 없고, 너무 밝다야.
이과친구
-너는 이과나온놈이 그것도 모르냐
-저거 별 맞어
-인공위성은 빛도 안나고 반사도 안돼
문과친구
-무슨 별이야 저게
-저게 별이면 무슨 별인데 ㅋㅋ
이과친구
-위치상으로 봤을때....
(휴대폰을 키고 구글 스카이라이브인가 뭔가를 틀고 별자리를 맞춤)
-저건 목성이야
나
-무슨 목성이야.
-별이 보이면 다른 별은 왜 안보이는데
-저건 인공위성이야. 위성이 가까워서 엄청 빛난다고 들었어
문과친구
-엄청 빛나는 별은 북극성밖에 없어(북두칠성 자리밖에 모름)
이과친구
-니들하고 답답해서 말이 안통한다.
-인공위성은 작아서 안보인다고
문과친구
-아 검색해보자 아 내폰
-내 폰 아들내미가 갖고 노네
-야 폰 줘봐바
이후 계속 옥신각신하였습니다.
문과친구녀석은 검색하는게 영 신통치 않아 제가 빼앗아서 검색해 보았고
검색해보니 이게.... 천체학자들도 저희처럼 싸우고 있더군요.
어떤 학자는 인공위성이 맞다그러고
또 어떤학자는 별이 맞다그러고
이렇게 말다툼을 하고 있노라니 와이프들은 저희를 보며 혀를 찹니다.
별 쓰잘데기 없는걸로 힘뺀다구요 ㅎㅎ
그러자 문과친구놈이 자기 와이프에게 다정하게 말합니다.
[저거 인공위성 맞아. 왜냐면 내 별은 자기 뿐이거든 ㅎㅎ]
바로 처맞습니다.
결국 결론은 천체망원경을 갖다놓고 나중에 똑같은 위치에서 봤을때 목성으로 보이면 목성인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