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느때와 같은 퇴근길.
오늘도 정착되지 않은 그룹웨어 때문에 유난히도 스트레스를 받았던지라
쓴맛이 도는 입안을 달래줄 맥주를 사기위해 대로변에 위치한 큰 마트에 들렸다.
그렇게 대충 안주를 고르고 있던 참에,
할머니 한분과 손주로 보이는 아이 둘이 마트에 들어섰다.
"할머니 카카오빵..."
"카카오빵 사주세요."
두 손자가 할머니를 부쩍 조른다.
마침 안주 코너 근처가 빵 판매대였기에. 두 손자의 칭얼거림은
김알케에게 아주 잘 들려왔다.
"카카오빵이 뭐꼬?...갖고 온나 사주끼나."
손자의 칭얼거림을 이길 수 있는 할머니는 있을리가 없다.
뭐든 다 사줄 생각으로 사랑스러운 손자들과 이 늦은 시간에 같이 나오셨겠지만,
예상외의 문제가 생긴 듯 했다.
...아이들이 말하는 카카오빵이 무엇인지 할머님은 모르시는 듯 했고,
더욱 더 큰 문제는 아이들이 빵 판매대에서 '카카오빵'을 찾지 못했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한동안 '카카오빵'을 찾아 판매대를 뒤적이던 아이들이
과자코너로 할머니와 같이 움직이려 할 때,
어떤 '짐작'이 든 김알케는 빵 판매대로 들어섰다.
아이들이 찾는 카카오빵이란 분명 이 카카오'톡' 빵이라는 짐작이 들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아이들의 키가 닫지 않는 3층 판매대에 '그것'이 보였다.
옛날에 포X몬 빵에서 고오스의 롤케잌으로 팔리던 그 초코롤 빵...
"요거 찾니?"
과자코너로 가던 아이들을 불러 카톡 빵을 내밀자,
짧은 순간이지만 아이들의 얼굴에 놀라움과 즐거움이 교차했다.
"우와!"
"저거 저거"
할머니의 팔을 부여잡고 다시 빵 판매대로 돌아온 아이들은
만면에 미소를 지으며 카톡빵을 양손에 들었다.
고작 빵 하나에 저렇게 기쁠까 싶었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아이들에겐 보물을 찾은 것이나 마찬가지겠지.
그렇게 한건 했다는 뿌듯함에 맥주를 계산하러 계산대에 왔을때,
아까의 할머니가 언제 다가왔는지 김알케를 쿡 찌르더니 말하신다.
"저거 한 두개 가져가이소"
"네?"
"저거요 저거"
...뭔가 싶어서 할머니가 가르키는 곳을 봤더니,
계산대에 올려진 김알케의 맥주 위에 아까의 카톡빵이 올려져 있었다.
"아뇨, 괜찮습니다...애들이나 주세요"
그렇게 웃으며 김알케의 물건을 싸들고 나오는데,
계산대에서 나누는 손자들의 대화가 들려왔다.
"못찾을뻔 했는데 진짜 다행이다~"
"어떤 사람이(...) 도와줘서 찾았다~"
졸지에 어떤 사람 1이 되었지만, 아이들이 기뻐하던 그 모습이 너무나도 좋았기에
잠시나마 마음속의 어둠이 사라지는 느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