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술사알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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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꿈 일기] 깨알같은 저승 체험의 꿈 (1) 2011/11/13 PM 12:40


비밀번호를 누르고 창고의 문을 열자 퀴퀴한 냄새와 먼지가 코를 찔렀다.

통풍이 잘 되는 옥상에 있다지만,

비가 스며들어 창고에 배어버린 이 냄새는 이 회사를 떠나오기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았다.

아니, 뭔가 이상하게 떠나오기 전 보다 넓이가 많이 넓어진 것 같...은데??

불현듯 무서운 느낌에 이곳에 오래있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

서둘러 나의 짐을 찾기 시작했다.



얼마 후, 이상하리만큼 위태위태하게 쌓여있는 다른 짐들 아래에 내 가방이 보였다.

한국에 가면 당분간 입을 일 없을 여름옷, 내가 사두었던 책, 잡다한 전자제품들...

급하게 일본을 떠나오며 두고온 물건들이 들어있는 가방이다.

그 위에 까마득하게 높이 쌓여진 다른 짐들이 신경쓰이긴 했지만,

물리법칙을 무시하고 초 현실적으로 쌓인 저 짐들을 다 치우려면

여행비자 3개월로는 턱없이 부족해 보였다.



애라, 모르겠다. 뒷처리는 알아서들 하겠지.

이건 힘으로 해결할 일이었다.

"엿차!!"

기합을 넣고 당기자, 의외로 가방은 수월하게 빠졌다.

쌓여있던 짐들이 혹시나 떨어질까봐 재빨리 팔을 들어올렸지만,

마치 바닥이 사라지자 그대로 내려와 쌓이는 테트리스 블록들 처럼

그 위에 쌓여있던 짐들이 고스란히 내려왔다.

...어떻게 물리적으로 설명이 안되는 광경이긴 했지만

목적도 달성했겠다, 재빨리 이 무서운 곳에서 빠져나가야 겠다는 마음 뿐이었다.

그런데...



우르르릉...

커다란 진동이 거의 문앞에 도달한 내 발목을 붙잡았다.

뒤를 돌아보니, 그제서야 가방 위에 쌓여있던 짐들이 무너지기 시작하고 있었다.

그 짐들 뿐만 아니라 다른 짐들도 도미노처럼 무너지기 시작해

눈 깜짝할 사이에 가구와 짐이 거대한 눈사태 처럼 불어나 나를 덮쳐오고 있었다.

"아이그, 이런..."



정신을 차리자, 나는 무너진 창고 밖 옥상에 우두커니 서 있었다.

의외로 무사했던 모양이었다.

하지만 창고가 이꼴이 되서야 선배님이 엄청 화낼건데...

어떻게 수습할 방법을 찾아보려고 창고 주변을 돌아보는데,

거대한 짐덩어리 속에 어디서 자주 본 듯 한 팔이 보였다.

오른팔 이었다.

그런데, 입고있던 옷은 나랑 똑같다.

신기한 마음에 나의 팔과 비교해 보려고 오른팔을 보았는데...

맙소사, 나의 오른팔을 통해 바닥이 보여왔다.

투명인간이 된 것일 리는 없는데...

설마!? 라는 생각이 끝날 틈도 없이, 나의 몸은 하늘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죽은거구나.

아아, 내가 죽었구나...

타국에 짐 가지러 왔다가 짐에 눌려서 죽다니, 이런 어이없는 죽음이 어디 있을까.

네X버 메인에 떠서 웃음거리가 되는건 아닌가??

한국인 최초로 이그노벨상 후보에 오르게 될 것인가??

별의 별 잡생각이 들었지만, 이상하게 싫지만은 않았다.

그래, 이젠 쉬게 되는거다.

이젠 진짜로 쉬게되는거다...라는 편안한 생각에 잠시 눈을 감았다 뜨자,

이번에는 갈색의 가죽 소파 위에 앉아 있었다.

어라?...이건 또 뭐가 어떻게 된걸까.

진짜 죽은거 맞긴 한건가??...



"...어이"

당황스러움에 주위를 두리번 거리는 도중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곳을 향해 고개를 돌리자,

검은 양복에 검은 넥타이를 맨 두사람이 나를 바라보고 있는게 보여왔다.

거무죽죽한 피부에 군대군대 곰보자국이 있는 대머리의 뚱뚱한 중년 남성과,

비실비실한 몸에 괴상한 안경을 낀 매서운 눈매의 남성...

