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는 올해 일흔 넷 꽤나 고령이십니다.
오늘 예정된 백신 접종 일정이 있는 날이었죠.
고령자일 수록 부작용이 적다고는 하지만 부모님이 접종하게 되는데 아무 걱정이 안될 수는 없는 법.
혹시라도 아프시면 큰일이라 걱정이 되었습니다.
게다가 아버지는 평소 신문을 트럭으로 지국까지 배송하는 운전일을 하시니,
운전 중에 열이라도 나면 큰 일이니까 절대 운전을 하지 마시라고 당부를 드렸습니다만,
아버지는 자기주장이 매우 강하셔서 '돈이 얼만데 대타 부르면 비싸다' 라고 하시며 일을 하신다고 고집을 피우셨습니다.
결국, 접종 후 이상이 있으시면 동행해서 대신 운전이라도 할 생각에 반차를 낼 마음의 준비를 했습니다만,
근무 중 어머니가 보내온 톡('일단 부작용 없으시다. 그리고 대타쓰기로 했다.')을 보고 안심했습니다.
그리고 집에 도착했더니 고성이 오가고 분위기가 심상찮습니다.
아버지께서 큰 목소리로 소리를 지르고 계셨습니다.
아버지 : 이거봐! 하나도 안아픈데! 난 괜찮은데!!니 엄마가 쉬라고 해서 대타 써서 6만원 날아갔다!! 아이고!!!
어머니 : 저 염.병할 양반. 아파서 누워있어야 하는데 또 시작이네.
기운만 넘쳐가지고 시끄러워 들어가 자! 자기 생각해서 쉬라고 한거지
아버지 : 아니지!! 나 돈 날리라고 한거지!!
어머니 : 그게 우리 돈이지, 당신 돈이야??
아버지 : 내 돈이지! 누구 돈이야~~~
깊은 한숨이 절로 나옵니다....
우려했던 사태가 벌어지고 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