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친구 집에 놀러갔었습니다.
자취하는 집에는 에어컨이 없어서 몹시 무더웠고 여러모로 고생하고 있기도 해서
이제와서 에어컨을 장만하거나 하는건 가격적으로 부담도 되고, 설치비용이나 까다로운 문제도 있어서
당근마켓에서 이동식을 싸게 구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뒤져보기 시작합니다.
알람을 맞춰놓고 일을 하는데 정말 좋은 가격에 좋아보이는 매물이 떠서 바로 접선을 시도합니다.
저 말고도 5명의 채팅이 있었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찔러보니 바로 답변이 옵니다.
그런데 택배나 퀵으로 쏴준다고 합니다.
느낌이 쎄해집니다.
당근마켓이면 동네 장사고 가까운 동네들이니 방문해서 확인하는 것도 어렵지 않습니다.
사실 중고는 직거래 아니면 안한다는 원칙도 있고,
이런 기계류는 동작 여부를 면밀히 검토해 보기도 해야하니까
택배 배송은 아무래도 안되겠다 싶지만
그래도 이유나 들어보자는 마음으로 좀 더 말을 하니
아이 때문에 그렇다고 합니다.
뭐 그럴 수 있겠지만... 혹시나 해서 회원 정보를 보니
오늘 막 가입한 싱싱한 분이시며
가입하자마자 자전거와 전자키보드 등 도합 3개의 물건을 판매하려고 시도하고 계셨습니다.
하루에 물건을 많이 파시는 분이네요 ㅎㅎ
이건 촉이 옵니다.
명색이 사기 수법을 취미삼아 공부하고 있는데 중고사기에 당하면 얼굴을 못들고 다니죠.
이건 아쉽지만 쳐내자 하고 거절 메세지를 보내고 다시 생업에 종사합니다.
그리고 얼마 되지 않아 곧바로 알림이 오네요.
역시 사기꾼이었습니다.
하다하다 애까지 들먹이고 ㅉ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