척 봐도 그다지 좋은 사람들로 보이지는 않는 인상이었지만,

특이하게도 그들의 두 눈 만은 붉게 타오르는 듯 보였다.

눈을 마주치자 어딘지 거역할수 없을거 같다는 느낌이 드는게

아무래도 보통사람은 아닌 듯이 보여왔다.

그렇게 잠시동안 침묵이 흘렀는데...



A "노잣돈은?"

의자에 파뭍히듯 앉아있는 뚱뚱한 남성이 먼저 입을 열었다.

"네에? 노잣돈...이요.?"

A: "장례할때 주는 돈 있잖나."

"전 타국에서 사고로 죽어서...아직 장례를 못지냈습니다."

뜬금없이 왠 노잣돈 타령일까.

죽자 마자 바로 여기로 끌려와서 노잣돈이고 자시고

아직 시체도 한국으로 돌아가지 못했을건데...

B: "쯧, 이보세요. 수속을 하려면 노잣돈이 필요합니다."

옆에 서 있던 마른 남성이 어이 없다는 듯 혀를 차더니

오른손으로 안경을 어루만지며 날카롭게 쏘아붙였다.

이럴수가, 저승에서도 돈내고 수속을 해야되는거였나?

그래서 노잣돈이 필요한거였나...??

역시 조상님들의 지혜는 틀린 것이 없었다.

...아니 잠깐, 그게 중요한게 아니다.

"말씀드렸지만, 장례도 없이 갑자기 여기로 끌려와서 도통 준비가..."

A:"어험...!"

뚱뚱한 남성이 갑자기 헛기침을 했다.

약점이 잡힌 것 같아 잔뜩 위축되어 있던 나에게는

그 헛기침도 마치 꾸중처럼 들려왔다.

이대로라면 불리하니, 화제를 돌려야 할 때였다.

"그런데, 당신들은 누구신데 절 여기로..."

갑자기 종이 한장이 팔랑거리며 딱 눈 앞에 떨어진다.

신기하게도 눈앞에 딱 멈춘 그것은, 명함이었다.

[저승 사무소 수속과]

"...허..."

B:"이런 사람들입니다"

"...저승사자 같은거에요?"

B:"비슷하다고 할 수 있죠."

"...그럼...공무원!?"

A:"!!"

갑자기 뚱뚱한 남성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더니,

재자리에서 높이 뛰어올라 바로 내 앞에 떨어졌다.

눈앞에서 보자 그 덩치가 장대하여, 키가 최소 3m는 되어보였다.

그런 사람이 허리를 숙이더니, 불타는 눈빛으로 나와 눈높이를 맞추었다.

귀신처럼 분노한 그 눈과 마주치자

마치 호랑이 앞의 토끼처럼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았다.

A:"그럼 어서 노잣돈을 마련해라."

"...으아아...어...어떻하면 되요??"

간신히 마음을 추스리고 되묻자

이번엔 마른 남성이 언제 다가온 것인지, 바로 옆자리에 앉아서 말하기 시작했다.

B"고통스러운 방법과 덜 고통스러운 방법과 쉬운방법이 있어요."

"고통스러운건 뭐에요?"

B:"누군가의 지옥벌을 49일 동안 대신 받아주고, 그 사람에게 수고비를 받는 거에요"

"....으으으 그건 싫은데...그럼 덜 고통스러운 방법은요?"

B:"...지옥에서 49일 간 옥졸로 막노동을 하면 될겁니다. 쉽진 않을거에요."

"대충 어떤 일을 하길래요?"

B:"칼날산에 칼을 갈거나, 사람 삶는 화로에 불을 때거나 하는 겁니다."

"...몇일 못가서 멘탈이 붕괴되겠네...그럼 마지막은요?"

마지막...

즉, 쉬운 방법을 묻자, A와 B는 눈을 맞추더니 실실 웃기 시작했다.

뭔가 불안한데...

B:"예쁘고 사랑스럽다고 생각한 여성이 있나요?"

"네에?"

...갑자기 이게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인가.

B:"있어요 없어요?"

"...있죠"

B:"그럼 그 여성으로 변해보세요"

"...엥??"

B:"아는지 모르겠는데, 죽은 사람은 모습을 마음대로 바꿀 수 있어요."

"......"

