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차장은 우수한 업무 능력을 인정받아 본래 하던 파트 뿐이 아니라 다른 파트까지 겸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일리가 없고.... 다른 파트 담당 대리가 이직을 하는 바람에 그 자리 대체자를 못구해서 급하게 신입을 뽑고 그 신입이 성장할때까지 뒤를 봐줄 사수로 한가한 제가 걸려서 두달째 신입 여직원과 함께 일을 하고 있었죠.
업무는 제가 보기엔 참 단순한 것들이어서 기술 교육도 시키고 편안한 하루하루가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평온한 나날이 계속 될 것 같았습니다만.... 오늘 문의 하나가 들어왔습니다.
사용자 : 모델관리프로그램 설치 중에 ODBC 연결해야하는데 패스워드가 머에여?
나 : (뭔소린지 하나도 모르겠네) 신입씨 인수인계 문서를 같이 사이좋게 볼까요?
신입 : 네. 근데 그 항목이 없네여
인수인계 문서에 없으면 없는 내용인지라, 사용자가 우리에게 연락한 이유를 물어보니
모델관리 프로그램 설치 문서에 [패스워드는 전임자 대리에게 문의하세요] 라는 항목이 적혀있었습니다.
그러나 전임자 대리는 인수인계에 그 기록을 남겨놓지 않았죠.
할 수 없이 우리 파트를 관리감독하는 PL대리에게 연락하려고 했으나 그분은 부재중. 백신을 맞으러가셨답니다 ㅠ.ㅠ
하지만 상황이 상황이니 어쩔 수 없이 PL 대리에게 연락을 합니다.
PL 대리 : 그게 우리 업무인가요? 전 모르겠는데요 ㅠ.ㅠ 전임 대리님께 연락주셔야 할 것 같아요
퇴사자에게 연락하는건 도리가 아니지만 상황이 급박하니 퇴사자에게 연락을 넣을 수 밖에 없는 법.
이번엔 퇴사자에게 연락을 넣어봅니다.
전임자대리 : 네 차장님. 네? 그 문서에 왜 제 이름이 들어가 있을까요. 모르겠는데요.
업무 중 가장 무서운 일이 제게 닥쳐오고 있었습니다.
그 누구도 아는게 없는 상황.
그리고 해야만 하는 상황.
기술적으로 어려운 개발을 하라고 하면 할 수 있습니다.
그건 결국 답이 있으니까요.
일정이 촉박한 개발을 하라고 시키면 할 수 있습니다.
경력이 있고 노하우가 있고 어떻게든 하면 되니까요.
그런데 이건 할 수 없습니다. 기술로 해결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아는놈이 아무도 없으니까요!!
결국 고민하다가 친한 차장님이 해당 프로그램을 설치한 기록이 있는걸 확인.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연락을 드렸습니다. 그리고....
다른 차장: 설치 과정에 ODBC 연결 테스트가 있나요? 모르겠는데??
망했습니다.
멘붕한 저는 물어본 문의자에게 '나도 몰라'라고 채팅을 치고 엔터를 누를까 말까 고민하고 있는데
다시 친한 차장님이 연락을 주십니다.
다른쪽에 건너건너로 물어봐서 암호를 알아냈다고 하십니다 ㅠ.ㅠ
어떻게 알아냈냐고 하니 그분은 전전 전임자인데 버전이 바뀌기 전 인수인계 문서를 갖고 계셨다고 합니다.....
즉, 인수인계를 하면서 문서가 바뀌고 정보가 소실되고..... 했다는 얘기가 되는 거죠....
도대체 관리들을 어떻게 하는거야 진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