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하게 말하자면 같은 부지 안에 있는 "전"회사지만...
전 회사 CEO라는 사람이 "이 분야 최고가 되어보자" 기업가 마인드가 아니라
"경기 좋을때 매수해서 바싹 벌고 나빠지면 팔자" 라는 헤드헌터 마인드였다보니
크게 두개로 나누어져 있던 사업부 중 한 사업부와 공장 부지 전체를 팔아버렸습니다.
중요 연구시설 같은건 다른 사업장으로 옮기고,
생산기기는 다른 곳에 부지를 구입하여 옮길때 까지 임대형식으로 영업을 했는데
여기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이후 팔린 사업부를 A, 팔리지 않은 사업부를 B라고 칭합니다.)
문제의 시작은 핵심 인력의 실망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법공부를 해서 공무원이나 관련분야 인물들과 넓은 인맥파워를 자랑하며
20년 넘도록 노조가 없을만큼 생산직 분들의 의견을 타협해오던 전무님이
여기에 실망해 퇴사해버리고,
B사업부 총괄이사님도 스스로 퇴사하여 치킨집(....)을 시작하셨더군요.
아 물론 동내 배달 치킨집은 아니고, 번화가에 위치한 꽤나 큰 주점형 치킨집이었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김알케가 속한 A 사업부는 전과 동일한 대우로 그대로 팔려가서
이전과 동일하게 지내고 있었는데,
부지 내에 있던 B사업부 생산직 분들이 작업복 위에 조끼를 입기 시작했습니다.
작업복 디자인이 바뀐건가 하고 지내고 있던 어느날,
B사업부의 감사팀장님이 A사업부 사무실에 찾아오셨습니다.
한때 김알케가 속해 있던 부서의 최고 책임자라 반가움과 증오(!!)도 있는 분이지만
다른 회사가 되고 보니 이분도 그냥 (색드립 자주 하는) 댄디한 중년이 되셨더군요.
그런데 이분이 김알케가 소속된 팀의 팀장님과 매우 오랜 친분이 있던 분이라
속내를 털어놓는걸 들어보니 전 회사 사정이 참 가관이었습니다.
B 사업부 인원들이 생존권을 위해 사내 노조가 아닌 외부의 XX노조에 가입을 했고,
회사 팔아먹은 CEO는 노조 가입한 인원들에게 찾아와 진짜로 무릎을 꿇었다 하네요.
그리고 B사업부 "사무직" 은 아무런 보상도 없었다던데(......................ㅅㅂ)
위의 전무님 나가고 노조에 들겠다고 한 인원들은 보상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B사업부로 넘어가는 인원에 있다가 A사업부로 넘어온 사람들은
아무런 보상도 받지 못해 커다란 혼란에 빠졌습니다(...)
그리고 위에 말한 B회사 감사팀장님이 말하길
"어쩌면 김알케씨가 소화기 들고 경비실 앞에 가야될 수도 있어 ㅋㅋㅋㅋㅋ"
......이번 9월이 계약 종료일이라,
회사가 갈라지기 전 김알케가 관리하던 일을 인수인계받은 B사업부 분도 떠나가는데
과연 어떤 일이 일어날지 두근두근 하네요.
CEO라는 사람이, 회사 팔고 사람들 모아서 경위 설명하던게
되도 않는 말을 반복하며 직원탓 하던 인간이라 듣다보니 성질나게 하던 사람이었는데
근로자들이 솔찍하게 들고 일어나서 자기 목소리랑 생존권을 주장해줬으면 합니다.
을 입장에서 을을 까는게 아니라, 다른 을과 손을 잡더라도 갑을 처부수어줬으면 하네요.
신기한건 대가리가 정상이면 그 밑에 손발이 병신이고 손발이 정상이면 대가리가 병신임. 가끔 대가리랑 손발이 다 병신인 곳이 있는데...
그곳이 바로 지금 제가 일하는 곳이죠. 하아... 사람을 그냥 기계 부품으로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