B:"한 예로, 처녀귀신이란거 아시죠? 그거 십중팔구는 남자에요"

"...허..."

이럴수가.

충격적인 사실을 접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것에 신경쓸 때가 아니었다.

"...어떻게 하면 변해요?"

B: "그냥 마음속으로 그사람이 된 자신의 모습을 떠올려 보세요."

"...으음..."

B"[엄마가 가장 아름다웠어요] 같은 말 하면 도움이고 자시고 없으니 그리 아세요"

"..."

영문을 모를 일들의 연속이라 정신이 없었지만,

지금은 할 수 밖에 없기에 눈을 질끈 감고 그냥 그들이 시키는 대로 했다.

그러자...

A:"오호..."

B:"...."

눈을 뜨자 두 사람?...아니, 두 괴물이 놀랍다는 표정을 하고 있는게 보여왔다.

B:"...이런 생각을 하다니...발상의 전환이군요. 히히힛..."

A:"...흐...흐흐흐"

내 모습을 볼 수는 없어서 어떤 꼴이 되었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그 둘이 흡족해 하는 걸 봐선 결과물이 잘 나온 모양이었다.

"...그래서, 이걸로 된건가요??"

헛, 지금 들어보니 내 목소리까지 변해있었다.

처녀귀신들 십중팔구가 남자였다는 이야기는 진짜였던 모양이다.

A:"이제 시작이지. 자, 그럼 가자."

"...가다뇨?...어딜..."


텁!!

말이 끝나기도 전에 뚱뚱한 남성이 팔을 붙잡고 높이 뛰어올랐다.

앉아있던 소파가 발 아래로 까마득하게 멀어지더니,

다시 어딘가 푹신한 곳에 떨어졌다.

그런데 여기는...노래방!?

...탁자에 놓여진 술 같은 것이나 기묘한 조명 등 분위기가 좀 이상하긴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 봐도 노래방이나 룸싸롱 말고는 생각할 수 없는 장소였다.

저승에 노래방이라니...

A:"자, 저기 가서 앉아!!"

"으아앗..."

뚱뚱한 남자의 손에 밀려 의자에 거의 내던져지자,

옆자리에서 차갑고 물컹한 무언가가 손에 잡혔다.

옆을 바라보니 검은...무슨 덩어리 같은데 놓여 있었다.

A:"이분을 재미있게 해드려. 그럼 노잣돈을 주실거다."

"...이분...이라구요?"

A:"그래. 아주 엄청난 노잣돈을 가지고 있는 귀빈이시다."

"...."

노잣돈을 많이 들고온 사람은 저승에서도 귀빈이라...

왠지 많이 씁쓸한 기분이 들어왔다.

따지고 보면 뚱뚱한 남자와 마른 남자도 공무원일건데,

돈 많은분이 귀빈이 어쩌니 저쩌니 하며

꼭 누구처럼 노잣돈으로 내 목줄을 죄어 이상한 일에 끌여들이고 있지 않은가.

그러고보면 저승도 이승의 사람들이 가는 곳이니,

시간이 지나면 오염되는 것도 당연한 것일까.


C:"으흐어어어..."

별의 별 생각이 다 드는 가운데, 머리 위에서 탁한 남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섬 찟한 느낌에 고개를 들자,

거무튀튀한 피부에 듬성듬성 보이는 회색의 머리털,

흰자는 보이지 않고, 얼마나 깊은지 모를 검은 구덩이같은 눈동자,

그나마 보이는 하얀 것이라면 이빨 뿐인데, 그마져도 온통 금이 가 있는

흉측하기 짝이 없는 얼굴이 괴이한 미소를 지으며 나를 수직으로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 머리를 지탱하는 파충류처럼 길게 늘어난 목은,

지금 내가 기대고 있는 검은색의 덩어리에 연결되어 있다.

그럼, 내가 지금 기대고 있는 이 검은 덩어리는 저 괴물의 몸이란 말인가?

그러고 보니 덩치에 비해 슬플정도로 작은 티라노사우르스의 팔처럼,

몸에 비해 조그마한 팔 비슷한게 달려 있는 것 같기도 했다.

상황을 정리하자면,

천장에 닫을 정도로 비대한 그 몸에서 아래로 늘어진 목이

나를 바로 위에서 보고있는 것이 되는건가?...


"아..."

