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친구들과 함께 1박 2일로 캠핑을 갔습니다.
작전은 완벽했습니다.
일기예보를 분석하고 분석한 결과 비가 오더라도 3시 이후에 올 것이다.
그리고 강수량은 10-20미리 사이일 것이다.
10시 출발. 12시 도착. 근처 이마트에서 최종적으로 장을 보고 13시에 입실하여 14시에 셋팅완료 후 점심을 먹으면 비오기전에 모든걸 마무리할 수 있다.
라는 저의 작전계획에 맞춰 모든 시간은 칼같이 지켜졌고, 완벽한 작전대로 설치 이후 비가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모든 설치를 완료하고 안심하는 친구들
이마트에서 사온 피자로 점심을 때우고 한잔 마신 후 텐트 안에서 빗소리를 들으며 낮잠도 자고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죠.
이때까지만해도 친구들은 다들
[우중 캠핑도 좋네~]
[낭만있네]
하면서 완벽한 여행을 보낼 수 있을거라는 꿈과 희망에 부풀어 있었습니다.
이 여행을 주도했던 저는 더욱더 콧대가 높아져만 갔죠.
즐거운 시간을 남기기 위해 셀카봉으로 사진을 찍으려다가 휴대폰이 빠지고,
손아귀 힘이 너무 셌던건지 셀카봉이 부실했던건지 이게 왜 안돼 하면서 만지작 거리다가 셀카봉이 뚝 부러지고 하여
친구 중 하나가 그걸 보고 웃다가 숨넘어갈 뻔하기도 하며 분위기는 아주 순조로웠습니다.
다만, 타프가 노후화되어 조금 물이 떨어지는 정도의 문제가 있을 뿐이었죠.
저녁을 먹을때도 분위기는 아주 좋았습니다.
제가 만든 [김소봉 셰프가 보면 뒷목잡을 김소봉 셰프 풍 미트로프를 만들다 만 소세지볶음] 을 비롯하여 오뎅탕도 완벽했고
친구가 가져온 소세지와 베이컨 양목살도 맛있어서 저녁을 먹을때만해도 다들 맛있다를 연발하며
즐겁게 캠핑을 했습니다만.....
먹다 지쳐서 이제 잠이나 자자 하고 텐트 안에 들어갔을때 친구 하나가 비명을 질렀습니다.
친구1
-야 안이 물바다야!!
나
-뭐? 그럴리 없는데? 방수포 깔았는데?
뭐가 잘못된건지 텐트안으로 물이 잔뜩 들어와 바닥과 침낭이 모두 흠뻑 젖어있었습니다.
가운데 자리의 침낭 두개를 제외하고는 모두 젖어 쓸 수 없는 상황이었죠.
잠은 자야하고 다들 술을 먹어 운전해서 이동할 수는 없고
휴지로 물을 닦아내어 어떻게 처리하려해도 젖은 침낭을 지금 어떻게 처리할 수 있겠습니까
결국 친구 하나가 제안을 했습니다.
둘은 여기서 자고 둘은 차로 가서 잔다.
결국 저와 친구 하나가 차로 가서 잠을 청하고 나머지 친구 둘은 그 안에서 그대로 잠을 자기로 하여 밤을 보냈습니다.
원래는 벽면이 커다란 티피텐트를 적극 활용하여 안에서 빔을 쏴서 영화도 보고 마저 술도 마시고 할 계획이었는데, 눅눅하고 축축하고 힘든 캠핑이 되어버려 친구들은 하나같이
비오는날에 캠핑 절대 안간다고 불평을 토하는 여행이 되고 말았습니다 ㅠ.ㅠ
그리고 이날의 처절한 실패로... 머릿속에서는 모처럼 여야가 대통합을 이루어
만장일치로 신형 캠핑장비의 도입을 적극 추진하게 되었습니다.
*티피텐트 물바다 대참사의 원인은 방수포를 치고나서 텐트 밖으로 삐져나온 부분을 말아넣는 처리가 부실하여 텐트를 타고 흘러들어온 빗물이 그대로 방수포 사이로 흘러들어온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그 처리만 잘 됐어도 밤에 물바다 참사는 안났을건데 말이죠 ㅠ.ㅠ
아무튼 아예 타프쉘을 처버리고 그 안에 오토 텐트를 넣어 비로부터 완전한 해방을.... 다음번에 시도해 봐야겠습니다 ㅠ.ㅠ
비올때 아래 스커트 단만 잘 펴주셔도 훨씬 낫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