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만난 아이는 몇 개월 됐는데도
굉장히 작고 약했다
나중에 지극으로 먹이고 보살폈어도
몸무게가 2kg를 넘기지 못했었다
자기가 약한 걸 아는지 겁도 많아서
선풍기 바람에 봉투가 조금씩 움직이면
거기를 지나가기 무서워서
달려와서 쳐다보고 다시 가서 봉투 쳐다보고
입도 짧아서 밖에서는 절대 아무 것도
먹지 않고 물도 마시려 하지 않아서
산책도 멀리는 못나가곤 했다
그래도 무척이나 똑똑해서
한 번은 신호등에서 목줄을 놓쳤는데
빨간불인 줄 아는 건지
신호등 앞에서 내다리 옆으로 다가와
가만히 앉아서 쳐다보고 있는 모습이 너무나 사랑스러웠었다
의사 선생님 말씀으로는 애가 워낙 약해서
오래 살지 못할 거 같다고 하셨는데
병원은 자주 가야했지만
우리가족의 뜨거운 관심과 사랑 속에
어느덧 시간이 흘러
8년을 우리에게 큰 웃음과 기쁨을 주었고
8년쯤 어느 날
큰수술 몇번을 하게 되었고 체력이 약해서
견뎌내지 못했다
우리 가족 모두 너무나 사랑했고 아꼈던 아이라
상실감은 상상이상으로 크게 다가왔고
그 이후 더 이상은 동물을 키우지 않게 됐다
아마 서로 말은 안 해도 마음 속에 너무 깊게
남아있나보다
오래된 일인데도 아직도 자다가 눈뜨면
쳐다보고 있을 것 같은 그런 기분이 든다.
동물이든 사람이든 수많은 이별 속에
세상사 덤덤해진 나이라 생각했지만
가끔씩 수많은 추억이 떠오를 때면
너무나 그립고 그립다
이별은 언제나 힘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