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사이트들의 문제 1: 의욕 저하
커뮤니티 사이트들은 지루하거나 심심하지 않게 해줍니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이것이 좋은 거 같지만, 그만큼 현실을 더 재미없게 만듭니다. 현실의 일들은 따분하기에 얼른 커뮤니티 사이트나 보고 싶어질 겁니다. 그리고 하면 할수록 현실은 더욱 더 따분해지기만 합니다.
커뮤니티를 할때는 계속 새로고침을 하면서 재밌는 게시글이 올라오길 기대하게 되는데, 이렇게 재밌는 게시글이 올라올지 안올라올지 기대감을 가질때 도파민이 뇌에서 분비됩니다. 올라온다면 도파민이 분비될 것이고, 안올라온다면 기대감이 사라져 도파민이 급락할 것입니다. 이 '예측되지 않는 불확실한 보상'이 바로 도파민중독의 핵심이며, 극단적으로 간 것이 도박입니다. 도박중독자가 일상을 잘 지내는 걸 본 적이 있나요? 시간 날때마다 커뮤니티 사이트를 하면서 도대체 어떤 일에 흥미를 느끼고 몰입할 수 있을까요?
재밌는 일을 못 찾은 게 아니라 재밌는 일이 존재할 수 없도록 스스로 만든 것입니다.
커뮤니티 사이트들의 문제 2: 외로움 심화
커뮤니티 사이트들에서는 현실에서 하면 갑분싸 되는 표현들이 많은데, 커뮤니티 사이트 안에서는 정말 재밌습니다. 꼴사나웠던 사람들에게 시원하게 욕도 하고, 온갖 사회 현상 비평에다 조롱까지도 실컷 합니다. 그리고 그럴수록 현실과는 더욱 멀어지기만 할 뿐이고 실제 사람과의 관계는 뒷전이 되죠.
일상에서 조금이라도 흥미있는 일이 생기면 현실의 사람이 아닌 커뮤니티 사람들하고만 공유하려고 하게 됩니다.
실제 사람과의 관계와 커뮤니티 내 사람과의 관계는 아주 다릅니다. 커뮤니티 사이트 내에서 사람들과 아주 긴밀하게 연결돼있는 것 같지만, 진짜 관계가 아닙니다. 오직 커뮤니티 사이트 내의 사람을 실제로 만나는 경우만이 진짜 관계일 뿐입니다. 커뮤니티 사이트를 하면 할수록 점점 외로워지기만 하고 일상의 지속을 어렵게 만듭니다.
커뮤니티 사이트들의 문제 3: 남성성의 약화
커뮤니티 사이트는 남성을 가장 최고로 위축시킵니다. 이 정도까지 위축시킬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그 효과가 매우 대단합니다.
무한한 조롱에서 당당하고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남성이 존재할까요? 겉으로는 조롱이 쿨해보이지만 지옥 같은 심리상태입니다. 인터넷에서 조롱을 쏟아내지 않고는 견디지 못하는 심리상태라면 어떨지 상상해보세요. 우리 모두 그런 심리상태를 지양해야 합니다.
화려한 언변으로 조롱하는 게 삶에 어떤 긍정적 영향이 있나요? 익명성을 쥐고 온갖 평가를 하며 세상 모든 것을 심판하고 다니는 것은 현실과의 괴리감을 더 증폭시키며 현실의 자신은 더 위축될 수 밖에 없습니다. 조롱 당하는 사람도 위축되고요. 제 아무리 잘난 사람도 조롱받을 부분 하나쯤은 다 있는데, 각자 스스로의 평가에 박하게 되어 자존감 또한 떨어뜨립니다. 진짜인지도 모를 댓글들을 서로 비교하고 그에 따라 열등감을 느끼곤 하는데, 자신감은 어제보다 발전한 오늘의 나에게서 느끼는 것이지 조롱하면서 얻는 것이 아닙니다.
커뮤니티 사이트 안에서 뜨겁게 토론해봤자 현실에선 그 토론 주제를 체감하는 경우가 드물다는 건 이미 아실 겁니다. 탁상공론이 적용되지 않는 경우가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예상되는 비판 1: 커뮤니티를 하고도 잘 지내는 사람이 있다.
일부 그런 사람이 있다는 희망을 거는 건 지금 이대로 살기 위한 변명에 불과합니다. 커뮤니티 사이트를 그만두지 않는 이상 어제보다 오늘을 낫게 만들며 다르게 사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걸러가며 커뮤니티 보기 때문에 괜찮다고 하는 경우도 있는데, 댓글 하나하나가 무의식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굳이 감수할 필요는 없습니다. 저도 커뮤니티 사이트에 빠지면 어떻게 될지 모륿니다.
예상되는 비판 2: 그럼 커뮤니티가 아닌 다른 재밌는 것들도 다 나쁜 거냐?
물론 다른 안좋은 것들도 많습니다.
다만, 도파민 관리 측면에서 커뮤니티 사이트가 특히 안좋은 것은 '게시글 리젠 구조'에 있습니다. 게시판을 새로고침했을때 재밌는 게시글이 생길 수도 있고 안생길 수도 있는 면이 마치 슬롯머신 레버를 당기는 것처럼 불확실한 보상의 구조를 띠기 때문에 빠져나오기 쉽지 않습니다.
커뮤니티'만' 안좋다는 말이 아니라 커뮤니티'도' 안좋다는 것입니다.
예상되는 비판 3: 커뮤니티 사이트엔 각종 도움되는 정보가 있다.
맞습니다.
근데 가끔 도움이 되는 글이 있다는 점이 오히려 더 중독의 길로 빠지게 만듭니다. 도파민은 불확실성이 높으면 높을수록 더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도파민이 전반적으로 살짝 올라가는 게 아닌, 확 올라갔다가 확 내려오는 것이 더 의욕을 팍 깎아버립니다.
커뮤니티 사이트를 안보면 중요한 꿀팁들을 놓치게 되고 남들보다 뒤처질 거 같은 느낌이 들게 되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커뮤니티 사이트 안본다고 해서 절대 뒤처지지 않으며, 정보를 일부 얻더라도 잃는 것이 훨씬 더 많습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는가?
즐겁고 흥분되는 시간이 있으면 힘들고 지루한 시간도 누구나 있습니다. 그리고 지루함은 견딜수록 점점 더 견딜만 해지고, 도파민 체계는 정상화되면서 일도 덜 지루하게 할 수 있고 작은 즐거움도 더 재밌게 느껴집니다.
커뮤니티 사이트를 보는 사람이 지금 당장은 더 재밌게 사는 것 같지만 사실 행복감을 훨씬 덜 느낍니다.
도파민을 적절히 관리하면서 살아가면 인생 전체적으로는 훨씬 더 재밌게 살 수 있습니다. 물론 그 누구도 커뮤니티의 영향력을 전혀 받지 않고 살 수는 없죠. 커뮤니티 사이트가 무조건 안좋은 건 아니고, 보면서도 잘 지내는 사람들도 있긴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에겐 유해합니다.
한번 커뮤니티 사이트를 그만하는 삶을 고려해보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