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목재는 스프러스 판재(결국 미송의 일종이다.)중에서 특히 구조재를 사용하기로 했다.
미쿡에서는 보통 집을 지을 때 나무로 기둥을 새우고 그사이에 단열재를 넣은 후에 석고 보드나 나무판을 대어 벽을 마무리 하는 식으로 집을 만든다.
내가 선택한 스프러스 구조재는 집을 지을 때 기둥을 새우는데 쓰는 목재다. 때문에 수분율이 20%이하로 뒤틀림이 적고 곧은 재료로 가격이 좀 쎄고 무겁고 두꺼워 다루기가 힘들지만 그만큼의 장점이 있는 목재다.
사진은 포인트인포라는 DIY 목재 사이트에서 따왔다.(내가 산곳이기도 하다.)
여하튼 목재를 구매하면서 만들 구조를 머리속으로 그리며 하나하나 재단을 마치고 길이 주문을 마무리 했다.
하지만 목재 구매로 끝이 아니다. 원목의 가장큰 매력인 무늬를 이쁘게 살려주면서 색을 입히는 스테인을 주문해야 하는데 실내용의 경우는 수용성 스테인을 사는 것이 좋다.(유성은 인체 유해성분이 나올수도 있기 때문에 피하는 것)
여러 브렌드가 있으나 유명 브랜드는 5~6가지 정도로 국내산이나 수입 모두 가격 성능 모두 비슷하다고 하니 용량이나 색을 보고 결정하도록 하자.
나 같은 경우에는 본덱스 브랜드에 레드 우드 컬러를 선택했다.
양을 계산하기가 상당히 힘들어서 결국 두번 주문하게 되었는데 여하튼 250ml통 1개 기준으로 1200*185*40의 목재 2~3개정도 칠하면 끝이 나니 겉넓이 계산으로 적당히 주문에 참고하자.
그리고 도착한 목재들…
상판으로 쓸 185*1200*40의 목재 5개. 이걸 합쳐서 1200*925짜리 상판을 만들 예정이다.
책상 다리로 쓸 목재와 상판 받침대로 쓸 목재. 빨간원을 보면 구조목이라 어떤 나무인지에 대한 정보가 잉크로 떡 하니 찍혀 있다
연결할 꺽쇠와 비스 예상보다 많이 쓰게 되서 넉넉하게 보내주어서 참 고마웠다.
이것이 문제의 스테인 뭣 모르고 하나 시켰다가 작업이 매우 딜레이 되었다. ㅜㅜ
이게 스테인을 바르기 전의 목재 깜박하고 추가 재단하는 장면을 하나도 찍지 않았다.
연필과 자로 선을 긋고 톱질을 하면 된다.
목재에 요철을 파는 경우에는 톱질을 양끝으로 하고 잘려져 나가야 하는 부분에 미리 그려둔 재단줄을 따라서 일자 드라이버로 꾹꾹 눌러 자국을 내준다.
그다음은 조심스럽게 드라이버를 대고 망치질 해주자. 손쉽게 떨어져 나간다.
처음에는 줄톱을 이용했으나 반복적으로 잘못 잘라지고 추가 작업이 필요해 궁리를 하다가 절반 정도 하고 난 후에야 요령을 찾았다.
그리고 이제는 스테인 질을 한다.
스테인을 물에 녹임.
제품설명에는 그냥 사용하라고 나와 있지만 색이 너무 진할뿐더러 마르는 시간이 너무 빨라 얼룩 지기 쉽다.
때문에 나 같은 애송이는 물을 2:1정도로 섞어 주어 마르는 시간을 늘리고 색을 옅게 한다.
단점은 수분 때문에 나무가 조금 일어 나게 된다.
이쁘게 발색이 잘된 상판. 후일담이지만 사포질로 미리 잉크를 제거하지 않고 해버려서 후에 다시 다 사포질로 지우고 재 스테인질을 해야 했다….
1차 스테인질이 끝난 목재들.
저런 홈이 있다면 스테인을 듬뿍 발라 원목의 색이 지워지게 하자.
원목은 저런 부분이 들어나는 것도 멋이 된다고 한다.
2차 스테인을 바른 목재들. 색이 한층 짙어 졌다. 2차 스테인 전에 300에서 400방 사포로 결을 따라 가볍게 사포질을 해주는 것이 좋다.
전동 사포는 금물. 내가 전동으로 했다가 스테인이 벗겨지면서 뭉친 녀석이(지우개밥이랑 비슷하다.) 코딱지처럼 목재에 달라 붙는 통에 고생을 했다.
사포질로 완전 다 벗기기 전에는 없어지지 않으니 스폰지에 사포를 둘러 모양을 만든 후에 슥슥 문절러 주자. 들고 일어난 목재가 한결 뾰샤샤해 진다.
보통 2차에서 3차 많으면 4차까지 발라주신다고 하는데 작업대가 없이 작업한 나는 허리가 뽀사지는 기분이 느껴지면서 2차에서 포기를 했다. 여친은 없지만 나의 소중한 허리 지켜주고 싶었다.....
짜맞추기를 하기 위해서 잘라놓은 부분 해 본 사람은 알겠지만 짜맞추기는 매우 어렵다.
재단을 미리 해서 다 자르지 말고 (절대 안맞는다.) 절반 정도 잘라 맞춰 본 뒤에 그 뒤는 기본 재단을 살짝살짝 바꿔 가면서 자르는 것이 더 좋다.
그래야 잘 맞는다. 여하튼 어차피 보이지 않은 부분이라 사포질도 하지 않고 그냥 스테인을 덕지덕지 발라 놓았다….