그 얼굴을 정면으로 마주하자, 의식이 저 멀리 멀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이런 것과 맞서 싸우는 괴물 영화의 주인공들이 얼마나 강심장이란 말이더냐.

그렇게 정신을 잃기 직전 즈음에 오른쪽 허벅다리에 날카로운 아픔이 밀려왔다.

"아얏!!"

화들짝 놀라 오른쪽을 바라보자

어느틈에 내 옆에 앉은건지, A가 화가난 듯 한 표정으로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A:"재미있게 하라 했지, 기절하란 말은 한적 없다."

"...그치만 저 괴물은..."

A:"노잣돈이 필요없나? 오래 못내면 아무리 착한 인간도 지옥행이야."

"....!!"

맙소사.

그 말을 듣는 순간 내 귀를 의심하게 되었다.

착하게 살고 자시고 돈이 없으면 지옥행이라...

그렇게 착하게 살아왔다고 할 수는 없어서 좋은 곳에 갈거라 생각하진 않았지만

돈이 없어서 지옥으로 가게 될 수도 있다니...

이래서 사람들이 돈때문에 타인의 목숨도 빼앗고 남을 울리고 하는 것일까.

A:"잡생각 하지 말고 얼른 술이나 들고있어."

"..."

모르겠다.

슬프고 분하고 여러가지로 복잡한 기분이었지만,

일단 지금은 하라는 대로 할 수 밖에 없었다.

어찌되었던간 돈때문에 지옥에 가는건 억울한 일이 아닌가.

잠시 마음을 추스린 나는 바르르 떨리는 손으로

A가 가르킨 나선형의 주황색의 병에 담긴 액체를 작은 잔에 담아 들었다.

그러자 괴물의 목이 더 길게 늘어지더니, 잔에 담긴 액체를 핣기 시작했다.

저 짧은 팔에 술잔을 드는 것은 무리로 보였으니...

C:"으우우우우..."

괴물은 낮게 웅얼거리며 액체를 모두 마신 뒤, 다시 고개를 들어올렸다.

그 잔 안에는 조그마한 사금(沙金) 조각이 들어있었다.

"아..."

A:"봤지?"

"...네?"

A:"그걸 모아서 노잣돈을 마련하는거다. 그러니 너도 좀 웃어."

"...."

웃음이 나올 리가 있나 이 자식아!!

라고 외치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며 왼쪽 입꼬리를 억지로 비죽 올리자

괴물은 뭐가 좋은지 히히히히 거리는 괴상한 웅얼거림을 냈다.

A:"봐라. 좋아하잖나."

C:"우으으으으..."

그렇게 수번 잔을 비우던 괴물은

괴상한 낮은 울림소리를 내더니 술을 핣던 혀를 길게 내뺐다.

그리고서는 머리를 내 목 즈음에 가져오더니 가쁜 숨을 몰아쉬기 시작했다.

말이 통하지 않아도 이정도까지 왔다면 뭘 하려는지 짐작이 갔다.

A:"가만있어라."

"...으힉!!"

아직 결혼도 못해봤는데 이렇게 가는 것일까.

아니, 이미 저승에 왔으니 갈곳이 더 있나?

혐오스러움에 눈이 질끈 감기려 하는 그 순간,

이 방의 문처럼 생긴 곳이 살짝 열리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안으로 쑥 들어온 것은 금색으로 번쩍이는...징?


투아아아앙ㅡ!!

마당놀이나 탈춤에서 듣던 것과는 격이 다른 커다란 울림이 방 안을 가득 매웠다.

그리고는 파도와 같은 바람이 터져나와 방안을 맴돌며 방안을 조각조각 내기 시작했다.

A:"!!"

A가 무척 당황하며 숨을 곳을 찾는 듯 이리저리 두리번 거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갑자기 A의 몸에 불이 붙더니 양초처럼 흐물흐물 녹아내리기 시작했다.

회색으로 녹아내린 잔해 속에서 들어난 얼굴은...검은색의 커다란 두꺼비??

여튼 두꺼비와 비슷한 그 얼굴 마져도 불에 타올라 점점 괴성을 지르며 사라져갔다.

그리고 검은 괴물도 어딘가로 도망 가려고 발버둥을 치는 것 같았지만,

무거운 몸을 가누지 못하고 고래고래 괴성만 지를 뿐 점점 불에 타들어가고 있었다.

