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을 먹기 전 조카애가 눈사람을 완성해야한다고 조릅니다.
눈코입도 달고 팔도 달아야한답니다.
조카애가 어머니에게 부탁하여 나무젓가락과 콩을 받는 사이 저는 짐짓 심술을 부려봅니다.
"늦게 나오네? 귀찮으니까 삼촌이 가서 발로 차버려야지!!"
조카가 절규합니다.
"안돼!!"
여기까진 예상대로의 반응입니다.
"내가 부술거야!!!"
"?!?!"
"내가 다 만들고 직접 발로 찰거야!!"
그리곤 슬램덩크의 강백호가 채치수 앞을 막아서듯 훅훅 하며 좌우로 오가며 블로킹을 합니다.
어머니가 나무젓가락과 콩을 가져올때까지 견제는 계속 되었습니다.
그렇게 콩과 나무젓가락을 챙겨가는데 조카애는 뭔가가 부족한지 고개를 갸웃거리길래 제가 귤 두개를 들고 하나는 까먹고 껍데기를 건내줍니다.
"이걸 동그랗게 잘라서 단추 맹글어."
"오!"
그리고 나가서 눈사람을 완성.
그 사이 바람이 차게 불어 서로 발로 찰 생각은 못하고 인증사진을 찍고 빠르게 철수했습니다.
근데 아무리 봐도 너무 못생겼....
-삼촌-
ㅈ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