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일요일을 마무리하며 잠자리에 들다가
잠이 오질 않아 구경할게 있나 스마트폰을 잠깐 킵니다.
그리고 펀딩중인 시계가 얼마나 진행됐는지 보다가... 혹시 다른게 있나 구경을 해선 안됐는데...
해버렸습니다.
그리고 보고 말았습니다.
캐시미어 코트인가 뭔가를...
보통 펀딩사이트에서 뭔가를 펀딩할때는 몇가지 규칙을 정해놓고 진행합니다.
1. 옷은 안한다.
2. 돈 내버려도 괜찮은 소액으로만 한다.
3. 굳이 1,2번을 못지킨다면 100%검증된 경우에만 한다.
그런데 그 코트는 앵콜요청으로 다시 올라온 것으로 전작의 평점이 유래없는 만점이었습니다.
불만따위 없는 만점. 그것은 곧 검증된 것이나 마찬가지.
거기다가 옷의 비주얼이 너무나 환상적이었기에
게다가 기한이 하루 남았다는 소리에 머릿속의 국회를 거치지도 않고 뇌통령은 곧바로 결제를 눌러버렸습니다.
그리고 항상 그렇듯 결제를 하고나서 심사숙고 절차가 진행됩니다.
[옷이 이뻐서 지르긴 했는데 사이즈는 맞는건가?]
[총기장이야 길어도 큰 문제는 없다. 코트는 원래 그런거니까. 근데 소매가 문제다.]
[동네 세탁소에서 코트 소매기장 수선이 될 것인가?]
[원래 입던 코트는 소매가 몇이지?]
[줄자로 재고 싶다. 근데 줄자가 어디있지?]
자다 일어나서 손뼘으로 코트를 한뼘두뼘 재보다가 의미 없는 짓이라 도로 자리에 눕습니다.
내일 아침에 일어나서 재봐야겠다 하고 그냥 눈을 감습니다.
다음날 아침.
눈을 뜨자마자 줄자를 찾아 코트의 팔을 재봅니다.
61-62
폰을 들어 코트의 소매기장을 봅니다.
65
코트를 입어봅니다. 손등이 살짝 가려집니다.
여기서 5센티면 손이 안으로 수납되어 버립니다.
어떻게 할까 고민을 하다가 누나에게 카톡을 보내어 물어봅니다.
나
-이래저래해서 이게 참 이쁜데 소매 수선도 그렇고 (중략) 누나가 보기엔 어때?
누나
-이거 환불 돼? 반품 돼?
나
-안될거야 펀딩이라
누나
-그럼 사지마
-반품 환불 안되는건 사지마
-싸다고 해도 20이면 작은 돈도 아니고
-더 보태서 입어보고 사 제대로 된거
나
-응.. 근데 이쁘긴 참 이쁘단 말이지
누나
-이쁘겠지.
-사진은 이쁘겠지.
그렇죠. 사진은 이쁘고 모델이니 멋진게 당연하겠지요.
그러나 내가 입으면... ㅠㅠ
나중에 시간내서 아울렛이나 돌아볼 생각을 하며 결제 취소를 누릅니다.
이번의 지름은 외세의 도움을 받아 가까스로 방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