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일주일간 저는 새로운 지름의 충동과 싸우고 있었습니다.
평소 사용하던 게이밍 마우스가 수명이 다 되었는지 더블클릭 고장이 발생하기 시작한 것이죠.
분명 한번만 눌렀는데 더블클릭 동작이 발생하면서 파일이 실행되고
창이 최소화되고 창이 닫히고...
처음에는 제어판에서 더블클릭 속도를 최대한 늦춰보는 것으로 억눌러 보려고 했지만,
그 또한 임시방편에 불과한 것으로 잠깐 잠복기를 거친 더블클릭 귀신은 더욱 악랄하게 마우스를 장악했습니다.
5월달에 한바탕 대 지름을 겪었기 때문에 한동안 긴축정책을 실시해야만 하는 입장에서 마우스를 어떻게든 살려야만 했죠.
그리하여 윈도우 바탕화면 스티커창을 열고 크게 [살려야 한다]를 써놓고 구글에 열심히 검색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돌아오는 결과는 인두 납뗌이나 복잡한 물리적 처방 뿐... 장비도 손재주도 없는 사람은 하기 어려운 방법 뿐이었습니다.
게다가 어머니가 쇼핑몰에서 퐁퐁을 사라고 하신 바람에 굳게 가둬둔 지름신이 뛰쳐나와 게이밍 마우스를 지르라고 종용하기 시작.
할 수 없이 게이밍 마우스 산지 얼마나 되었는지 보려고 구매 이력을 보았습니다.
[2018.06.XX]
지름신이 귀에 대고 속삭입니다.
'3년이 지났어. 보통 게이밍 마우스는 그정도 되면 보내줘야해'
그래서 만원 2만원짜리를 뒤지는데 지름신이 가로막습니다.
'또 1년도 안되서 고장나면 돈 아깝잖아. 저기 RAZOR거 16만원짜리가 좋지 않겠니?'
더이상 지름신을 거부할 수 없을 지경이 되었을 때 검색창 하단에 조그맣게 보이는 것이 있었습니다.
*성수 BW 100으로 지름신을 물리치십시오.
BW-100!!!
검색해본 그 물건은 가히 무안단물급 치료제였습니다.
마우스에 뿌리면 마우스가 고쳐지고, 스위치 조이콘에 넣으면 조이콘 쏠림이 고쳐집니다.
기계의 무안단물!!
오후에 결혼식이 있지만 시간 여유가 있으니 곧바로 차를 몰고 가까운 이마트로 직행해서 구해온 후
마우스를 정성껏 분해하고 왼쪽 클릭 단추가 흘러 넘치도록 적십니다.
그리고 증발될때까지 기다리고 몇번 클릭하듯 눌러준 후 다시 조립하고나서 파일을 눌러보자....!!
할렐루야! 파일이 실행이 안됩니다!!
인터넷 창이 최소화되지도 않고 닫히지도 않습니다!!!
성수에 맞아 더블클릭 귀신이 죽어버린 것이었습니다!!!
다 닳아버린 접점을 부활시키는 찬란한 그 이름 접점부활제시여!!!
저는 당당하게 지름신의 멱살을 잡아 다시 지하 감옥에 처넣었습니다.
마우스가 고장나도 또 뿌리면 되니까 최소 1년간은 볼일이 없을 것입니다.
접점 부활제 만세!!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