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직 관련된 일로 경주 터미널 근처에서 사람을 만나기로 해서
어찌어찌 인천 본사에서 면접을 보느니 어쩌니 이야기를 잘 진행시키고 집으로 돌아가려는 길에
긴장하고 있다가 갑자기 긴장감이 풀리니 찾아오는 허기를 위해
간단한 요기라도 하기 위해 주차장 근처의 7 과11 편의점에 들렀는데...
문을 열고 들어가니, 왠 60대 정도로 되어보이는, 남색의 상 하의와 모자를 쓴 노인이
감자칩을 먹고 있는 남자손님과 카운터에 편의점 유리창이 터져나갈 정도로 고함을 지르고 있었다.
"주우우우웅국놈들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
"이 나라에서 설치니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
"나라가 이꼴이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앟"
"나라의 왕을 국민이 몰아내고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옹오오옹옿"
...스X칩 고추장맛을 먹고있던 남성은 '이거 뭔 똥인가' 라는 표정을 지으며, 문을 열고 나가버렸다.
그러자 노인은 잠시 주변을 둘러보려다 삼각김밥을 찾으려던 김알케에게 눈을 돌리더니, 다가오기 시작했다.
하지만...도를 믿습니까 놈들을 보는 것 같이 도끼눈으로 송곳니를 들어내고 상대방을 경멸하는 시선의 김알케를 보자,
노인은 카운터의 여성에게 돌아가 다시 고함을 지르기 시작했다.
결국 빡침이 올라온 카운터 여성분이 경찰을 부르는데도
"그래!!!!!!! 전하(??)해라 전화해!!!!! 하지만 국민이 왕 끌어내린거 잊으면 안 되!!!!!"
라며 고함을 질렀다.
세상에....
그X 집앞에나 출몰할 박사모 괴수를 경북 경주 편의점에서 마주하게 될 줄이야, 상상도 할 수 없었다.
국민에게 탄핵된 누구를 섬기는 늙은이들이야 뭐 검증된 뿅뿅들이지만,
그들과는 또 달리 지방에 있으면서 중국인 근로자에 대한 알 수 없는 증오를 가지고
아무 관계도 없는 편의점의 젊은 사람들에게 그 증오를 분출하는건 도대체 무슨 심리일까.
어떻게든 사람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설득과 회유를 바라는 김알케도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다.
평범한 취객이라면 어떻게 푸념에 맞추어주며 안정이라도 시켜볼 수 있는데
대낮에 술에 취하지도 않은 사람이 아무런 관계도 없는 사람들에게
갈 곳 없는 분노를 무작정 표출 하는걸 보니 무척 두려워졌다.
만약 저런 사람들 손에 흉기나 총기가 있었다면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등골이 오싹했다.
요깃거리를 찾아 편의점에 들어갔다가 공포감을 느끼고 문밖에서 지켜보길 10분,
결국 경찰이 와서 노인을 대리고 나갔다.
몇달 전 편의점 사장님에게 자기가 원하는 새로운 소주 들여놓지 않는다고
"너는 왜 바꾸려 들지를 않느냐"며 진보를 강요하던(...) 노인 건도 그렇고
편의점 카운터 직원들은 왠만한 직업 이상으로 익스트림 한 일자리라는걸 다시금 느끼는 날이었다.