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외출할 일이 있어 길을 나섭니다.
길을 걷다보니 담벼락 위에 괭이 한마리가 어슬렁거립니다.
잘 보니 털도 말끔하고, 목에 목걸이도 있는걸 보아하니 길괭이는 아니고 집괭이가 외출나온게 아닌가 싶습니다.
보통 길괭이들은 사람이 접근하면 도망가는데 이녀석은 절 멀뚱히 보더니 담벼락 위에 털푸덕 주저앉아 하품을 하더군요.
아무튼 가까이가도 도망가질 않는걸 보니 일단 첫인상은 나쁘지 않았나봅니다.
손을 가까이 대보니 코를 킁킁거리며 손의 냄새를 맡습니다.
이걸로 2차관문까지 통과. 이제 만져도 괜찮은 수준이 아닌가 싶어 손으로 조심스럽게 몸에 가까이가자
고선생은 심기가 불편한건지 애앵 하는 소리를 내며 앞발로 손을 밀어냅니다.
그쪽은 싫은가 싶어서 머리쪽에 가까이 가니 또 애애앵 하면서 앞발을 내밀더니 발톱을 세워 움켜잡고는 입으로 가져가 깨뭅니다.
ㅠ.ㅠ 아파 싫으면 싫다고 말을 하라고 ㅠ.ㅠ
싫으면 보통 샤아악 하거나 도망갈텐데 ㅠ.ㅠ
발톱은 세웠지만 귀찮게 하지 말라고 밀어내는 정도라 상처가 나진 않았습니다.
사진을 찍었어야했는데 뒤늦게 아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