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 근무를 하며 차세대 이관 작업을 합니다.
기존 프로그램들을 죄다 신 시스템으로 옮기는 작업이기 때문에 새로운 환경에 구 프로그램들이 적응하느냐가 관건인데, 과연 적응하지 못하고 오류를 신나게 터뜨립니다.
어젯밤에 오류가 나지 않도록 하나님, 부처님, 제우스신에게 기도했는데 오딘을 빠뜨려서 오딘이 삐졌나 봅니다.
아무튼 오류를 하나하나 체크해가며 원인 분석을 하고, 개발자로서 할 수 있는 최대의 역량을 발휘합니다.
필살 [남탓하기]
아 이 오류는 원천에서 잘못 흘러들어온거에요
아 이 오류는 월데이터가 안들어왔네요
아 이 오류는 아무튼 우리 탓 아님
등등을 하며 분석하면서 갑회사 담당 직원에게 메신저로 원인을 하나하나 보고합니다.
보고하던 중에 갑자기 갑회사 직원이 [앗!] 하고 외마디 소리를 지릅니다.
순간 긴장감이 흐릅니다.
파악하지 못한 중차대차한 오류가 발생했을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오늘 칼퇴해서 동네 미장원 아리따운 선생님을 만나려는 계획이 물거품으로 돌아가고 야근을 해야할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그렇게 긴장하고 있는데 갑 회사 직원이 말합니다.
"어느새 밥 시간이네요. 시간 진짜 빠르네요 ㅎㅎ. 차장님 점심먹고 마저 보시죠."
아니 지금 시스템에 문제가 되는 오류가 있는데 밥이 중요합니까?
당연히 밥이 중요하죠.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일인데 ㅎㅎ
그리고 글쓴이는 잠시 후 조카에게 배신을 당하게 됩니다.
[오늘은 오징어 김치 부침개다] 라고 하자마자
조카가............... 와 부침개!! 하면서 배신을 해버렸습니다 ㅠ.ㅠ 배신자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