스테인질이 끝났다고 발색이 끝이냐?
아니란 말씀 나무에 코팅이 되어 있지 않으면 음식물이나 기름 같은 걸 흘리면 색이 변하고 짙어 지기 때문에 색을 유지하면서 오래 사용하고 싶다면 바니쉬, 바니시, 니스 라고 불리는 물건을 발라 줘야 한다.
많이 들어본 그 니스 바로 그 것이다… 나는 나무가 번쩍번쩍 하는걸 싫어하기 때문에 저광을 선택했다. 브랜드 마다 다르긴 하지만 저광, 반광, 유광 정도의 3단계 상품이 많다.
여하튼 뽀사질 듯한 허리를 스테인이 마르는 시간 동안 쉬어주고 바니시 작업에 돌입했다.
일차 바니시 작업이 끝난 나의 알흠다운 상판목들 정말 옹이 모양이 아름답기 그지 없다. 보는거와 같이 저광은 번쩍임이 거의 없다. 그냥 투명 코팅을 한다는 느낌이다.
바니시 역시 2차에서 3차 까지 한다고 하나 이미 뽀사져가는 내 허리를 지키기 위해서 1차 작업을 끝낸후에 상판중에 윗면이 될 부분만 2차 바니시 작업을 하고 발색 작업을 마무리 했다.
이제부턴 조립이다.
상판 후면이다. 이 위에 받침대를 놓고
다리를 올려
책상을 만들 예정이다.
우선 꺽쇠와 받침을 연결한다.
받침대와 연결한다.
음 혹시라도 힘이 모자란다고 생각되면 양쪽 모두 해도 좋지만 외부에서 꺽쇠가 보이는게 싫었던 나는 쿨 하게 안쪽에만 밖아 주었다.
전동 드라이버 없이도 무난하게 들어가는 비스. 과연 나선력이다.
“남자는 구멍이 보이면 파고 드는 법이다. 나의 드릴은 하늘을 뚫을 드릴이다.”
는 무슨… 여하튼 나선력은 상당히 믿을 만한 힘으로 나무를 파고 들었으며 꺽쇠를 나무에 잘 고정시켜주었다.
짜잔! 이렇게 받침대에 상판이 잘 연결이 되었다. 살짝 보이는 볼이 움푹 패인 것은 무겁디 무거운 나무를 들고 셀카를 찍느라 힘이 잔뜩 들어 갔기 때문이다.
다리는 이런식으로 상판의 길은 모서리쪽의 다리가 넓은 면을 같도록 만들었다.
요런식으로 꺽쇠를 연결! 한뒤에
상판과의 연결을 저렇게 하려고 했지만…
실제는 이렇게 했다. 받침목에 상판들의 무게를 분산시켜 놓고 상판 하나에 다리의 무게를 전부 전가 시키는 멍청한 짓을 방지하기 위해서 받침목과의 연결로 방향을 전향했다.
동영상에서와 같이 여기서 어마어마한 문제 발생. 다리 하나가 삐걱삐걱 소리가 나는 것… 이유는
위 사진처럼 약간 띄워서 작업을 해야 힘을 확실하게 받아서 다리와 받침목이 밀착하게 되는데
위 사진처럼 약간 튀어나게 하는 바람에 받침목과 다리에 공간이 생긴 것… 힘들지만 나사를 푸르고 다시 작업할 수밖에 없었다.
확연히 줄어들은 소리를 확인할 수 있다.
이렇게 다 만들어진 책상을 뒤집기만 하면 되는데.. 뒤집기 위해서 드는데 무게가 어마어마하다…
원목인지라 예상은 했지만 생각보다 더 무거웠다. 도와주는 사람이 없어 다리가 부러질까 걱정을 했지만 무게를 잘 견디고 뒤집혔다.
이것이 그 위용. “아.. 크고 아름답다.” 정말이지 인터넷 드립에 불과 했던 단어가 가슴 깊이 와 닿았다.
다시 말하지만 상당히 큰 모양에 뭔가 존재감이 느껴졌다. 그리고 뿌듯함이 밀려 왔다.
이건 짧은 쪽에서의 사진 무늬가 한눈에 들어 온다.
바니시 작업후에 사포질을 해줘야 하는데 깜박했던 나는 완성된 시점에서 600방 사포를 이용했다.
“사포를 사용했다. 효과는 뛰어났다.”
바니시가 뭉쳐서 도돌도돌 했던 표면이 바니시 코팅이 벗겨지지 않는 선에서 매끈하게 변신. 약간 끈적끈적했던 촉감도 사라졌다.
컴퓨터를 비롯한 모든 물건이 올라간 모습.
이렇게 손수 책상 만들기 끝. 사실 인터넷에서 사는 것에 비하면 5~6만원 가량 더 쓴 편이지만 약간의 도구만 있다면 도전해 볼만한 가치가 있었다.
특히나 자기에게 딱 맞는 물건을 찾지 못했다면 도전해 볼만한 일 이였다.
또 과정에 허리가 아팠던 것을 제외하면 작업 자체는 매우 즐거웠다.
만들고 나서 찾은 단점은 다리간격이 좁아서 다른 방향으로 의자 돌리기가 힘든 것인데 약간의 불편함일 뿐 난감한 수준은 아니다. (다음에 혹 다시 만들게 되면 좀 넓게 만들면 될 듯)
그래서 지금 나는 내가 직접 만든 책상 앞에 앉아 후기를 날리고 있다. ㅋㅋㅋㅋㅋ 진짜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