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호 이세돌이라고 해도
해설진이 그 바둑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는 없었지만.
지금은 알파고 바둑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는 거라고 봅니다.
2국때 딱히 패인이 없음에도 패배했고 해설진 조차도 중반까지는 이세돌 9단의 우세를 점쳤음에도
결과는 불계패였던것 처럼 악수라고 부르는 수가 경우의 수를 줄이는 신의 한수가 되버리는 시점에서
알파고가 인간보다 바둑을 잘두는 수준이 아니라 '바둑의 수준자체가 다르다' 라는 게 되버렸다고 봅니다.
일종의 패러다임이 넘어갔다고 해도 될만한 지점이죠.
굳이 이렇게 까지 말해야 하나 싶긴 하지만 수천년의 역사와 100여년 정도의 현대 바둑의 역사가 쌓아둔 패러다임
혹은 기력 자체를 부정하고 다음 단계로 인간보다 먼저 진입해버렸다고 보는게 맞다고 봅니다.
사실 이세돌 9단을 상당히 좋아하는 편인데 아마 자존심이 많이 상하지 않았을까 싶고...
또한 인류의 낙관적인 미래를 꿈꾸던 저에게 상당히 충격을 주는 사건이였네요.
인류의 기술 발달을 윤리 혹은 도덕의 발달이 쫏아가지 못하게 된지 벌써 몇 십년쯤 된듯 한데요.
대표적으로 인터넷은 이미 우리 생활 깊숙히 들어와 버렸지만 인터넷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가 혹은 그에 관한 도덕은 어떠한가는 인류적으로 어떤 동의나 합의가 크게 이루어지지는 않았습니다.
아직도 인터넷 중독을 비롯한 다양한 문제들에 대해서 논의가 막 시작되는 정도인데 이렇게 우리가 다룰수 없는 기술이 우리가 인지 하지 못하는 순간 우리가 컨트롤 할수 없는 수준으로 진입해버리는것이 일반적이게 되었다 라고 봅니다.
AI의 발전이 그렇게 인류의 손을 순간적으로 떠나게 됐을때
그 수준이 스스로 생각하고 그를 통해서 스스로를 발전시켜나가는 수준까지 도달해 버리면
인류가 어떤 AI에 대한 윤리적 도덕적 컨트롤을 마련하기도 전에 스스로의 의지를 가지고 인류로부터 벗어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겁니다.
알파고가 스카이넷이라는 농담은 현실이 될 가능성이 높고 그 시작점에 도달한 아주 중요한 사건이 아닌가 싶습니다.
AI를 개발함에 있어 기술발달보다 이른 윤리적 도덕전 논의가 충분히 이루어져야 하는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과..
큰 두려움이 드는 그런 충격적인 사건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