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gyptian Blue 접속 : 5257 Lv. 60 Categ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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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바닥 소설] 꽃게 (0)
2013/11/27 AM 02:57 |
찜기에 들어가자 비로소 꽃게는 필사적으로 몸을 뒤집는다. 내 비록 여기서 생을 마감하지만 내 삶의 정수까지 네게 줄 수는 없다는 소극적 복수의 일환으로. 자, 마음껏 퍽퍽해져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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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바닥 소설] 홍차 (0)
2013/11/27 AM 02:57 |
까페의 아르바이트 생에게 반한 그는 매일 아침 얼그레이를 시켰다. 지인들 앞에서 그녀의 손을 잡고 이 이야기를 들려줄 때 "얼~" "그래?ㅋㅋ" 같은 반응이 나오는 미래를 기대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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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바닥 소설] 바다 (1)
2013/11/26 AM 05:08 |
바다처럼 마음이 넓던 그녀는 다른 사람의 마음도 자신의 것처럼 받아들이려다가 지쳐서 죽었다. 노망난 그녀의 어머니는 유해를 꼭 바다에 뿌리겠다고 고집을 부렸다. 바다를 눈 앞에 두고 꼭꼭 봉인해둔 유골함이 떨어져내렸다. 아아 그녀는 땅에서 바다처럼 살고 싶어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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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바닥 소설] 수염 (0)
2013/11/26 AM 05:07 |
"수염 좀 기르지마. 어울리지도 않고 지저분해 보이잖아."
"매일 자라는 건데 어쩔 수가 없잖아."
이틀만 두어도 얼굴 전체를 뒤덮는 내 수염을 보며 하던 그녀의 이야기가 내 게으름 전부를 에둘러 표현한, 그렇게 확장된 이야기라는 건 한참 후에야 들었다. 이제 어떤 이야기를 들어도 불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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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바닥 소설] 조각 (0)
2013/11/25 PM 10:23 |
나를 닮아가고 싶다는 그녀의 말이 조금 기쁘기는 했지만, 그것보다 더 많이 슬프게 만들었다. 나도 한 때는 그리스의 조각들처럼 화려하게 채색되어 있었다. 첫사랑의 비바람을 맞은 후에 완전히 무너져있던 것을 이제야 대리석 조각들로 형태만 비슷하게 만들어 놓았는데 그녀의 말로 알았다. 나는 이 모습 그대로에 바치는 사랑보다는 복원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원래의 색을 기억하고 있는 한 사람으로 하여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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