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전에 자기 실력에 자부심을 가지고 일하는 엔지니어에 대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그 자부심 만큼 일을 잘 하다보니, 어느세 회사 외부 의뢰 업무를 독차지 하고 있을 수준이었다.
하지만 이분에겐 치명적인 단점이 하나 있었으니,
그 자부심 때문인지 자신이 참견하지 않아도 될 일에 참견하는 모습을 가끔 보였다.
"내가 알아~" "그건 아니지~" "이렇게 하는게 아니고~" 라는 멘트를 시작으로 하며.
어느날이었다.
날씨가 바뀌며 설비 A가 고장이 났다.
이 설비는 다른 엔지니어분(B라고 칭한다)이 들어와 설비를 손보고 있는데,
위에 엔지니어분(A라고 칭한다)이 그 장면을 목격하게 되었다.
B엔지니어분도 담당분야만 다르지 이 지역 유일의 업체이다 보니 뛰어난 실력을 가진 분인데,
A엔지니어분은 그분의 업부를 보더니 또 오지앞을 펼치기 시작했다(...)
어떠한 설비며 어떤 구조이며 어떤 식인지 물어오자,
B엔지니어분은 초반에는 친절하게 설명해주었다.
하지만 A엔지니어분이 점점 "이건 이렇게 하면 안되는데..." 식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가자
B엔지니어분의 표정이 점점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결국 A엔지니어분이 이래저래 해야된다고 장황하게 말을 늘어 놓자,
B엔지니어분은 입을 꾹 닫고 대꾸조차 하지 않았다.
더 내버려두면 안되겠다 싶어 결국 김알케가 A엔지니어를 끌고 본관으로 들어갔다.
본관에 와서 일을 처리하면서도 A엔지니어는 "저렇게 하면 안되는데..."를 연발했다.
아오.......
A엔지니어를 보내고 B엔지니어에게 다시 돌아가니, 역시나 아까의 무거운 표정 그대로였다.
상황을 옆에서 지켜보고 있었던 김알케다 보니, 이런 상황을 타게할 말은 알고 있었다.
"좀 그랬죠? 저분이 일은 잘 하는데 말이 좀 많으셔서 여기저기 참견을 하더라구요..."
"...그렇죠? 허허..."
다행스럽게 B엔지니어가 바라던 말이었던지, B엔지니어는 웃기 시작했다.
"사람이 자기 분야가 있고 남의 분야가 있으면, 자기 분야만 잘 하면 되는데 말이죠."
B엔지니어는 연신 말을 이어나갔다. 아마 A엔지니어가 나이가 많다보니
하지 못했던 말을 김알케에게 털어놓는다는 기분이었다.
생각해보니 그런것이다.
한식 요리사가 불고기 조리하는데, 일식 요리사가 "그렇게 하는거 아닙니다" 라고 쫑알거리는건
웃긴 일이다.
일식 요리사가 아무리 요리를 잘한다 해도,
한식을 전문으로 해왔던 사람에게 참견 하는걸 넘어서서 "부정"한다는건
요리를 모르는 사람이 봐도 웃기는 일이다.
자기 일에 자부심을 가지는 것은 좋지만, 타인의 자부심을 부수면서 까지 얻어야되는 것일까.
예전 프로젝트 하는데 산업현장에서 잔뼈 굵은 사장님하고 카이스트 나온 모 유명공대 교수하고 기싸움 하는거에 말려서 새우등 터졌음 아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