이번엔 또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이젠 진절머리가 난 나는 머리를 감싸쥐고 고개를 숙였다.



이윽고 얼마 후, 바람이 잦아들었다.

아직 겁이 나서 움츠리고 있던 나에게, 유리조각을 밟으며 다가오는 구둣발 소리가 들렸다.

바로 앞에서 잠시 뜸을 들이던 그 발자국 소리의 주인공은 헛기침을 하더니,

정중한 목소리로 말을 걸어왔다.

"...늦어서 미안합니다."

"...아!?"

아아, 이 악당들 틈에서 나를 구원해 주시다니.

본능적으로 이 목소리의 주인공이 나를 구하러 왔음을 안 나는 반갑게 고개를 들었다.

검은 양복에 검은 낵타이를 착용한 건 똑같지만,

후광이 비친다는 느낌의 덴디한 중년 남성이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멋들어진 콧수염을 살짝 만진 그는 담담하게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이들은 세탐귀라고 하는 아귀(餓鬼)의 일종입니다."

"...세...탐귀...요?"

"이승에서 커다란 권세가 있었기에 큰 미련을 가지고 있는 영혼들에 달라붙어,

예전처럼 떠받들어주며 정념을 빨아먹는 저급한 악령이죠."

세탐귀(世貪鬼)라...

책에서 본 적은 없는거 같지만 듣고보니 그럴듯 한 이름이었다.

아귀들도 진화론에 따라 진화하는 것일까??

"주로 이승과 저승의 경계에서 우리들의 흉내를 내고 기다리다가,

당신과 같이 약점이 잡힐만한 영혼을 붙잡아 자기들의 일에 이용하기도 한답니다."

"...약점...이요?"

"사고로 객사한 젊은이가 가지고 있을 리가 없는, 노잣돈 같은거 말입니다."

"아하..."



과연.

그의 말을 들어보니 모든 상황이 이해가 되는것과 동시에, 나의 어리석음이 한심해졌다.

남의 귀에 사탕발림을 하는 사칭 사기꾼들에 목줄이 잡혀,

나도 모르게 이런 이상한 사기극에 이용 당한 것이 아닌가.

그러고보니 옆자리에 앉아있던 괴물은 아직도 고래고래 고함을 지르며 발버둥 치고 있었다.

늘어진 목을 이리저리 흔들며 괴성을 지르고 있지만,

한심하게도 비대한 자신의 몸 때문에 도망치지도 못하고 있었다.

아니, 애초에 그 몸이 의자에 달라붙어 있는 건가??


"...저건?"

"저자는 곳 지옥으로 끌려가 심판을 받을겁니다."

"어라...그럼 아귀가 아닌거에요?"

"...아까 말한 세탐귀들이 기생하고 있던 영혼입니다.

남들을 착취해 엄청난 부를 쌓았지만 결국 도를 넘어서 사람들에 손에 죽은 자죠.

최후엔 그가 가지고 있던 금을 녹여서 입안에 들이부었다보니, 금과 한몸이 된 인간입니다.."

"...아하..."

죽기 전에 어떤 짓을 하던 사람인지는 모르겠지만 참 비참한 말로였다.

영혼까지 저런 괴물이 되어, 사탕발림에 정념을 빨리고 있었다니...

아니, 생각해보니 동정의 여지는 없다.

자업자득이 아닌가.

"...그리고, 한가지 부탁드리고 싶은데..."

"네?"

"...저어...민원은 넣지 말아주십시오."

"...미...민원이요??"

"요즘 이런 일들이 워낙 많다보니 일손이 부족해서 말이죠. 하하..."

"...아...하하하..."





...결론은 개꿈

한국 들어온지 얼마 안되어 꾼 1인칭 개꿈.

보통 뭔가 이상하면 꿈인걸 알아차리는데, 이 꿈은 뭔가 치밀한 설정 덕에 끝가지 몰랐습니다-_-


...나름 꿈속에선 진지하고 절박했는데, 술자리에서 이야기 해 주니 친구 曰

"평상시에 무슨 생각을 하면 그런 꿈을 꾸냐 ㅋㅋㅋ"

"만화로 그려라 ㅋㅋㅋ"

상처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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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HEEZ    친구신청

만화로 그리면 재미있을듯요 ㅋㅋㅋㅋㅋ
소재 쩌는데요 ㅋㅋㅋㅋ잼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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